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해외종속성 심화….전력노조, 백지화 요구하며 본격 투쟁
전력 노동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그동안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독점을 누려왔던 한국전력을 발전· 배전·송전부문으로 분리해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전력 노동자들이 분할 민영화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다음주부 터 본격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정부, 발전·송전·배전부문 단계적 분할 민영화 방침
정부는 다음달에 ‘전력산업구조개편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산업자 원부는 독점체제인 전력산업에 경쟁력을 도입함으로써 전력공급의 효율성을 제고, 장기적으로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목적하에 구조개편 안을 마련중이다.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개편안에 따르면, 한전의 전력산업 을 발선·송전·배전 부문으로 분리해 민영화하겠다는 것.
현재 한전은 발전·송전·배전을 통합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발전시장의 94.2%를 점유하는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발전부문을 5∼7개로 분할한 뒤 내년 말부터 2002년까지 단계적으로 민영화 또는 독립 공기업화를 완료한다는 계획. 장기적으로는 2003년 이후 배전부문도 수개의 회사로 분할해 전력 도·소매 부문에 본격적인 경쟁을 도입하며, 송전망도 개방을 통해 민간업체가 전국적인 송전망을 자유로이 이용토록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원부 전력정책과에서는 “한전을 일시에 민영화할 경우 일부 재벌 또는 외국의 대형업체에 의한 독점이 우려되므로 단계적으로 민영화해나갈 방침”이라며, “차질 없는 민영화 작업을 통해 산업구조 조정과 적극적인 외 자유치라는 현 정부의 양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전력노조(위원장 권원표)는 “전력산업을 갈 갈이 찢어, 먹기 좋게 나누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 전력노조, “분할 민영화시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
그러나 정부의 안대로 전력산업을 분할 민영화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 및 전력수급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도 있 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민영화가 될 경우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
현행 우리나라는 KW당 평균 61원으로 일본 155원, 영국 79원, 프랑스 63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국제전기사업자협회 및 한전에 따르면 영국이 발전·송전·배전으로 분할 민영화한 90년 이후 3년간 30%이상(산업 용 29.1%, 가정용 24.1%, 경쟁입찰 50% 상승)의 전기요금이 올랐다. 산업자 원부도 “구조개편 초기에는 일시적인 전력요금인상 등 가격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아울러 한전은 농어촌·벽지 전력보급사업과 중소기업 지원, 전력기술 개 발 지원, 전기요금의 차등운영에 의한 산업지원 등을 통해 연간 1조원이 넘 는 돈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했지만, 전력 산업 구조개편 이 진행될 경우 이같은 공익적 역할은 소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이같은 공익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 해, 전기요금에 부과해 추가 징수하든지 혹은 특별목적세,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됐을 경우 국민부담이 가중될뿐 아니라 조세형태로 징수할 경우 세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자명한 것.
더욱이 현행 전기요금은 전국적으로 동일요금을 적용하되, 산업지원 및 농어촌 보조 등을 위해 업종에 따라 상이한 요금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영화가 될 경우 적자가 발생되고 있는 농어촌·도서벽지 지역 등에는 상 당한 가격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전기요금 용도별 체계> (산업자원부)
┌───────┬───┬───┬───┐
│종별 │주택용│일반용│교육용│
├───────┼───┼───┼───┤
│요금(원/KW) │97.00 │105.55│87.91 │
├───────┼───┼───┼───┤
│판매량 비중(%)│18.3 │19.2 │0.8 │
└───────┴───┴───┴───┘
┌────┬────┬─────┬───┐
│산업용 │농사용 │가로등용 │종합 │
├────┼────┼─────┼───┤
│55.11 │43.00 │62.91 │72.53 │
├────┼────┼─────┼───┤
│58.7 │2.2 │0.8 │100 │
└────┴────┴─────┴───┘
* 해외자본에 매각, 전력산업의 ‘외국 자본 종속’ 우려도 높아
특히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98%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 산업을 공중분해 해 외국자본에 맡길 경우,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 라의 전력산업이 외국 자본에 종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력노조의 이경호 홍보국장은 “정부의 구조개편안은 결국 외국에 매각하 겠다는 것”이라며, “고속철도 건설의 실패로 앞으로 국민이 수십조원을 쏟 아부어야지만, 전력 분할 민영화 방침이 실패할 경우 오히려 고속철도 사례 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국가의 흥망이 좌우되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현행 체제하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발전소의 발전원과 건설물량, 건설시기 등을 일률적으로 결정해 전력수급계획에 차질이 없었지만, 분할 민영화가 될 경우 이러한 에너지 배 분정책이 제대로 수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국장은 “현재 우리 나라는 매년 10%(430만KW)의 전력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길게는 15년 정도 걸리는 건설공기 동안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3,800여명을 감축하는 등 강도높은 경영혁신과 구조 조정을 꾀했음에도 민영화까지 도입될 경우 전력 노동자들을 물론이고 우리 나라 국민에게 돌아올 폐해는 막대할 것이라며 정부의 산업개편안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 노조, 천만명 서명운동 및 전국 대회 등 투쟁 방침
이에 따라 노조(위원장 권원표)는 정부의 일방적 전력산업 구조개편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3단계로 나뉘어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나가되, 우선 1단계로는 다음주부 터 대국민 선전전과 대정부·대정치권을 대상으로 정책활동을 전개해 나간 다는 방침. ‘천만명 서명운동'(조합원 1인당 100명 서명받기 운동)을 전개 하는 동시에 대국민 선전과 전 조합원 리본 패용을 준비하고 있다. 또 언론 인을 대상으로 정부의 공기업 정책과 방향에 대한 워크샵 개최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정치권 정책 활동으로는 지부별 국회의원과 산업자원부 소속 의 원 등을 항의방문할 계획. 아울러 소비자·시민운동·환경운동단체와의 연 대활동을 통한 여론 주도로 대정부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전술.
그리고 2단계로는 ‘대정부 항의방문 및 정부 청사 집회’를 통해 정부를 직접적으로 압박하며, 마지막 3단계 투쟁이 접어드는 12월에는 전력인 총궐 기 대회를 통해 전국 전력 노동자들이 강력히 저항에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저 자] 차유미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8.11.25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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