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빨간 토마토와 어머니 마음
지난 17일 제헌절 날, 모처럼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늦잠도 맘껏 잘 수 있었죠.
그런데 아침부터 거실이 부산스러웠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무슨 이야기를 긴히 나누시는지, 그 소리가 제 방까지 들려오더군요.
잠결에 들은 바로는, 어머니께서 밭에서 호박하고 오이, 토마토를 이른 아침에 따 오셨는데, 그것의 일부를 할머니가 계신 삼촌댁에 갔다 드려야겠다, 밭에서 따오지 않은 호박을 몇 개 더 따와야겠다, 결혼한 동생에게도 토마토랑 오이를 가져가라고 해라, 언제 올 수 있는지 전화해봐라 이런저런 이야기였습니다.
아무튼 다시 잠에 청하고 일어나니 오후 2시가 넘었더군요.
아침과 점심은 당연히 모두 거른 상태였습니다. 그리 배도 고프지 않아서, 계속 잠을 잤던 게지요.
집안에는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삼촌댁에 가신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는 눅눅한 베개와 쿠션을 옥상에 널고는 내려와 물을 마시려 주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어머니께서 밭에서 따오셨다는 토마토와 오이가 소쿠리에 있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손수 재배한 토마토와 오이

탐스런 호박, 요놈으로 어머니는 호박전을 해주셨었다.
물 마시는 것은 제쳐두고, 냉큼 잘 익어 터질듯 한 토마토를 집어서는 베어 먹었습니다.
캬~! 새콤달콤한 토마토 본연의 맛이 입속에 가득 퍼지더군요.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서너 개의 토마토를 집어먹었습니다. 오이도 하나 베어 먹고요. 그러니 금세 배가 불러, 방으로 돌아와 묵은 숙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5시께가 되자 동생 내외가 찾아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동생이 방문을 열고는 \’형, 나왔어\’ 하기에 \’어, 왔어\’ 하고는 다시 숙제에 전념했습니다. 1시간 정도 집에 머물다 동생은 \’형, 나 간다\’하고 가더군요. 그래서 \’잘 가\’라 말하고는 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동생과 함께 소쿠리에 담겨있던 토마토도 사라졌습니다. 어머니께서 동생도 좋아하는 토마토를 모두 챙겨주신 것입니다.
아침밥과 점심밥을 모두 거른 채 토마토를 찾는 제 모습을 보신 어머니는 \’토마토 동생에게 줬다. 밭에서 토마토 다시 따와야겠다\’ 하시더군요. 정말 어머니는 어제(18일) 밭에서 토마토를 한 바구니나 다시 따오셨습니다. 일터에서 퇴근해 집에서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식탁위에 그제보다 더 많은 토마토가 소쿠리에 담겨 있었습니다.
맛좋은 빨간 토마토, 어머니의 한결같은 자식사랑과 그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토마토가 소쿠리에 한 가득

맛좋은 토마토가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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