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의 차석대표회담에서 4자회담 실무협의체인 2개의 분과위를 20일부터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4자회담은 이제 `논의의 틀’에 대한 논의를 끝내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라는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차석회담에선 분과위의 명칭과 의제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때문에 분과위는 처음부터 그 이름과 의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즉 `틀’을 다시 이야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것 으로 보인다.
분과위 명칭은 의제를 포괄하기 때문에 그동안 팽팽히 맞서왔다. 남북 평화협정 체결과 군사적 투명화, 실천가능한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를 논의하자는 한-미와 북-미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를 논의하자는 북한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어온 것이다. 4자는 지난해 10월 3차 본회담에서 `분과위 설치와 운영에 대한 각서’를 만들면서도 분과위의 명칭과 의제를 정하지 못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긴장완화를 각각 논의하는 2개의 분과위를 설치한다고만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평화체제를 다루는 분과위의 경우 남북과 북-미 평화협정을 다 포괄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협정 분과위’ 정도의 중립적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뢰구축을 다룰 분과위다.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와 명칭에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남한 정부는 분과위에서의 논의는 되도록 빨리 실천이 가능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비교적 실천이 가능한 신뢰구축 문제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군축문제까지 논의할 계획이다. 신뢰구축 분과위에서 남쪽의 제안대로 남북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개설이나 군사훈련 사전통보 등의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이는 4자회담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 꼽힐 수 있다. 남쪽의 주장은 실용적 측면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중국도 이런 제안에 응해 닝푸쿠이 국방부 대령과 푸종 외교부 군축국 과장을 대표단에 포 함시켰다. 북한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 북한은 이번 회의의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신속하게 진행시킬 의무를 지고 있는 처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남한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장기적 차원에서 남북한의 군축과 연계할 수 있다는 선에서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장기적 차원의 군축과 신뢰구축을 의제로 한 분과위로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틀이라는 짧은 회기 동안에 첫 분과위가 명칭과 의제만이라도 결정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로 평가받을 것같다.
제네바/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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