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석치순)가 22일로 파업 4일차를 맞았다.
파업참여 조합원들의 대오가 초기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고, 공식협상도 여전히 재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과 정부간의 물밑접촉을 통해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나타나고 있어 주말전에 해결의 윤곽이 잡히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26일로 연기함에 따라 26일부터 한국통신노조, 의보노조, 부산지하철 노조 등이 중심이 되는 민주노총의 2단계 투쟁이 예상된다.
0… 서울지하철공사측이 파업참여 조합원들의 가족을 통해 회유작전을 펼치자 거꾸로 노조도 가족들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2일 노조는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승무지부 조합원들의 가족들과 함께 집회를 열고 이번 투쟁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또 노조는 23일에는 11시경 전체 조합원 가족집회를 열고 오후에 서울시청 항의방문을 예정하고 있다.
0… 손장호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은 22일 명동성당 농성장을 찾아 “시민 들의 불편을 감안해서 복귀해달라”고 말했다. 또 복귀를 거부할 경우 인사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손장호 사장의 방문을 거부했으며 손 사장은 아예 명동성당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0… 연일 신문과 방송에 서울지하철 파업사태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언론에 대한 노조측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전동차 고의고장’, ‘기관사 300명 감금’ 등의 기사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국민여론을 악화시키기 위한 의도성 짙은 기사라는 것. 이에 따라 노조와 공공연맹은 23일 오전 11시 2-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선일보사 앞에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0… ‘복귀율’ 공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파업참여자의 복귀율과 관련, 22일자로 ‘한겨레’에 광고를 내 공식입장을 밝혔다. 노조집계에 따르면 21일 12시현재 전체 복귀자수는 930명(10.42%, 미참여자포함)으로 공사가 주장하는 복귀율(28.3%)과 차이가 크다는 것.
이와관련 노조측은 “공사가 복귀서에 허위서명날인을 하는 등 복귀율을 높이기 위해 조작하는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술지부의 경우 현장에 직접 찾아가 확인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0… 현재 파업대오는 명동성당(승무지부, 1,300명)과 서울대(차량·기술 ·역무지부, 6,000명), 두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밤이 깊어오면 서울대가 명동성당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권력 투입 우려가 큰데 비해, 서울대 농성장의 경우 조합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데서 명동과 차이를 보 이고 있다. 특히 서울대 노천극장 인근에 있는 차량지부 등의 농성대열은 매일 밤 노천극장에서 대규모 야간집회를 열고 있어 열기가 높은 편이다.
차량지부의 한 조합원은 “파업대오에서 이탈하면 정리해고될 거라는 불안감이 커 이탈자가 적다”며 “지도부에 대한 신뢰감도 큰 편”이라고 전했다. 공사의 ‘직권면직’ 압박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분위기탓. 한편 노조는 파업이 장기화되자 21일 밤 명동성당에서 야외영화제를 열고 서울대에서는 ‘열린음악회’를 여는 등 농성으로 지친 조합원들을 북돋기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0… 각계의 파업지지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유초하(충북대), 김상곤(한 신대), 김진균(서울대)씨 등 전국 36개대학 교수 83명은 21일 공동성명을 내고 “노동자 총파업투쟁을 지지한다”며 “구태의연한 공권력 동원이나 관변 단체 동원을 통한 언론조작을 자제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검허히 받아들여 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도 지난 20일 지지성명을 낸 바 있다.
[저 자] 황보연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4.23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