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디지털 판매 및 배달 플랫폼의 성공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 이러한 플랫폼은 이제 중국 도시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은 사회적, 환경적 측면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한다.
출처: Unsplash+, Allison Saeng
지난 11월 6일, 현장 조사 임무로 중국에 머무르던 중 나는 하이난성(중국 최남단 지역)의 한 도시의 작은 호텔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 이전 숙소에 노트북 충전기를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당황한 나는 근처에서 상점을 필사적으로 찾아보았지만,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도시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에 사전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인 메이투안(Meituan)에 의지하게 되었다.
맥락을 설명하자면,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모든 일상 거래를 손쉽게 해주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으로 광범위하게 통합되어 있다. 이는 노점상에서 사과 세 개를 사는 저렴한 거래부터 중국 요리를 대표하는 속이 든 작은 빵인 바오(bao)를 몇 센트에 구매하는 것까지도 가능하게 한다. 이 서비스는 매우 널리 퍼져 있어서, 내가 3주 동안 체류하는 동안 한 번도 현금을 인출할 필요가 없었다. 가져온 몇 장의 지폐조차 거의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국 경제는 이제 비현금 결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메이투안에 대해 말하자면, 이 애플리케이션은 불과 몇 년 만에 중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단일 인터페이스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했는데, 식사 배달(이 분야에서 메이투안은 중국 1위)을 비롯해 호텔 예약, 일상용품 판매까지 제공한다. 별다른 고민 없이 나는 충전기를 주문했고, 놀랍게도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배달원이 내 문을 두드리며 직접 충전기를 전달해주었다. 이 서비스의 빠르고 효율적인 처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나는 배달원에게 따뜻하게 감사를 표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더 자세히 탐색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중국 애플리케이션 알리페이(오른쪽)와 메이투안(왼쪽)의 초기 화면. 출처: 작성자
디지털 플랫폼의 눈부신 성장
체류 기간 동안 메이투안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게다가 나는 갓 한 살이 된 아기와 함께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방편(fangbian, 方便)했는데, 이 중국어 용어는 ‘편리함’과 ‘유용함’을 의미한다. 메이투안 덕분에 주방이 없는 호텔에 머무는 동안에도 저녁 식사를 주문할 수 있었고, 아기가 자고 있을 때는 필수품을 배달시킬 수 있었다. 기저귀, 아기용 식품, 신선한 과일 등이 호텔방 문 앞까지 배달되었다. 또한 노트북 충전기처럼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대신하거나 중국에서 항상 쉽게 구할 수 없는 생리대 상자를 구매해야 할 때도 메이투안을 통해 단 몇 번의 클릭으로 해당 물품을 찾아 주문할 수 있었다.
중국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빠르게 메이투안을 일상에 통합하게 되었다. 이 플랫폼은 기술이 중국 도시 생활 방식을 어떻게 혁신했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메이투안 와이마이(Meituan Waimai)라는 배달 플랫폼의 거래 건수는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2017년 40억 9천만 건에서 2023년에는 219억 건으로, 400% 이상 성장했다.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관인 다쉬 컨설팅(Daxue Consulting)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의 대다수는 젊은 층으로, 18세에서 30세 사이가 58.6%를 차지한다. 노인층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시니어 맞춤형 인터페이스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기능과 같은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리적 분포를 보면, 예상대로 상하이, 베이징, 선전과 같은 1선 및 2선 도시들이 약 65%의 주문을 차지하는데, 이는 강력한 물류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의 높은 수용 덕분이다. 그러나 농촌 지역에서도 플랫폼의 확장이 진행 중이며, 현재 메이투안은 2,000개 이상의 도시와 현에 진출해 있다.
편리함의 이면
그러나 날이 갈수록 일회용 식품 포장재가 쌓여가는 것을 보며 일종의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감정은 몇 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내가 폐기물 문제에 대해 연구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에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특히 상하이에서는 쓰레기 분류가 의무화되었고, 비닐봉지와 일회용 제품을 금지하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달랐다. 하이난성의 ‘비분해성 플라스틱 제품 금지 추가 시행 계획’ (2023년 1월 1일 시행)에 따라 일부 호텔은 예약 조건에 일회용 제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지만, 이 규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머문 모든 호텔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제품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빗, 칫솔, 면도기, 샤워캡, 작은 용기에 담긴 욕실용품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이 생분해성으로 설명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내 체류 마지막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사례가 하나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장 자주 주문되는 식사 목록을 살펴보던 중 매우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 체인을 발견했다. 나는 외부 기온이 27도인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스크림이 배달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주문했다. 잠시 후, 배달원이 여러 겹의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었는데, 그중에는 보냉 가방과 함께 얼음팩이 삽입된 포장재가 포함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아이스크림은 완벽하게 녹지 않은 상태였다.
아이스크림 배달에 사용된 플라스틱 포장재 사진. 출처: 작성자
공공정책과 일상적 관행 간의 모순
공식적인 환경 정책과 현장에서 목격한 관행 사이의 이 명백한 모순은 나로 하여금 중국의 지속 가능성 노력이 가진 한계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편리한 접근성과 디지털 소비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폐기물 감소를 목표로 하는 정책들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초고속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생활 방식은 개인의 편안함과 환경적·사회적 집단적 영향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긴장을 드러낸다. 이 모순은 집단주의를 표방하는 정책이 개인주의적 소비를 장려하는 관행과 공존하는 중국의 더 넓은 역동성을 반영한다.
이런 역설은 사회학자 옌윈샹(Yan Yunxiang)이 설명한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화’를 잘 보여준다. 이 모델에서는 공공정책을 통해 개인이 집단적 프로젝트에 다시 통합되지만, 동시에 자율성과 편안함을 강화하는 행동을 장려받는다. 이러한 긴장은 특히 중국에서 두드러지는데, 기술적 인프라가 개인주의적 소비를 쉽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성찰
급변하는 중국에서 이 균형을 재고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점점 더 효율적인 기술이 뒷받침하는 개인의 욕구를 어떻게 전 세계적인 환경적 의무와 조화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여전히 답이 없지만, 그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들은 중국의 국경을 훨씬 넘어선다.
실제로 메이투안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개인의 편안함을 극대화하는 경제의 기회와 한계를 드러낸다. 동시에 점점 더 디지털화된 생활 방식이 초래하는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성찰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며, 이러한 한계들은 권위주의적 체제에서도 제대로 시행되고 준수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생태문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가진 중국이 편리함과 지속 가능성을 조화시키고자 한다면, 기술, 교육, 일관된 규제를 결합한 해결책을 실행하는 도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출처] En Chine, la part d’ombre du succès des plateformes numériques de vente et de livraison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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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지니 아랑트(Virginie Arantes)는 브뤼셀 자유대학교(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 ULB)의 박사 후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