사무실에 물난리 났어요! 시민센터 컴퓨터 젖었습니다!
난데없는 물벼락에 놀란 14개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보금자리
쓸만한데 사용치 않는 물품 기부해주시면 참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리장
‘지-지-지-지-징’
2006/10/26 오전 8시 38분.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 집밖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바지주머니에서 진동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누군가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사무실에 물난리 났어요! 시민센터 컴퓨터 젖었습니다!’
도통 영문을 알 수 없는 문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무엇을 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상대방에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엉뚱한 문자메시지는 잠시 잊고,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아참, 오늘은 장충동에 위치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부설기구인 아시아NGO센터에 가는 날입니다.
센터에서 일주일에 수,목,금요일 3일 동안, 회원.웹사이트 관리와 뉴스레터 제작, 발행 등의 일을 돕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의 시민센터가 있는 곳입니다

14개 시민사회단체가 한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습니다
1시간 30여분 동안 1호선, 4호선, 3호선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동대입구역에 도착해 계단을 오르는데, 갑자기 아침에 받은 문자메시지 속의 ‘시민센터’란 4글자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에서 아시아NGO센터와 함께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시민센터설립추진위원회(아래 시민센터) 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불현듯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시민센터 활동가분들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젖었다는 소린데? 어제 비도 오지 않았고, 컴퓨터를 밖에 내놓지 않고 사무실에 고이 모셔 놓았는데 어떻게 젖었지?’
문자메시지에 대한 의문은, 사무실로 걸어가는 길에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증폭된 의문은, 사무실로 향하는 계단에서 모든게 한 순간에 풀려버렸습니다.

1층 계단가에 붙은 포스터가 물에 젖어 있더군요
1층 로비, 계단부터 어디서 흘러들었는지 바닥에는 물이 흥건했습니다. 연대회의 사무실이 있는 3층에 올라서니 정말 사방이 물바다였습니다. 사무실 천장은 뚫려 그 곳에선 물방울이 ‘뚝-뚝-뚝’하고 빈쓰레기통 안으로 떨어져 내리고, 전기는 나가있었습니다.
먼저 사무실에 도착한 활동가들은 걸레를 들고 부산하게 움직이며 물을 빼내고 있었고요.
저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오랜만에 군대복무 시절 사용하던 청소방법, 일명 ‘미싱질’이란 것을 동원해 사무실 바닥에 고인 물을 바삐 빼내었습니다.
걸레질로 물을 빼내면서, 컴퓨터.복사기.프린터.전화기 등 전기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보니, 문자메시지의 말대로 시민센터 컴퓨터는 천장에서 떨어진 물폭탄을 맞아 흠뻑 젖었고, 후원행사를 위해 마련한 홍보물도 책장에 보관해 놓은 문서, 파일들도 많이 젖어 버렸더군요.

시민센터 후원행사 홍보물이 죄다 젖어버렸습니다. ㅡㅡ::

마루바닥에도 물이 흥건합니다

천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헌데 이 물난리는 연대회의 사무실만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같은 층을 사용하고 있는 참여불교재가연대도 그 위층에 자리하고 있는 시민단체들 사무실도 마찬가지로 물폭탄을 맞았습니다.
특히 생태공동체운동센터는 천장이 ‘뻥’하고 뚫려있어, 물폭탄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듯 보였습니다.

바닥의 물을 빼내기 위해 신문지가 총동원 되었습니다

물난리로 사무기기나 비품들을 밖으로 빼놓았습니다

생태공동체운동센터가 물폭탄을 제대로 맞았습니다

뚫려있는 천장은 물폭탄의 위력을 말해줍니다

물에 젖은 전등기기가 위험해 보입니다
이 물난리가 어떻게 된 일인지 주변분들에게 확인을 해보니, 어제(25일) 옥상에 있는 물탱크 청소를 했는데 평상시에는 비어 있어야 하는 탱크 옆 작은 물통에 물이 차 있었고, 이를 조절하는 장치도 고장나 밤새도록 흘러 넘쳐 방수처리가 얇게 된 물탱크 바닥으로 스며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은 벽을 타고 천장을 뚫고 옥상에서부터 6층 건물 전체를 적셔 버린 것이었습니다.

물이 넘쳐흐르게 된 문제의 철제 통

이번 물난리의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암튼 난데없는 물벼락에 물난리를 겪은 연대회의 사무실은, 점심께가 되어서야 점점 안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이참에 가을맞이 사무실 대청소를 제대로 하긴 했다지만, 다시는 이런 물난리를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와 지난 주말 비바람으로 인해 또다시 피해를 입은 분들의 마음이 어떠할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4개 시민사회단체의 보금자리가 한순간에 물바다가 된 이번 일로 많은 것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쓸만한데 사용치 않는 컴퓨터, 전화기, 프린터 등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벼락 맞아 더욱 힘들어진 시민단체에게 좋은 물품들을 기부해 주시면 참말로 좋을 듯 싶습니다. ^^::

활동가가 천장에 고인 물을 짜내고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