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한테

“엄마? 엄마는 얼굴에 주름이 없네?”

라고 하니깐, 엄마가

“웃기고 있네. 내가 너희 아빠만 안만났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젊을 수 있었어.”

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부자간에 기싸움때문에 중간에 있는 엄마가 항상 가장 많이 피해를 봤다는 것(사실 아빠와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아빠가 가정에 진심으로 신경을 많이 써준다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여서(근데 그러면서 잔소리는 많으시다 =_=;;) 엄마가 가정을 다 돌봐야 했던 것, 어렸을적부터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내 그런 점을 억누르느라(내가 말을 너무도 안들었기 때문이다)그런 점 등등이다.

내가 엄마가 댄 근거에 반박했다.

“내가 도덕적, 윤리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행동이나 뭐 말을 아예 안들은건 아니잖아요.”

“그래, 그건 그렇지. 그런데 너가 자꾸 그렇게 어렸을적부터 엄마한테서 벗어나서 아무데나 돌아다니면서 길을 한두번 잃어버렸어야지.”

“그건 그래요 =_=;; 근데 뭐 어떻게해요. 전 백화점에서 몇시간동안 옷 고르는 것도 싫었고 어렸을적에는 가진게 호기심(?)이였는데.. ㅎㅎ;;”

(다섯사진중 가장 어렸을적 사진이다. 대략 울상을 짓고있는..ㅋㅋ;; 내 어렸을적 앨범이 유치원에서 준것들까지 총 5개나 된다. 대략 엄마아빠가 내 사진을 엄청많이 찍었던..ㅋㅋ;;)

(엄마아빠와 함께 여행갔을때 찍은 사진)

(외가쪽 사람들과 함께 시냇가로 놀러갔을때라고 한다. 내가 너무 물을 좋아했다고…

꼭 물에만 들어가면 저렇게 웃었다고 한다. 물론 물에 너무 들어가다보니깐 너무

빠지기도 많이 했고, 그러다보니 공포증에 걸려서 수영도 제대로 못했었다던…;;)

(5살때 유치원에서 야외로 그림그리러 나갔을 때인 듯 싶다.)

(한때 TV 아동 프로그램에도 나왔던 대략 그때는 유명했던 ‘김영득(종이접기

선생님)이다. 뭐 대략 단체사진. 맨 왼쪽에 혼자 딴곳을 보는 꼬마가 나다.

사실 유치원다닐때 난 별로 즐겁지 못했다. 유치원에서 정한걸 무조건 따라가야

했던게 싫었던듯 싶다.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완성시켜야할 미션(?)을 성공치

못했던것 같기도 하고… 5살 유치원에서 보내준 사진들의 대략적 공통점은,

거의 대부분 웃지 않거나 조금 인상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IMF에 의한 타격을 받기 전까지는 대략 조금은 넉넉해서(지금보단 괜찮았다고한다) 그덕분에 엄마는 쇼핑이나 여행을 자주갔다고 한다(쇼핑은 주로 이모들이랑).

어렸을적에도 난 어디 놀러가는건 좋았지만, 몇시간동안이나 옷을 사러 다니는건 무척이나 싫어했다(지금도 너무 지루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현재도 일년에 옷을 사러 가는 일은 한손으로도 다 못꼽는다)

그래도 대략 엄마가 가장 많이 가는 특정 백화점에 가면 그곳에 있는 직원 누나들이 대략 잘 보살펴줬다고 한다. “쇼핑하고 오세요. 저희가 봐드릴게요.”라면서. 볼에다가 뽀뽀를 자꾸 해대서 립스틱자국도 남겨놓고 그랬다고 한다.

뭐 아무튼, 그러다가 어느날에는 자주 가지는 않고, 두달에 한번쯤 정도밖에 안가는 백화점을 갔다고 하는데 물론 엄마는 거기에서도 큰이모랑 같이 옷을 고르느라 바빴다고 한다. 난 조금 참다가 역시나 지루해서 옷 사이를 마구 해쳐다니면서 이리돌아다니고 저리돌아다니고 그랬었다고… 대략 그렇게 하다가 얼마 후쯤에 엄마는 그제서야 내가 없어진걸 알게 됬고, 대략 깜짝 놀라서 몇번이나 백화점 방송하고 막 찾으러 돌아다니고 그랬다고 한다(엄마가 그 며칠 전날에 어떤 부모가 눈앞에서 자기 자식을 유괴당한 사연을 말하는걸 TV로 봤다고 한다.) 며칠전에 TV에서 본것도 있고(대리고 갔으면 10번도 더 대려갔을 정도로 시간이 많이지났다고 했다.) 뭐 이런저런 걱정과 감정이 마구 섞여서 이젠 아주 울면서 돌아다니며 찾았다고 헀다. 그렇게 찾던지 몇시간 후에, 엄마는 대략 그때도 옷 사이를 해치고 돌아다니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엄마는 사람들 많이 있는데도 창피한줄도 모르고 “상훈아~!!!”라고 울면서 달려가서 꼭 안았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가 울자 나도 울었다고…(하는데 난 그냥 엄마를 찾은 안도감에 운게 아니라 엄마가 우니깐 따라운게 아닌가, 싶다.ㅋㅋ;;)

“너가 정말 그때 너무너무 이뻐서, 누가 빼앗어갈 확률(?)이 많을거라는 걱정이 들었지. 정말 너 그때 웃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담고있는 웃음이였어.”

“=_=;; 엄마. 저한테 뭐 잘못한거 있어요?”

“아니야, 진짜 농담이 아니라 네가 정말 그랬어. 집안 어른들한테 다 물어봐라. 너가 물을 좋아헀잖아. 그래서 그런지 따뜻한 물에서 목욕하는건 더더욱 좋아헀고. 아빠가 너 어렸을때는 네가 목욕할때 그 좋아하는게 그렇게 즐거워서 들어오면 목욕부터 시키려고 했어. 아빠가 원래 그렇게 뭐 가정에 신경쓰고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사실 아빠만 그러진 않는다). 그래도 그건 꼭 했어. 맨날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뭐하냐고 물어보고. 내가 그 전화 다 받느라 신경쓰여서 전화좀 그만하라고 그런 적도 있었어.”

“ㅋㅋㅋㅋㅋ”

“나도 일해야 될거 있는데 너 자는 모습 보고있으면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너 자는 모습 보는거에만 신경이 다 쏠렸었어. 정말 서현이(동생)는 내 딸이라서 그냥 이쁜 정도지만, 넌 정말정말 너무너무 예뻤어.”

“=_=;; 무슨, 고슴도치도 자기자식 예쁘다고 한데요. 근데 얘기가 왜 이렇게까지 왔지.. 아무튼 엄마아빠가 저한테 너무 안된다고 하는게 많았어요. 전 그게 너무 싫었구요.”

“그래. 너가 너무 예쁘다 보니깐, ‘이런 예쁜아들 꼭 훌륭하게 크게끔 해줘야지.’싶어서, 그리고 네가 첫째이기 때문에 경험도 부족했었으니깐 너한테 제한을 많이 걸었던건 사실이야. 그러다 보니깐 내가 네 그 쟈유분방함을 억누르는데도 힘 많이 뺐었고.”

“난 그게 너무 싫었어요. 놀러간다는데 왜 오버해서 막는건지 =_=;; 이해 못한적이 많았죠.”

“그래도 넌 기여코 갔잖아.”

“그건 그렇지만…”

엄마와의 그런 대화 이후로, 거의 3년만에 다시 내 어렸을적 엘범을 꺼내 보았다.(유치원때꺼 2권, 엄마아빠가 찍은것들 3권이다) 사진이 그렇게 많은걸로 봐서, 엄마아빠가 정말 날 예뻐하고 여행도 많이다니고 뭐 대략 그랬던건 사실인것 같다.

뭐 아무튼… 엄마와 얘기하는 내내 왠지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마가 내 자유분방함을 지금도 어느정도(아빠는 말할것도 없고) 억누르려고 하는 점은 여전히 비판하지만(그래도 내가 지킴이생활을 하는걸 오히려 아빠에게 같이 숨겨주는 점은 정말 엄마께 감사하다), 엄마가 내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준 것에 비해서 난 집에서 벗어나있을 때마다 엄마를 자주 잊었다.

생각해보면 난 정말 웃긴놈이다. 지금까지 내가 엄마한테 한 모든 언행을 보면, 정말 난 엄마의 기를 제대로 누르고 살아오고 있었다. 물론 엄마란 존재가 꼭 자녀들에게 무서운 존재여야 된다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또 아빠와 중 3때부터 본격적으로 기싸움을 시작했을 때부터, 중간에서 말리느라 상처투성이가 된 엄마 생각은 한번도 해주지 못했다. 정작 내가 가슴앓이 하게 만들어 놓고선 난 무조건 아빠탓으로만 돌렸고, 병주고 약한번 준적도 없었다.

어쩌면 내 자유분방함 뒤에는 이기적인 면’이 숨어있던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엄마한테 너무 미안할 뿐이다. 앞으로 정말 효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 조금있으면 엄마올 시간이다. 마중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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