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위원장 이갑용)이 노동절대회를 하루 앞둔 30일 논란을 빚어왔던 ‘노동절 포스터’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노동절 포스터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민주노총은 “여성문제를 둘러싼 제작실무진의 불철저한 인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여성노동자를 차별한 데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며 “향후 민주노총의 모든 사업에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노총을 ‘부끄럽게’ 만든 포스터는 배포시점인 4월초부터 여성단체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항의를 받아왔다. 포스터 전면에 컬러로 ‘고용안정’이라고 쓴 빨간 조끼를 입은 남성과 ‘이제 당신만이 희망입니다’라는 문구가 있고, 그 뒤에 흑백으로 조그맣게 여성이 갓난아이를 안고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러한 그림의 포스터가 전국에 배포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즉각적인 항의가 빗발쳤다. 한국여성민우회는 “가계를 책임지는 것은 ‘남성가장’이라는 통념화된 보수이데올로기를 표출하고 있어 많은 여성노동자들을 분노케 했다”며 민주노총의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또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이 채택한 평등여성노동권고안은 각종 선전물 내용에서 성차별적 표현이 없도록 유의한다고 돼 있다”며 배포중단 및 재제작을 요구했다. 특히 이러한 항의에 대해 민주노총이 “투쟁의지가 있는 평균적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생활속에서 실제 겪을 법한 장면을 통해 현실감있게 그린 것”이라고 해명하는 것에 그치자, ‘대기업 남성중심’의 활동방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더 큰 분노(?)를 사게 됐던 것.
이와관련 민주노총의 이혜순 여성부장은 “여성노동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의식적 노력이 없었던 민주노총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이번에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 자] 황보연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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