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도 폭격장 설치, 돈으로 국민을 팔아넘기려 하나”

[민중역전](3) - 9월 10일 인천에서 군산으로

9월 10일 ‘민중역전 전국행진단’(이하 행진단)의 세 번째 날이 밝았고 인하대에서 일어난 행진단은 군산으로 내려오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군산에 도착한 행진단은 민주노총 군산시지부에서 간략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에서 행진단의 취지를 설명하자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 직도 이전 저지 군산대책위(이하 군산대책위) 전희남 상임대표는 “갯벌이 썩어가고 조개무덤을 볼 때마다 인간에 대한 실망을 많이 하게 된다”며 “FTA는 신자유주의의 마지막 발악인 것 같다. 자본이 군사적 힘으로 이제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려 한다”면서 당연히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반대해야한다고 평택투쟁에 뜻을 같이 하겠음을 밝혔다. 또한 군산 직도 문제 역시 이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며 직도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투쟁할 것을 당부했다.

2005년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이 폐쇄되면서 2004년 한미간 군사임무전환 이행계획(IA) 수정 합의를 통해 미군이 직도폭격장 사용에 합의했다. 여기에 군산시민들의 의견은 전혀 수용되지 못했다. 실제로 현재 군산시민 85% 이상이 직도폭격장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간단한 간담회를 마친 행진단은 이후 행진 및 거점 선전전을 시작했다. 행진하는 가운데 직도대책위 최재석 집행위원장은 “방송차량 뒤에 오고 있는 철조망에 겹겹이 싸여 있는 조형물은 현재 평택 주민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그러나 그것이 단지 평택주민의 모습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직도에 폭격장이 들어서면 그것은 곧 군산 시민들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보행진을 통해 은파유원지에 도착한 행진단은 유원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군산 시민들을 향해 현재 직도의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평택의 문제에도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행진단이 버스 안에서 준비한 노래 ‘평택으로 가요’와 ‘사람들이 살아요’를 선보여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현수 행진단 부단장은 “현재 우리 나라에는 많은 미군기지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평택에 미군기지확장배치가 되면 미군기지는 더 이상 미군기지가 아니라 동북아직업군이 되어 신속기동군으로 우리나라와 동북아의 평화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다”라고 말해 평택의 사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행진을 마치고 군산 시민문화회관에 도착한 행진단은 가져온 선전물들을 설치하고 촛불문화제를 준비했으며 한미FTA의 내용이기도 한 스크린쿼터 폐지와 관련된 정부의 동문서답의 발언들을 담은 영상물을 보며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이 촛불문화제에서 전희남 군산대책위 상임대표는 “군산 땅에서 군산 시민들의 생명과 미래를 볼모로 하여 매향리폭격장을 군산으로 대체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그럴 권한을 주지 않았다”면서 “뽑아준 사람들은 국민인데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우리의 손으로 반드시 끌어 내려야한다”고 말했으며 “우리가 오늘 밝힌 이 촛불은 그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다”라고 대회사를 마쳤다.

이어 행진단원이면서 평택지킴이로 활동하고 강제 철거에 앞서 대추리로 돌아가는 진재연 씨는 “현대 대추리 주민들은 빈집 철거를 앞두고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며 “국방부는 마을을 고립시키면서 개개인들을 회유하는 비열하고 치사한 악랄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며 현재 평택주민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한미FTA를 추진하는 정권, 방패로 노동자를 죽이는 노무현정권과 더 이상 하루라도 같은 하늘아래 살아갈 수 없다”며 전 국민이 4차대행진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투쟁의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어 행진단이 준비해온 카드섹션을 선보였으며 인권의정치학생연합 학생들이 밝고 경쾌한 민중가요인 ‘날개’에 맞춰 문선을 공연했다. 이어 문화제의 마지막 무대로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중가요 노래패 청보리사랑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주한미군을 가리켜 ‘이젠 떠나라’, ‘아메리카로 떠나라’라는 가사가 담긴 ‘떠나라 미국’과 ‘서울평양 반나절’,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민중가요를 불러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청보리사랑 단원의 윤애경 씨는 “미국의 노골적인 음모가 여실히 들어난 가운데 이렇게 애쓰시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며 “이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촛불문화제 공연의 소감을 밝혔다.

80여 명의 군산시민들과 함께한 촛불문화제를 마친 행진단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지역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행진단은 “며칠 전 사복형사들과 부산의 철거용역업체가 평택에 들어와 빈집을 사전답사 했고, 최근 검문이 심화되고 12일 저녁이나 13일 새벽에 강제철거가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이 점점 확실시 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평택에 경찰병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역에서 평택문제에 적극 결합해준 것을 요청했다.

이에 직도대책위 전북평화인권연대 활동가 김종섭 씨는 “직도폭격장 문제로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 있다”면서 “평택과 직도의 문제가 떨어져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투쟁할 수 있을 것이며 서울집회 일정에 맞춰 12일 1시에 직도관련 집회를 가지고 2시경에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며 평택투쟁의 결합을 약속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직도 문제와 관련해 군산시가 조건부 허가를 하려고 한다면서 허가를 했을 때 민중생존권이 위협받는 사안을 가지고 ‘돈’으로 국민들을 팔아넘기려고 한다며 조건부 허가라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됐다. 이에 행진단원인 유기만 씨는 “군산과 평택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에 모든 잘못된 정책들이 ‘돈’, ‘보상’ 등 졸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서 더 물러설 수는 없다”며 평택의 사안을 들어 “이번에 정부에게 이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민중생존권을 살 수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해 평택사안은 물론 직도투쟁 역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이라고 말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한편, 행진단은 직도대책위에서 마련한 투쟁기금을 전달받는 것으로 세 번째 날인 9월 10일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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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충돌

    직도의 위기는 미래한국의 위기

    * 직도가 군사적 목적으로 발전되는것은 영영 새만금의 국제화 꿈과 온 인류에게 물려 줄 만한 고군산 관광자원을 폭파하고 세계화의 관문에 대포를 장진해 놓는 어리석고 사악한 발상이다. -홍석관의 생각- 2006.9.25 홍석관의 생각 [대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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