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감주 한사발 드셔보세요!

담배끊은 아버지 위해 어머니는 감주를 담그신다!

살얼음 동동 뜬 감주, 그 달달한 맛을 기억하시나요?

리장

2년 전부터 아버지는 30년 넘게 피우시던 담배를 끊으셨습니다.

평소에도 그다지 많이 담배를 태우시지 않았는데, 아예 끊어 버리셨습니다.

고된 농삿일을 잠시 잊기 위해 밭이나 논두렁에 걸터 앉아 담배를 꺼내 피우는 정도였습니다.

점점 자라는 자식들이 볼까 집안에서는 아예 피우지 않으셨구요.

아무튼 나이가 드시면서 건강 걱정도 되고, 남동생과 저도 담배를 피우다 끊자 아비로서 모범이 되시려고 담배와 절교교하신 듯 보입니다. 그래서 집이나 옷에선 이젠 담배냄새도 나지 않고, 담배와 연관된 재털이와 성냥, 라이터들은 종적을 감췄습니다.

헌데 오랜동안 담배를 피우다 끊으신, 아버지께서는 담배를 대신할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금단증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께서 잡수시고 싶다는 이런저런 먹거리들을 만들어 내시고 있습니다.

담배를 잊게 할 주전부리를 말입니다. 삶은 고구마부터 쌀, 검은 콩튀밥 등등.

얼마전에는 아버지께서 감주가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매년 겨울마다 집에서 담궈먹던 감주를 만들기 위해, 솥을 꺼내 쌀을 씻어 불러놓고 그것으로 밥을 지으셨습니다. 압력밥솥에서 밥이 될 동안 엿기름도 준비해 내셨고요. 밥이 되자 어머니는 엿기름과 밥을 한데 섞어 작은 전기밥솥에 넣고 삭이기에 들어갔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뜨끈한 아랫목에다 놓고 삭이곤 했는데, 이젠 전기밥솥이 온돌방의 아랫목을 대신했습니다.

감주에 들어갈 쌀

압력밥솥으로 밥을 했다

감주에 없어서는 안되는 엿기름도 띄워놓았다

밥이 잘 됐다

전기밥솥에 밥과 엿기름을 함께 부어 삭히기에 들어갔다

요즘엔 전기밥솥으로 식혜를 만들 수 있다

아무튼 4시간 정도 전기밥솥에서 삭혀진 예비감주를, 어머니께서는 다시 커다란 솥에 부워 팔팔 끓이셨습니다. 그리고 단맛을 내기 위해 적당량의 설탕도 넣으시더군요. 그렇게 30여 분을 끊이고 나자, 이젠 그 끊인 감주를 찬기운으로 가득한 베란다에 내다 놓았습니다. 뜨거운 감주를 천천히 식히기 위함이었습니다.

베란다에서 감주를 식히고 있다

밥알이 가득하다

그리고 저녀께 아버지께서 집으로 돌아오셨을 때, 어머니는 감주를 내어 놓으셨습니다.

‘감주 잡수세요’ 라고 말하시면서요.

아버지는 어머니께서 건넨 감주 그릇을 금새 비워버리시더군요.

저도 담배끊은 아버지 때문에 올해 겨울에도 달달한 감주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 감주(甘酒)는 ‘식혜’와 ‘단술’이라고도 불립니다. 지역마다 그 명칭이 다르다고 하네요. 헌데 굳이 식혜와 감주를 구분짓자면, 감주는 엿기름을 우린물에 밥알을 넣고 삭힌 것이고, 식혜는 감주에 생강과 설탕을 넣고 끊여 식힌 다음, 건져 둔 밥알을 띄운 것이라고 합니다.

– 이 글은 <‘기사 송고안하기’ 보이콧>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 송고되지 않습니다 –

→ 리장 님의 블로그 가기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