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윌리엄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정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그의 방한을앞두고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 연구소가 이 책의 내용을 공개한데다앞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지침서가 될 이른바 [페리 보고서] 작성이임박한 시점에 이런 문제제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또 이 내용이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그동안 한-미간에 존재해 왔던 이견을 미국 대북정책의 주요 책임자가 책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필요가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페리가 김 대통령의 포용정책을 비판한 것이 아니다]는 등 해명만 할 것이 아니라 한-미간에 실질적인 대북공조체제 구축에 참고로 삼았으면 한다.
[예방적 방위]라는 이름의 책에서 페리는 김 대통령과 대북문제인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김대통령의 권고는 북한이 94년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금창리의혹등 핵보유에 대한 기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과 상충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북한이 변화하기만을 무작정 기다리는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또다른 이유라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의 계속적인 대량 살상무기개발이 김 대통령의 포용정책이 효력을 발생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문제가 어떤 식으로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내심은 오히려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되며 미-북수교 등과 핵과미사일개발-수출중단 등을 한꺼번에 타결하자는 김 대통령의 일괄타결론은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다.
냉전이 끝나지 않은 동아시아에서 북의 변화만을 기다리는 것은안전치 못하다는 페리의 견해는 그 대안의 강경성 때문에 바람직하지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북이 변화하리라는 아무런 징후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언제까지나 [인내심]만 강조하는 것은 더욱문제일수 있다. 북한이 우리의 포용정책을 역이용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페리 방한을 계기로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대북접근법에 대한 의미있는 토론을 가져주기 바란다. 보다전향적인 자세를 갖고 양국이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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