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대우그룹 구조조정 진단과 방향’ 공청회장. 이 자리에서 한 토론자는 노조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제기로 눈길을 끌었다.
참여연대의 김상조 교수(한성대 무역학과)는 “노조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좀 곤혹스럽긴 하지만 이야기를 꺼내야겠다”고 말문을 텄다. 이 어 김 교수는 “쌍용자동차가 지난 2년 사이에 두차례 고용조정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고통을 전가받았다고 하는데, 이렇게된데는 노조의 책임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재벌개혁’이라는 구호는 많이 외쳐 왔지만, 실제 재벌총수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따라서 김 교수는 “불공평하게 고통이 전가됐다는 주장은 가능하지만 노조가 전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는 곤란하다”며 “국민여론을 고려하고 조속한 자금지원과 공적자금 투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토론회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진 않았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노조는 이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대우그룹노조협의회의 정종승 정책국장은 김 교수의 발언에 대해 일부 설득력이 있지만 대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를 보였다.
정 국장은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데서 책임을 묻는다면 노조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노조가 고통분담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대노협 조사에 의하면 IMF이후 평균 20%임금이 삭감됐고 인원이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는데, 여기에서 노동자들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 노조가 그간 재벌에 대한 감시자역할을 못한 것은 앞으로 제대로된 ‘재벌개혁’을 추진하 는데 있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갚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노협은 최근 경영진의 비리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서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일례로 “어떤 기업에서는 임원 한명이 5천만원상 당의 특별상여금을 가져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조로서는 채권단 이나 경영진이 먼저 손실부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그간 기업별 체계에서 나타난 임단협 중심의 노조활동이 총수중심의 부실경영을 제대로 견인해내지 못했다는 주장은 일정부분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노조운동에 중요한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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