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대북정책] 페리 미 대북조정관 뭘 논의했나

미국의 대북정책 전면재검토라는 임무에 따라 한국쪽 의견을 듣기

위해 6일 방한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 조정관의 이틀째 일정은

아침부터 바쁘게 진행됐다.

페리 조정관의 대화 상대는 통일·외교·국방 등 국가안보정책회

의(NSC)소속 국무위원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민간 대북전문가

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일정은 한국쪽의 전체적인 의견을

듣고 싶다는 페리 조정관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었다.

이날 만남은 페리 조정관이 꼼꼼히 준비해둔 질문을 김대중 대통

령을 비롯한 한국쪽 관계자들에게 묻고 그 대답을 듣는 방식으로

주로 진행됐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그가 제기한 질문들은 대

북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다양한 내용이었으며, “제네바합의가 파

기된다면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의 금창리 지하시설이 핵시설로 밝혀질 경유의 대

책은 무엇인가”, “북한의 지하시설 의혹을 밝히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따위의 지극히 민감한 질문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

다.

그는 또한 미 의회의 거센 분위기와 이에 따라 미 행정부에 가해

지는 압력도 전달했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불가피하게’ 군사적 조

처등을 포함한 대북 강경책을 선택할 경우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하

겠느냐는 질문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최근 미국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제기되

고 있는 `포괄적 협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이 한반도 위기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의 위협과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

물고 있는 대북경제제재 해제를 맞교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

다는 것이다. 홍순영 외교통상부 장관 등도 북한의 지하시설 의혹

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북한의 지하시설 의혹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증거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쪽에도 신중한 태도

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현재로서는 대북 포용정책이 최선

의 대안이며, 중장기적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포용정책의 특성상

이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정부는 페리 조정관의 방한을 앞두고 지난 3일 열린 국가안보회의

에서 이러한 방침을 재확인하고, 페리 조정관에게도 이를 일관성있

게 설명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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