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총회투쟁 철회로 집행부 향방 고민

– 3월초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투쟁 및 집행부 향배 논의

1999.02.27

진숙경 기자(매일노동뉴스)

기아·현대노조의 연대투쟁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던 현대차노조가 총회투쟁을 철회하면서 집행부의 지도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로서는 향후 집행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정리해고 투쟁으로 많은 간부와 활동가들이 구속된데다, 정리해고 수용으로 현 노조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상당히 약화된 상황에서 또다시 파업투쟁을 결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노조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차단하고, 기아, 현대 노조간 연대를 통해 ‘통합노조 건설’이라는 과제를 실행시켜내기 위해서는 상반기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무리를 해서라도 투쟁에 돌입하려고 했던 것.

그러나 현장 동력을 이유로 한 각 사업부 대의원대표나 지부장들의 반대에 부닥치면서 총회 투쟁은 결의되지 못했다. 현대차노조의 총파업 투쟁 취소는 기아 현대 공동투쟁 및 금속산업연맹,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집행부로서는 이래저래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대의원, 대의원대표 동의없는 집행 무의미”…집행부 향방에 관심

이에 대해 황치수 위원장 직대는 26일 속보를 내고 “시트매각 저지, 고용안정 쟁취를 포기할 수 없다”며 “3월초 대의원대회를 소집하여 향후 집행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황 직대는 “대의원과 대의원대표들의 동의가 없는 집행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분명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즉 3월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집행부 교체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집행부 불신임건으로 60%를 넘는 조합원들이 불신임에 표를 보내 지도력에 상당한 손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노조 집행부는 자진 사퇴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이후 지도부 선거체계로 돌입하게 될 경우 닥칠 혼란을 우려하며, 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투쟁을 통한 통합노조 건설’에 주력하며, 3월초에 조합원 총회를 열고 조직변경을 결의하면서도 새로운 단일노조 지도부에 집행권을 넘긴다는 구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총회 철회라는 실질적인 투쟁 포기로 인해 이러한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고, 이런 상황에서 집행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제기되게 된 것이다.

*3월초 임시대대가 사태 전환의 계기점될 듯

현대차노조는 오는 3월3일경 휴회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중앙비대위에서 철회된 시트사업부 매각 등 현안문제와 관련한 총력투쟁 일정 등에 대해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집행부는 총력투쟁이 결의되지 않을 경우, 현 집행체체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 또한 대의원들에게 묻겠다는 계획이어서 그 결정 여하에 따라 현대차노조는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중앙비대위의 총회 철회 결정에 대해 현장조직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의장 이헌구·현지사)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중앙비대위의 총회 유보 결정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휴회된 임시대의원대회를 즉각 속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노동자투쟁위'(의장 하수봉·민투위) 또한 강력한 투쟁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현장조직에서는 ‘무리한 투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은 상태여서 대의원대회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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