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을 독자 수사한다고 발표하였을 때, 모든 국민은 이에 반대하였다. 검찰이 자신을 수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한 취지에 반하고, 정치권에서 이미 특별검사제 도입이 합의된 마당에 검찰이 독자 수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것은 특검제 도입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의도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사라진 공작의 실체

그러나 검찰은 독자 수사를 강행하였고 불과 10여일만에 수사 결과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검찰이 내린 결론은 조폐창의 파업이 당국의 계획적인 파업유도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적 친분관계에 있는 진 전 부장과 강 전사장의 개인적 위법행위에 불과하였다는 것이다. 파업유도 공작의 실체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었다. 대검 공안부를 압수 수색했지만 파업유도와 직접 관련된 문건은 없었고, 가사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두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이 사건은 수사의 정당성 여부는 논외로 하고도 많은 의문과 문제점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그동안 공안기관대책협의회(이하 ‘공대협’)는 노동정책과 전국의 대규모 사업장 등에 대한 노동쟁의에 대한 대책을 협의 결정해 왔고, 이 기구가 대검 공안부에 의해 주도되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조폐공사 파업과 관련해서도 공대협에서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공대협을 주도해 온 진 전 부장이 파업유도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공대협이 파업유도의 실체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검찰은 이에 관련한 공대협의 논의 내용과 합의과정을 밝혔어야 한다. 만일 공대협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면 공대협은 대검 공안부의 허수아비와도 같은 무능한 존재에 불과할 것이고, 논의를 했다면 파업유도의 공모자로 처벌되어야 할 것이다.

*제3자개입금지의 역설

한편, 검찰은 진 전 부장의 행위를 업무방해, 직권남용 그리고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노동관계지원, 제3자개입금지)로 처벌한다고 한다. 제3자개입금지와 관련하여서는 그동안 노동조합을 지원하였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노조지도자, 노동활동가들이 구속되었던 것인데 이번에는 사용자쪽을 부당하게 간섭 지원하였다는 점이 문제되었다. 검찰은 특검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 법을 적용하였지만 과연 다른 사례의 경우도 이를 계속 적용하여 처벌할 것인지 의문이다. 예컨대 기획예산위원회나 행정자치부의 공기업 구조조정방침이라는 것도 형식상 권고사항이나 실질적으로 관련 공기업을 구속하고 있어 이것도 단체교섭에 부당하게 간여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검찰은 노동계가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서울지하철공사, 만도기계등 38개 공안탄압 의혹 사업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보다 근원적인 곳에 있다. 검찰의 편파적인 법집행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 기조에서 기인한다.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 기조를 고집하는 한, 정부 정책은 부득이 자본의 입장에 동조할 것이고 -지금 까지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검찰권의 행사가 정부 정책의 보조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 있어서 조폐공사 파업과 유사한 사례는 언제든 재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검찰권 남용의 폐해를 막으려면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이 신자유주의적 정책에서 사회통합적 구조조정정책으로 변경되지 않으면 안되며, 결국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노동개혁으로 나아가는 길밖에 없다.

[저 자] 이경우 변호사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99.07.30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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