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없는 대학생과 대학교수를 향한 석궁이다!’
같은 교수가 고백하는 대학생, 교수, 대학의 문제



지난 18일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과 관련하여 ‘재판부 판결에 따르면 해직 안 될 교수 없다?!‘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일하고 있는 학교의 교수님들이 이날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재판부의 판결 전문을 보고, 이 판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이를 간략히 요약 정리해서 올린 것입니다. 요지는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은 배타적이고 편협한 대학과 교수사회에서 배척된 교수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고, 대학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판결이다’입니다.

어리석은 재판부 판결에 분노하고 배타적인 대학, 교수사회에 대한 비판의 글이다

포스팅 이후 인터넷 뉴스들을 통해 김명호 교수에 대한 내용들을 모니터링해보니, 네티즌(블로거)들과 성균관대학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구명활동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게 되고, 대학 안팎에서 대학과 교수사회의 자성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터에 나와 컴퓨터를 켜고 이런저런 업무들을 정리해 놓고, 블로그 체킹을 하다보니 댓글이 하나있어 반가운 마음에 열어보았습니다. 헌데 그 댓글은 그냥 댓글이 아니었습니다.

성균관대 요즘은 ‘석궁관대학교’로 통한다, 이미지 캡쳐: 성균관대 홈페이지 http://www.skku.ac.kr/

‘김선달’이라는 익명의 아이디를 사용해 글을 남기신 분은, 자신을 김명호 교수와 같은 교수라고 밝히고 장문의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같은 교수로서 양심없고 암묵적인 관행을 일삼는 교수들과 대학생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대학의 현실과 문제에 대한 칼날같은 지적이 곳곳에 담겨있어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구구절절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대학시절을 떠올리면서 다시금 변하지 않는 배타적이고 편협하고 반성치 않는 대학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성대 웹진에 위와 같은 글이 커버스토리로 장식되어 있다. 10년 동안 삼성에게 조종당해 왔음을 ‘학문’이 아닌 한 기업이 요구하는 ‘삼성맨’을 기계적으로 생산해왔음을 시인하면서 스스로를 ‘명품 대학’이라 자찬하는 성대,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는구나!

여하튼 ‘김선달’님의 댓글을 소개합니다.(댓글에 대한 간단한 소견도 파란색으로 표시해서 덧붙여봅니다)

어떻게 연락할 길이 없어 ‘양해를 구하겠다’는 댓글로 양해를 구하고 올립니다.(아참 혹시 어디서 퍼나른 글이 아닐까 우려가 되긴 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네요! 글 읽는 분들은 양해바랍니다!)

최근 고려대 이필상 총장의 논문대필 사건과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으로 어수선하고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대학과 교수사회가 이 댓글을 보길 원하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죄해 ‘사라진 대학과 학문의 양심’을 되찾기를 바래봅니다.

성균관대가 내세운 ‘비젼2010+’, 한 학생은 성대 게시판에 ‘제 몫을 다하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를 당장 지우라고 일갈하고 있다. 정의와 진실, 학문이 없는 ‘병든 영혼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에서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너무나 창피하단다

* ‘김선달’ 교수님의 고백

같은 교수로서 김명호 교수를 보니, 이런 교수들이 좀 많으면 사회가 이렇게 안 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들은 학생중에 몇명이 F를 받고 몇명이 수강철회를 하고가 무슨 승진탈락의 근거가 되는지? 그리고 성적을 한두명 안 고쳐준 교수가 어디 있으며, 고친것을 모든 기록에 다 고쳐 표시 안나게 하는 교수가 있다면 그 사람이 더 악락한 증거인멸을 하는 사람이다. 4학년이라고 학점을 주어 졸업시킨다는 것은 대부분의 교수와 학과나 학교에서 하는 일이지만 아직 몇몇 교수는 4학년이나 취업이나 상관없이 철저하게 성적에 따라 학점을 주는 교수들이 많다. 그리고 미국서 온 외국인 교수의 경우 4학년에게 무조건 학점을 주라는 위의 지시를 제일 싫어하며 한국 대학을 얕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나도 4학년 4-5명에게 학점을 안 주었는데 조금 미안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교수에게도 학점을 못 받았고 또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교양과목도 한 과목을 놓친것을 알았다. 결국 한두 과목 때문에 졸업 못한다는 것은 교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이 4년동안 성실히 하지 않은 탓이다. 마지막 학기 담당 교수가 왜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리고 취업핑계로 4학년 2학기 초부터 나타나지 않은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는 것도 있을 수 없는 관행이다. 예를 들면 내 수업에 한두 학생이 대기업이나 공개 시험에서 합격하여 연수한답시고 수없을 불참한다, 다른 학생이 학원 강사로 취업했다면서 (그것도 공개면접을 거쳐) 2학기부터 수업불참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봐주고 누구를 봐 주지 않을 것인가? 학원은 안 좋고 대기업만 좋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선생 체질이 맞아 극구 기업에는 취업할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 있고 여학생들의 경우 일찌감치 유능 학원 강사로 나서려는 학생들이 있다. 이렇게 한번 출석 관리에 기준이 무너지니 통제가 안 된다. 누구의 책임인가? 김명호 교수의 책임이란 도데체 무엇인가? 전혀 없다. 대기없이나 다른 선두 기없들이 대학생의 학업이 끝나지도 않은 9월 10월에 사원을 모집하는 것이 가장 잘못 되었다. 선진국에 어디를 봐도 졸업도 학점도 다 못 딴 학생들이 회사에 가 있는가? 나도 항상 강조하지만 4학년 마치고 취업을 하라고 한다. 어떤 한 학생이 생활고와 취업으로 (학원) 출석을 봐 달라고 했다.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받은 점수를 평균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그보다 낮게 학점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학과에 이런 학생들에 대한 최고 학점 한계가 있다, B-다, 등등 설명하여 허가해 줬다고 치자. 그런데 학기가 끝나고 얼마 있다 나타나서 학점을 올려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유인즉 대학원에 가겠다는 것이다. 기가찰 노릇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교수 책임인가? 김명호 교수님께 책임이 있는가? 어떤 학생은 수업불참하고 학점 준데 대해 무슨 책임이 있는가? 그 학과의 다른 교수들의 성적 기록도 샅샅이 조사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나올 것이다. 어떤 교수는 여학생들이 꽃을 사들고 오니 출석부 맨뒤에 표시해두는 것을 봤다. 이런 교수도 명대로 지내다가 은퇴하는데, 열의를 가지고 학생들을 독려하여 4학년인데도 학업에 매진하라고 하던 김명호 교수가 집에서 놀아야 하는 것은 무슨 잘못인가? 대학이 4년제이면 4년간, 2년제이면 2년간 공부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12월 이후에 모집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부와 재경부 등 관련부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대학이 살 것이다.

– 대학은 이제 ‘신이 내린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곳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래서 대학 4학년은 자의든 타의든 대부분 취업전선으로 내몰린다. 그것을 학교나 교수들은 묵인한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게 대학생활의 귀착지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현실. 성균관대 교수,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 나라 교수, 대학생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것임에도 재판부와 학교는 김명호 교수를 법정으로 내몰았다. 으이그….

김명호교수 경우 어떤 과목에 반 정도를 F를 줬다는데 그게 무슨 잘못인가? 미국서 박사 받고 나오면 철저하게 가르치고 성적 평가를 한다. 나도 그런 교수한테서 배워 봤고 또 200여명이 수강신청해서 대형강의실에서 1주일하고 나니, 다음주에 11명이 남아 작은 회화 강의실에서 수업한 적이 있다. 지금껏 그분의 강의가 제일 기억에 남고 남은자의 승리가 무엇인지 희열을 지금까지 맛보고 있다. 결국 대학원까지 지도교수로 삼게 되고 나만 아니라 학교 행정가에게도 신뢰를 얻어 은퇴하실 때까지 학교발전에 큰 기여를 하셨다. 나도 그런분을 본받고 싶은데 김명호교수도 그런류의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학년이 무슨 상관이며 학점이 무엇인가? 그 당해학기에 열심히 한 성적의 평가가 학점이지, 판결문에 있는 엉뚱한 소리같이 그전학기에 B 를 받은 학생이 이번에 F를 받고 항의한 것이 무슨 증거가 되는지? 많은 학생들이 정신 못차릴 때는 F나 D를 받고 정신차리면 바로 A+도 받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안다. 그리고 학기초에 나도 그랬지만 “해마다 3-4명은 중간에 포기하더라” 는 말을 한다. 그래서 F를 받는다. 문제가 있으면 일찍 찾아 오고 또 어떤 학생들은 이 과목이 지루할 수 있고, 또 학생들마다 적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 과목이 안 맞을 수 있다. 나도 그런 과목이 있어 아예 학교도 옮겨보고 학과도 옮겨 봤다. 이런말 학생들의 마음 가짐을 위해 학기초에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나도 그렇게 했다. 김명호 교수가 5명을 F 주겠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정도 F 나온다고 했다면 전혀 문제가 없고 설사 그렇게 된다면 교수한테 의의는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엄포를 주었지만 한명도 F 안나온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학생들이 축제 기간 중에도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잘했다고 생각도 들고, 공부 좀 더 한다고 축제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다 즐기면서 공부하는 것을 보았고 학기가 끝났을 때 2학년학생들이 인제 이 과목 마쳤으니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내 방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곤 했다. 김명호 교수도 이런 분일게 틀림없다. 학자이며 교수임에 철저할수록 수업과 학업에 독려할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교수가 그렇게도 나쁜 교수로 전락시켜 버리는 성균관대와 재판장은 무엇이란 말인가?

재판부에서 김명호 교수의 윤리적 또는 교육자적 덕목에 대해 말했는데, 대학교수가 윤리 도덕선생, 가정교육시키는 자가 아니라는 말이 김명호 교수의 뜻이 맞다. 대학생에게 도덕윤리 가르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리고 교수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에 영향받지 않는다. 이미 굳어진 대학생들의 도덕관과 생활 태도이다. 다행히 지극히 순수하고 착한 학생들이 있긴하나 그들은 오히려 김명호교수 같은 분의 열의를 알고 본의가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김명호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 부모가 1층에 살고 나는 2층에 사는데 2주동안 못봤다”고 누군가 증언을 했는데 이것이 인륜을 배반한 교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나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부모님한테 한달에 한번씩만 전화한다, 그리도 용돈도 못드린다, 돈이 없어 동생 결혼식에 부조도 못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구에 바빠써 부모 찾아뵐 시간이 없다. 나도 학생들에게 이런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게 승진 탈락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어떤 교수들은 금전관계나 상속등의 문제로 부모와 담쌓은 사람도 봤고, 형제간에 죽이니 살리니 하는 사람들도 봤고, 삼촌한테 40년동안 쇠고기 한근 안 사 오는 호로 자식 같은 접장도 봤다. 김명호가 부모 2주간 안 봤다고 불효막심한, 대학생들에게 잘못 가르치는 교수인가?

– 인륜까지 들먹인 재판부의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한 판결 조소를 보낼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이렇게 따지면 이세상에 인륜을 배반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공자, 맹자 빼고는 없는거 아닌가?

수업 중인데 밖에서 고성으로 데모하며 지나가는 학생들 보고 많은 교수들이 욕을 하고 나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욕을 학생들 앞에서 했다. 심심하면 수업 거부하며 결강하도록 강요하면서 데모하는 학생들은,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수들에게는 정말 인간도 아니게 보인다. 그리고 김명호 교수 같이 미시간대와 같이 최고 학교에서 박사를 받고 미국 Wisconsin대 어느 캠퍼스에서 교수로 가르치다가 고국의 수학도들에게 야심차게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데모꾼이 벌레보다 못하게 보일 것이 뻔하다. 판사들이 이런 마음으로 가르쳐 봤는지 궁금하다.

가장 한심한 해교 행위라고 하는 증거가 사실은 가장 훌륭한 위교 행위이다. 즉 김명호 교수가 좋은 제자들을 성균관대 대학원에 가지 못하게 하고 포항공대에 보냈다는 사실. 나도 한번도 내 제자에게 우리학교 대학원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네 생각에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제일 바라기는 외국에 나가라고 한다. 여기 구석에서 찾지 말고 좀 돈이 들고 낯설지만 다른 곳에 가서 한번 공부해 봐라, 언제까지 부모 곁에서 부모 걱정하고 네 인생을 좀 찾으려고 하지 않느냐, 부모도 마찬가지로 네가 좀 떠나서 개척하길 바랄 것이다. 김명호 교수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포항공대 대학원에 학생을 보내게 되었다고 하고, 또 아마 외국에도 보냈을 것이다. 이게 해교 행위인가? 그럼 대학원을 타교에 보내는 모든 교수들이 해교행위를 한 것이고. 나는 어떤 교수가 나와 대학원 졸업생들에게 지금 이 대학원에 나와서는 평생 보따리 장사 밖에 못한다고 모욕을 주는 바람에 공부하러 다른 곳으로 떠났는데, 그분이 지금 생각하면 무한 감사하다. 김명호 교수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학문적 근친상간이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교수한테 배운 똑 같은 것을 가지고 한 곳에서 우물안 개구리마냥 우리만 좋으면 됐지 하면서 곧 죽을 형편의 대학을 만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김명호 교수는 얼마나 위대한 학자요 교수인가? 성균관대 수학과를 살리는 교수임에 틀림없는데 해교행위한 교수로 승진탈락이라니, 그리고 그게 맞다고 하는 재판이라니.

김명호 교수가 이번에 양심없는 많은 교수들에게 비수를 들이대었다. 학생들이 데모하면 휴강해서 좋고, 4학년이라 대강대강하고 다 좋은 학점 주면, 복잡하게 엑셀 돌려 검산까지 해가며 학점 줄 필요 없이 A 많이 주고 B 알맞게 주고, C D F는 없애 버리면, 학생 학점의의 신청으로 번거롭지 않고 취업에도 도움되고, 적당히 가르쳐 다른 대학원 못가고 할 수 없이 받아주는 자기 대학원 오게 하여, 미달되는 대학원 채워 보직 받고, 강의료 받고, 나중에 선물까지 받고, 논문은 왜 그리 번거롭게 어려운 저널에 내려고 하는지, 알맞은 국내 저널에 보내면 서로 실어주려고 하고, 평점도 확실히 정해져 있으니 편리하고 승진때 점수 달리 채점 못하게 되어 있고, 중간고사기간에 학교 안 나타나고 학기 시작하면 1주일간, 끝날때도 한두 주 일찍 마치면 시원한 교수라고 생각없는 학생들에게 칭찬 받고. 막상 1주일 일찍 마쳐도 하릴없이 시간만 버리면서도. 채점은 하기 싫어서 될 수 있는 한 시험은 줄이고, 중간고사도 한학기 다 지나도록 채점하거나 돌려주기는 커녕 놔두고 학기말이라 시험과 과제까지 다 쌓아 두더니 하루 아침에 성적이 나와버린다. 매직이다. 학생들은 학기말 성적표를 받기 전에는 잘했는지 못했는지 알수 없고.

나는 이번 사건이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에게 석궁을 들이댄 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의 대학’이 문제인 것이다.

– 이 글은 <한겨레-오마이뉴스 기사 송고 안하기>로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에 기사 송고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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