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구 연합통신)가 북한 보도를 전담해온 내외통신을 흡수 통합해 내년부터 북한뉴스를 독점 공급한다는 것은 일견 북한정보를 민간에 넘기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많은 문제점을 지녔다고 본다. 74년 내외문제연구소를 통신사로 등록해 75년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내외통신사는 실질적으로 안기부가 운영해 왔다. 정보기관의 언론사 소유는 세계에 유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오자 새정부 출범 후 안기부는 내외통신 독립과 민영화를 검토했으나 채산성이 없어 연합뉴스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햇볕정책을 추진하며 [북한방송 개방]을 1백대 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북한정보를 안기부 산하기관이 독점 공급해온 관행을 바꾸겠다는 것은 이해된다. 그러나 전 정권에서 관영이냐 공영이냐는 논란을 일으킨 후 아직껏 위상이 확립되지 않은 연합뉴스가 그 업무를 맡는다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독점을 허용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연합뉴스는 주식의 74.5%를 KBS와 MBC가, 나머지는 중앙과 지방의 19개 신문사가 갖고 있다. 사장은 새 정부 들어서도 과거와 같이 정부가 낙점했다. 독점이 아닌 경쟁체제를 강조해온 정부가 국내 유일의 종합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북한뉴스 독점권까지 갖게 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가뜩이나 민감한 북한관계 보도의 방향성에도 논란이 일 소지가 크다.

우선 현행 언론구조에서 특정 언론사만이 북한방송 원문을 제공받는 자체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북한방송이 완전 개방되기 전까지는 안기부로부터 북한방송 원문을 제공받아야 하는 현 상황에서 연합뉴스가 그 범위와 속도를 얼마나 보편타당하게 다루느냐를 놓고 언론사간에 이견이 발생하거나 시비가 일어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측은 북한관련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서비스하고, 객관성-공정성 유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북한 반잠수정침투를 보더라도 남북이 대치한 상태에서 그 잣대란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다. 과거 정권에서는 북한정보를 정권적 차원에서 유리하게 이용한 것이 심각한 문제였지만, 지금이라고 상황이 달라졌다는 확신은 없다. 정부의 [햇볕]에 유리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기우도 있다.

최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TV매체들이 다투어 내는 북한 프로그램들이 가치판단은 없이 제한된 취재환경에서 상업적으로 기운다는 지적이 있고 보면, 선전-선동으로 일관해온 북한보도 서비스는 한줄 한문장으로 의미가 달라지고, 영향 또한 지대한 차이가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 대통령령으로 만들어져 안기부가 시행해온 [특수자료 취급지침] 등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정보란 아무리 공정히 다룬다 해도 다루는 기관이나 사람에 의해 미묘하게 바뀌는 속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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