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 울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포토뉴스] 그리고 황새울에 들불이 타올랐습니다.


황새울 들판은 울었습니다.


이제 곧 논을 갈고 모를 심을 준비를 할 땅에


거대한 포크레인의 삽날이 황새울을 내려 찍었습니다


사람도 함께 울었습니다.


황새울 들판의 울음에 사람도 울었습니다.


이 땅을 지키려는 농민들은 땅위에 누웠습니다.


땅과 지푸라기는 이들을 감싸 주었습니다.


이땅에서 난 쌀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경찰이 되어


땅을 배반했습니다.


포크레인에 패여 그 속살이 드러났지만


들은 아프지 않았습니다.


생명의 들을 지키려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들을 지키기 위해


들에 불을 놓았습니다.


들불은 경찰을 쫓아 냈습니다.



황새울은 웁니다.


국가권력에 아파하는 농민들 때문에 울고


땅의 역사 때문에 웁니다.



그래서 들불은 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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