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서 내 인생의 길을 묻다!
10년, 운동적 삶을 위한 선택을 하다!
바람에 실려 날아다니는, 솔씨이고 싶다!


리장


4년 동안의 운동적 삶을 되묻다!

4년 전 지루하고 답답했던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시민운동을 시작했었다. 대학시절 표면적인 학생운동을 접하면서, 운동을 최선의 삶으로 이어가던 선배들이 결국 기성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압과 모순에 휩싸인 세상과 취업전선에 타협하는 모습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려서 철이 없어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운동이란 것이 대학 3,4학년 때면 순간 멈춰버리는 모습들은 현장에서 피흘리는 동료 학우들과 나 자신에게는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 운동적 경험을 가진 정치인과 기득권에 포섭된 ‘선배’라 불리는 이들이 보이는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런 회의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을까?
스스로 주체적이지 못하고, 반복되는 학생운동에 신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운동적 삶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도 속물인지라, 운동판을 떠난 선배들처럼 세상에 맞춰나갈 노력들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순덩어리 세상에 자신을 맞춰가고 타협해가는 노력-경영학과 복수전공, 공무원 시험, 취업준비-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 까칠하고 모난 자신을 기성사회가 받아줄리 만무했고, 그렇게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운동적 삶을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맞질 않았다. 무엇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운동적 삶을 거친 세상속에서 만들어가고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 시민운동을 선택하게 되었다.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시민단체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고 뛰어들었지만 말이다.

2005년 환경비상시국회의 초록행동단 활동속에서

평소 자연과 환경에 대한 애틋함과 친밀감 때문에 시작한, 2년간의 ㅎ 환경단체 활동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얼마나 지구환경과 생태계가 위기에 처해있는지? 시민들이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개발과 파괴에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동조하고 있는지?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말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어머니 지구를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운동은 아닌 듯 하여 뛰쳐나와 종교계 ㅂ 환경단체에서 1년간 활동하게 되었다.

하지만 종교계 단체의 조직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나름대로 이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을 해보았지만 그 결과는 암울한 예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시 정리를 하고,

‘자유로운 경계인’으로서의

일들과

운동적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경험과

공부

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기저기서 ‘같이 일해보자’는 뜻밖의 제안들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제안들에 선뜻 응할 수가 없었다. 3년 6개월간 경험한 조직.단체운동이 들어온 제안에 대해 쉽게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속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운동과 나를 필요로 하는 일들을 찾아 해나가는 노력은 계속되었다.

제 4차 평택평화대행진 현장 속에서

치악산에서 내 운동의 길을 묻다!

여러 제안들 중, ㄴ 환경단체에서 일을 해보자는 제안은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환경운동, 시민운동을 하게 길을 터 준 단체였지만, 그 속에서 함께하지 못함이 아직도 미련속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근본적인 생태운동에 근접해 있다는 생각을, 그동안 그 단체의 활동을 주의깊게 보아오면서 함께 연대활동을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간략히 표현하자면, 내 운동의 보금자리같은 느낌을 받아 왔었다.

그럼에도 쉽게 응할 수가 없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조직.단체활동을 통한 운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속에서 내가 찾는 운동을 할 수 있을지? 등등의 물음에 대한 확실한 답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력서 제출 마감시간 1시간전까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보내고 말았다.

헌데 그

단체의 후원의 밤에 갔다가

우연히 이력서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재차 확인하여 담당자에게 보냈고, 이후 1차 면접에 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런데 처음이 아닌 낯설지 않은 사무실에서 여러 면접자들과 면접관들과 함께 하는 면접자리는 그다지 편치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이 생각하는 운동이란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하려고 하는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면접을 끝내고 나왔다.

면접 후 사무실 구경을 하다가 신영복 선생님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몇 일이 지나고 1차 면접에 합격했으니, 2차 현장면접에 오라는 소식을 받았다.

그 소식을 접하고 2차 현장면접을 가는 당일 새벽까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합격되면 정말 그 단체에서 내 운동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했었다. 결국 무엇하나 결정하지 못하고, 쉽게 잠들지 못하다가 치악산으로 가게되었다.

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민박집에서 여러 지원자들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하는 면접시험 등이 이뤄졌다.

헌데 현장면접 프로그램 속에서도 스스로의 고민과 문제가 명쾌히 풀리지 않던 자신은 다른 지원자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되레 나 자신이 면접관이 되어, 이 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오만하고 죄송스럽고 이기적인 자신만의 고민들을 풀어버릴 수 있는 기회를 둘째날 가지게 되었다.

나와 닮은 무당벌레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얼마전 눈이 내렸다는 치악산 산행에서였다.

점심도시락을 둘러메고 아침부터 일행들과 함께 곧은치를 올라 능선을 따라 비로봉으로 향했다. 처

음 와보는 치악산을 오르면서, 겨울로 접어드는 숲과 계곡, 그속에서 살아있는 생명들을 보면서 얼키설키한 고민들을 풀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겨울 숲 속에서 만난 작은 오솔길들은, 빠져나오기 어려운 미로속에 갇혀있던 자신에게 어떤 길을 가라하고 이야기 해주는 듯 했다.

곧은치로 향하는 현장면접 일행들

천천히 인생의 계단을 오르고 싶다

산죽 사이로 난 오솔길이,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말해주고 있다

바람에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솔씨이고 싶다!

8시간이 넘는 산행 끝에, 10년 동안 살고자 하는 운동적 삶을 위한 선택을 하고 내려올 수 있었다.

그 선택과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날 치악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을 해 온 이에게 말할 수 있었다.

전날 자유토론시간에 자신의 고민과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내비쳤기에, 면접관들이 자신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명확한 결정과 선택에 대해서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말해 주었다.

‘내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조직.단체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할 수도 배울 수도 운동적 삶을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 이르다. 조직.단체가 아닌 운동도 가능하다. 그 길을 가고 싶고, 그런 활동들을 해보고 싶다.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일을 선택하기 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다. 다소 뿌리를 내리지 못해 불안정하고 안쓰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바람에 실려 날아다니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솔씨가 되고 싶다.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뿌리를 내려 늘 푸르른 소나무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솔씨이고 싶다.

지금은 바람에 실려 날아다니고 싶다’ 라고.

이 선택이 얼마나 갈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내 운동적 삶을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닐까 한다.

치악산 계곡물은 어디로 흘러갈까?

이젠 원하는 길을 내려간다

해지는 갈림길에 서다. 그리고 선택을 하다!

* 다시 이 자리를 빌어, 스스로 정리되지 못한 채 면접을 보게되고, 느직하게 고사(苦辭)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 관련 글

1. 2시간 넘게 채팅인터뷰,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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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계인 지구를 지킨다, 네트워커 10월호 인터뷰

http://blog.ohmynews.com/savenature/129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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