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하핵시설 의혹의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북.미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동시에 서울에는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이 3일간

머물렀다. 1998년을 마감하면서 북한문제가 빠른 흐름을 타고 있는 것

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내에 지하시설문제뿐만 아니라 북.미수교,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식량지원 등 현안을 한꺼번에 주고받는 일괄타결론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시절부터 이를 주장해 온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페리 조정관에게 이를 주문하면서 이는 정부입장으로 굳어지고 있다.

94년 제네바합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다, 핵개발 의혹이다 해서

북한의 긴장 조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직시하면 또 한번의 일괄타결

같은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책의 필요성은 점점 증대된다고 하겠다.

21세기를 앞두고 동북아 세력.평화 질서가 정착되는데도 유독 북한문제만이

송곳이 돼 이 틀을 위협하고 있다. ‘금창리’ 문제가 부분적인 해결이나

미봉에 그칠 경우 제2, 제3의 금창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새로운 일괄타결이 긍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94년에 마련된 제네바합

의가 북한의 문제해결을 보장하는 데 매우 불충분하다는 점이다. 이는

모호한 정치적 합의여서 양측이 필요에 따라 모양새와 조건을 쥐락펴

락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제재 완화 논란이 그렇다. 북한

은 미국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은 진전이 없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 등 위협노선으로 합의정신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수교준비를 위한 연락사무소도 그렇다. 북한은 사실상 ‘평양

의 미국존재’ 를 꺼리면서도 겉으론 정치적으로 여러 이유를 둘러대고

있다. 또 합의를 해석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사찰을 받아야 한다” 고

주장하나 북한은 그런 구속이 어디 있느냐며 맞선다. 제네바합의는 승

강이 소지가 많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일괄타결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추진될 때는 북한의 태도와 한국국민의 정서, 대북지원

카드의 실효성 등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그리고 제네바합의처럼 허

술해선 안되고 앞으로 북한이 금창리게임 같은 것을 하지 못하도록 강

한 구속력을 지녀야 한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이나 핵의혹 시설을 고집하면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어떻게 사찰을 하고 어떤 제재를 가할 수 있는가를 명확히 짚

어놓아야 한다. 일괄타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긴 하지만 정부일각에서

벌써부터 정부의 공식적인 대북식량지원 얘기가 나오는 것은 우려할

점이 적잖다. 자칫 북한측이 자신들의 의혹시설 사찰 대가 주장이 먹힌

다고 오해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金대통령정부는 취임후 북한과의 첫번째 협상에서 북한이 이산가족상

봉을 수용하지 않자 비료지원을 거부한 적이 있다. 이는 원칙을 지킨

것이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후 북한은 잠수정.간첩선 같은 비

(非) 화해행동을 보였다. 정부차원의 식량지원은 북한의 변화가 확실히

눈에 보일 때 검토할 일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