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할퀴고 간 불법폭력행위 고발한다

경찰의 불법 폭력 연행, 각목,쇠파이프 동원한 상인들 성토 이어져

지난 7월 8일과 9일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와 한미FTA 협상 반대를 위한 285리 평화행진(평화행진)’을 진행하던 평화행진단 참가자들이 경찰의 방조 속에 주변 상인들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했다. 심지어 자진 해산하던 참가자들은 경찰들에게 무작위로 폭행을 당하며 토끼몰이식으로 몰려 연행 됐다.

관련해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서울대책회의, 평화행진단 주최, 인권단체연석회의 주관으로 ‘경찰과 상인의 불법폭력행위 고발대회’가 19일 11시 국가인권위에서 진행됐다.

9일 현장 참가자들은 경찰 이송 차량에 있는 사람도 끌어내 집단 폭행한 경험과 ‘너 한번 당해보라’는 식의 경찰들의 태도, 욕설이 난무하던 상황, 돌을 던지는 것을 비롯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막말을 서슴지 않던 주변 상인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중인 곽준호 씨와 지문날인을 거부했던 청소년 참가자 김자현 씨 사례 보고에 앞서 참가자들은 이들의 빠른 쾌유를 빌기도 했다.

김정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8일과 9일 벌어진 폭력 사태는 상인과 경찰에 의한 우발적 폭력이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최단위는 △민간인과 경찰의 폭력 만행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진정 △해당 상인 및 경찰관에 대해 고소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 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찰과 군부대에 의한 인권침해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한 약속에 대해 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경찰의 직권 남용에 의해 자행되는 불심검문과 경찰의 상시적인 인권 침해에 대해 즉각적인 진상조사 및 긴급구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어둠속에서 터지는 외침들..깡패인지 경찰인지

지난 5일부터 서울 청와대 앞을 시작으로 평택 대추리까지 평화행진이 진행됐다. 8일 평택에 입성한 행진단은 평택 역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이날 밤 10시 경 마지막 목적지인 대추리를 향했다.

  조백기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조백기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보통 경찰이 있던 곳에서 앞서 지역 상인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었다”며 이날의 상황을 보고했다. 지역 상인들, 평택 캠프 험프리스(K-6) 주위에서 미군을 상대로 클럽, 나이트 등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팽성상인회 소속 상인 150여 명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에게선 술 냄새가 진동했고, 각목과 쇠파이프 심지어는 경찰의 진압봉 까지 들고 있었다.

방송장비를 싣고 미리 출발했던 지역 주민 곽준호 씨는 이들을 경찰로 착각하고 차량을 세웠다가 이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 곽준호 씨는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현재도 계속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11시 20분 경 군문교 인근 주유소 앞에서 대추리로 향하던 평화행진단 일행을 만난 상인들은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각목 등 둔기를 휘두르며 무차별적 폭행을 저질렀고, 행진단의 카메라와 차량, 자전거 등을 손괴했다.

폭력행위 정도가 심해 경찰은 추가로 3개 중대 가량을 배치해 평화행진단과 상인들을 분리했으나 상인들은 계속해서 돌과 몽둥이를 집어 던지고 폭언을 퍼 붓는 등 공포 상황을 조성했다.

조백기 상임활동가는 “당시 상인들이 저지른 행위는 현행범에 가까운 폭력행사 였다. 그들을 검거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경찰은 오히려 행진단 참가자들과 상인들을 분리시키며 오히려 평화행진단을 평택역으로 돌아가게 회유했다”며 상인들의 폭력행위에 대한 묵인과 방조의 책임을 물었다.

평택역에 모인 평화행진단은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가 마을로 돌아가려 했던 주민들이 원정 3거리에서 경찰들에 의해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평화행진을 가로 막은 조치와 대추리 주민의 출입 봉쇄 조치, 상인들의 불법 폭력 행사에 대한 방조 책임을 물으며 평택 경찰서 앞에서 긴급 항의 집회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날을 넘겨 9일 새벽 2시 30분 경, 평택 경찰서 앞에 미리 도착한 행진 참가자들은 경찰서 앞마당 현관 앞쪽 까지 진출하며 ‘집단 민원을 제기하러 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이들은 스스로 경찰서 밖으로 나와 이후 도착한 평화행진 참가자들과 함께 평택경찰서 정문 앞에서 항의 집회를 시작했다.

20여 분 정도 긴급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집회 해산 경고 방송이 2차례 이어졌고, 자진 해산을 결정, 선포한 후 해산 했다. 이 상황에서 3번째 경고 방송이 흘러 나왔고 이어 주변 길을 모두 차단하며 경찰의 토끼 몰이식 연행이 시작됐다.

조백기 활동가는 “사복 형사들이 넘쳤고 상황을 겪으면서 깡패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며 아비규환의 상황을 설명했다. 주최측은 ‘심한 욕설을 하던 사복 경찰들은 연행 과정에서도 화풀이 하 듯 과도한 폭력을 평화행진단 참가자들에게 행사했다’고 당시의 증언 기록을 첨부했다.

경찰의 불법 연행에 항의하던 여성 참가자는 복부를 발로 차이고, 연행되어 봉고차에 실린 참가자들도 항의를 한다는 이유로 다시 끌려 내려져 집단 폭행을 당했다. 한 여성 참가자는 실신하여 결국 병원 차량으로 이송됐고, 이 과정에서 폭언은 계속됐다.

결국 이날 45명이 연행, 그 중 21명이 불구속, 평화행진단 단장이었단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구속 결정됐다.

조백기 활동가는 “짧은 시간의 긴급 집회였고, 자진해산을 결정 하고 해산하는 과정에서 연행됐음”을 강조하며 “초법적이고 중대한 인권 침해의 사례에 대한 잘못을 저지른 책임자를 반드시 색출하고 고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5월 4일 인권침해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사태

  송태경 씨가 증언하고 있다.

평화행진단 단장이며 대추리 주민인 송태경 씨는 대추리, 도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 폭력을 보고했다.

도두리와 대추리 입구에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통행시 매번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중대마다 차이가 있으나 마을주민의 확인이 있어도 신분증이 없으면 통과가 불가능하다. 주민들의 일상적 공간은 철조망으로 둘러 쳐져 있고 2곳을 통과해야만 활동이 가능하다.

경찰들은 불심 검문시 소속과 지위를 밝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속을 물으면 오히려 욕을 되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는 우비를 뒤집어 쓰고 있어 어느 중대 소속인지 밝히지도 않으며 강압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송태경 씨는 “경찰들이 동네 입구를 막고 있는 상황, 검문소를 지날 때 마다 화병이 날 만큼 울화가 치민다”고 심정을 토로하며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들은 검문하는 이유가 대추리 도두리 폭력 시위를 불법 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어서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라 하지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주민들, 대추리 도두리 방문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경찰들, 자신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청소년에게 가해진 폭력, 지문날인 위해 손목을 비틀고..

이어 강제 연행 후 집단 폭행을 당한 정종현 평화행진단 참가자, 수사 과정에서 지문날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인권 침해를 당한 청소년 참가자 김자현 씨를 대신해 아버지 김창복 씨의 증언이 이어졌다.

김창복 씨는 “하루를 꼬박 찾아 헤메다 분당 경찰서에 연행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이는 미성년자였고, 본인이 무엇 때문에 계속 잡혀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상황이었다. 미성년자에세 맞는 조치를 취해 달라 요구했으나 오히려 미성년자에 대해 배려가 아닌 모욕하고 협박해가면서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 했다”며 분노의 심정을 토로했다.

김창복 씨는 “오늘 본 9일 상황의 동영상을 보면서 가장 근본적인원인이 불법 연행에 있음을 알았다”며 “법적 근거도 없이 연행하고 짜 맞추려 보니 강압적으로 억지로 무리한 짓을 한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영장을 보니 한총련과 함께 아이가 경찰을 밀치고 시위를 주도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의 수사기록과 영장에 기재된 내용이 같냐고 묻자 담당형사가 다르다고 답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장 발부가 부당하다고 항의했으나 당장 집행하겠다”며 지문날인을 계속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김창복씨는 “구급대원이 의사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하고, 피가 잔뜩 엉겨 붙고 옷과 얼굴에 피가 묻어 있는 상황에서도 지문 찍겠다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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