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살인’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죽을 이유도 없고 죽어서도 안 되는 고귀한 생명들이 ‘해고 살인’에 의해 연이어 타살됐습니다! 정리해고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생사람 목숨을 앗아간 정리해고를 엄벌에 처하고, 연쇄살인이나 다름없는 정리해고를 땅에 묻어 장사를 치러야 마땅합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사측과 정부를 향해 “이 억울한 죽음, 분통 터지는 죽음을 어찌할 것인가?” 하고 수도 없이 부르짖었습니다.

반복되는 부고에 목이 맨 노동자들은 부고장을 보내기도, 추도사를 쓰기도, 차마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도 무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4월, 13번째 죽음을 맞았을 때 노동자들은 “이제 죽음은 여기서 끝내자”고 사측에 눈물로 호소했지만, 굳게 닫힌 철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이어진 14번째, 15번째, 16번째, 17번째, 18번째, 19번째 죽음.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이 숫자는 가슴 저 밑바닥을 짓누르는 천근만근의 응어리가 됐습니다.

20이라는 숫자가 두렵습니다! 그래서 희망텐트촌을 만들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19명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20이라는 숫자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죽지 말자’고, ‘죽지 말고 싸우자’고 마지막으로 부여잡은 것이 바로 ‘희망’이었습니다.

희망텐트촌은 ‘죽지 않고 살기 위한’ 해고 노동자들의 마지막 불씨이고, ‘함께하자’고 손짓하는 ‘연대의 마을’입니다.

누군가는 벌써부터 희망의 텐트촌을 “절망의 텐트촌”이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버스를 “절망 버스”라고 비난하던 그들조차 희망버스의 발차를 막지 못했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이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의 연대 운동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에서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으로 옮겨 붙고 있습니다. 정리해고의 야만성과 ‘해고 살인’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은 ‘희망이 절망을 이길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줄 것입니다.

희망텐트촌을 두려워하는 자들의 겁박에 맞서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텐트 7동으로 시작한 희망텐트촌은 19시간 만에 1,000여 명의 경찰력에 의해 철거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설치한 6동의 희망텐트도 강제 철거를 됐습니다.

공안 검사와 경기도경이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연행에, 도로법․집시법 위반 소환에, 물대포에, 행정 대집행 계고장까지 일사천리로 희망텐트촌을 겁박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2009년 파업 이후 처음으로 관리자들을 강제 동원해 구사대를 조직하고, “외부세력이 회사를 망하게 한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저들이 희망텐트촌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온 몸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희망텐트촌 마을 촌민들은 겁박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며 텐트를 철거하면 다시 설치하고, 연행할라치면 48시간 쉬고 나오겠다고 연행자 대기 순서를 정하며 텐트촌을 지키고 이 투쟁을 기꺼이 즐기고 있습니다.

경찰이 텐트는 철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희망까지 철거하지는 못합니다.

지금 공장 앞에는 수십․수백 동의 희망텐트촌을 맞이하기 위해 5동의 희망텐트와 1동의 마을회관 천막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동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2월 23일, 모두 모여 외칩시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입니다”

2009년 여름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수천 명의 경찰들이 물대포와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평택 쌍용차 공장을 둘러싸고 헬기를 띄워 살갗이 타들어가는 최루액을 퍼붓던 어느 날, 민주노총․금속노조 조합원들과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장한 시커먼 경찰 무리에 쫓겨 뒤로 밀려나던 바로 그 날, 초인적인 힘으로 싸우던 쌍용차 노동자들은 공장 안에 고립됐습니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치며 수많은 이들의 울분을 대변해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섰던 쌍용차 노동자들이 지금 다시 우리에게 연대 투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다시 연대의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가슴에 사묻힌 그 아픔, 절망, 죽음의 낙인을 덜어내고 풀어줘야 합니다. 마음의 빚을 갚아야 합니다.

12월 23일, 모두 텐트․배낭․먹을거리를 싸들고 쌍용차 희망텐트촌으로 모입시다! 사람 살리는 희망의 텐트촌, 1박2일 “와락! 크리스마스“를 모두 함께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이 사회가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을 함께 아파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줍시다.

누가 이깁니까? 우리가 이깁니다! 희망이 절망을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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