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다

먹지 못해서 이기도하지만

눈물을 흘려서다

분하고 억울해서

두 주먹 불끈 쥐고 또 쥐어서다

쓰린 배에 소주를 붓는다

허기가 가라앉는다

잠 한 번 제대로 푹 자본 기억이 아득하다

끊임없이 이어진 불면의 시간들

왜, 깨어 있는 것이 이다지도 힘든가?

그래,

공장에 남은 너는 잘 있느냐?

내가 쫓겨날 때 뜨겁게 덥석 잡아주던 그 손

아직도 열손가락 다 무사하고

어깨, 허리 무너지지 않았느냐?

그 알량한 자존심도 안녕하신가?

2년을 넘길 수 없어

쫓겨날 수밖에 없는 법

그 법이 다음해에는

너 또한 쫓아냈을 텐데

너의 행방을 걱정하기엔 내가 너무 지쳤다

이곳 서울역 앞 지하도

애당초 정원은 없지만

그래도 쪼그리고 눈 붙일 공간이 너무 좁구나

또 어디론가 옮겨야겠다

구석에 달려있는 감시카메라

외눈깔이 빛난다

* 이명박이 비정규관련법 개악안을 통과시키겠단다. 대한민국은 비정규공화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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