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적 교섭방침·달라진 지부연대투쟁…대학 사용자들 당황 역력
지난해 11월6일 창립한 대학노조(위원장 김희주)가 1월14일 ‘구조조정저지 투쟁본부(본부장 유재욱)’를 가동한 이래 12개 국립대를 비롯 총20여개 대학의 구조조정안을 유보시키는 등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돼 단일노조의 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구조조정저지 투쟁본부’는 1월14일과 20일의 회의를 거쳐 대학노조의 각 지부에 첫째 단체교섭 등 일체의 교섭을 거부하고 둘째 불가피할 경우 본조가 교섭에 나선다는 교섭방침을 확정·전달했다. 또 교육부·대학교육협의회에는 구조조정반대입장을 공식 통보했다. 각 대학지부는 조합원과 비조합원 모두가 연봉제 반대각서를 쓰는가 하면 연봉제 반대 연대서명을 벌여내기도 했다. 청주대의 경우 본조가 주도한 교섭을 지켜본 뒤 조합원들은 ‘속시원히 할 말 다했다’, ‘사용자와 이렇게 싸우는구나’고 입을 모으는 등 단일노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2월9일 농성에 돌입한 고려대지부의 경우 구조조정 반대집회에 타대학 조합원 1백여명이 참가하는 등 대학간 연대에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대학노조 서울본부는 지난 2월23일 총 조합원 3천5백42명 중 53%가 참가한 가운데 대학노조 최초의 지역총회를 성사시키고 ‘구조조정반대’를 결의했다. 최기원 대학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단일노조 자체가 투쟁과정에서 건설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지만 교섭체결권을 본조가 갖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 조합원의 의식도 변해갔다”고 밝혔다.
팀제·연봉제 도입을 골자로 한 대학구조조정문제는 IMF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교육재정지원을 빌미로 98년 10월25일까지 사립대학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토록 했고 국립대의 경우 99년 1월19일 국립대학 구조조정계획 평가를 발표하는 등 대학구조조정 분위기확산에 주력했다.
고려대는 기능직 공무원과 시설관리직의 전원 용역직화와 팀제·연봉제 전면도입, 사무직원 63명 중 재교육후 19명 채용방침을 발표했고 이화여대의 경우 연봉제 실시방침을, 단국대, 동국대, 청주대 등도 잇달아 팀제 실시방침을 발표했다. 대학사용자들이 팀제·연봉제 등 구조조정방침을 일제히 발표함에 따라 대학노조차원의 투쟁전선이 마련된 것이었다.
2월10일 63빌딩에서 회의를 마친 뒤 대학교육협의회가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시발점으로 대학사용자들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고려대는 구조조정안이 컨설팅회사의 시안이지 대학쪽의 계획은 아니라고 발뺌했고 단국대는 구조조정안을 전면유보하고 3개월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동국대의 경우 팀제 실시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정이 대학노조 선전부장은 “교육을 통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던 단일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본조가 교섭전면에 나섬에 따라 보수적인 대학노사관계에서 노사협조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깨져나갔다”고 밝혔다.
대학노조는 대학사용자의 상반기 구조조정시도는 잠재웠지만 8월의 인사이동시기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상반기 민주노총 총력투쟁에 적극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학노조에는 62개 지부, 7천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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