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3일 내놓은 ‘98년 북한 정세평가 및 99년 정세전망’보고서(이하 보고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지만, 낙관쪽에 더 많은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북한이 군부중심의 ‘김정일 막후통치’를 지속하면서 당조직 및 인사개편을 통해 체제활성화와 경제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체제생존 차원에서 정책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방향으로 △제한적인 중국식 개혁·개방 추진과 △대남정책 완화 통한 생존과 실리 도모를 꼽고 있다. 식량난·에너지난 등 치명적 체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북한으로선 수세적이긴 하지만 개혁·개방과 남북관계 개선쪽으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정책전환 가능성은 ‘원가·가격·수익성’ 등 시장 경제적 개념을 반영한 지난 9월5일 헌법개정의 연장선 위에 있다. 보고서가 농민시장 제도개선과 개인영업 허용, 세금제도 부분도입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북한 당국이 ‘현실’을 불가피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고, 개정헌법에 맞춰 하위법 체계를 정비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닿아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는 금강산지역을 이미 경제특구로 간주하고 있다”며 “북한이 남포·원산·금강산·신의주 등을 경제특구로 확대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관광사업은 북한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며 “금강산사업의 향배가 북한의 추가 개방조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김정일체제의 군은 ‘국방을 넘어’ 모든 국가업무를 선도적으로 수행하는 집단으로 떠올랐다”면서도, 북한이 △당조직 및 인사개편과 대대적 세대교체 △최고인민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해 지난 94년 김일성 주석 사후 처음으로 예·결산안을 승인하는 등의 조처로 체제 안정화와 정상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북한이 대포동1호 미사일을 추가 시험발사하고 대미협상과 관계없이 미사일 개발·수출 및 핵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보고서의 분석은, 99년에도 군사대치와 교류협력의 혼재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이런 점에서 북한 금창리‘지하 의혹시설’ 현장접근 북미협상 결과는 향후 남북관계를 규정할 핵심 변수라 할 수 있다. 앞으로 3~4개월이 이후 남북관계를 규정할 중대한 시기인 셈이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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