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의 협상력이 관건

“테러범과 거래” 비난...아프간 정부 입지 좁아

탈레반에서 협상 마감시한으로 설정한 11시 30분이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가 협상을 통해 23명의 피랍된 한국인을 석방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3명 죄수 맞교환 성사될까?

협상단은 오늘 오후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해 아프간 외무부 장관등 각료들을 만나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한편에서는 직간접적으로 탈레반 무장세력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탈레반 측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군의 철군이고, 또 다른 하나는 23명의 인질을 맞교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미 23명의 명단을 아프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보아 탈레반 측이 죄수들의 석방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석방명단에 누가 들어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철군에 대해서는 이미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지만, 23명 탈레반 죄수 맞교환에 대해서는 대단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23명의 탈레반 죄수 맞교환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테러범과 거래”비난 받은 아프간 정부
한국 정부의 협상력이 관건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를 인질로 잡고 탈레반에서 5명의 죄수 석방 요구를 했을 당시 아프간 정부는 ‘단 한번’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이탈리아 철군을 두려워해 석방요구를 아프간 정부가 받아들이자, 국제사회는 “테러집단과 거래했다”며 비난이 빗발쳤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가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하게 한 이후 4월에는 프랑스 구호단체 직원, 6월 말 독일인 1명, 7월에 독일인 두 명을 납치하는 등 ‘철군’과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탈레반의 외국인 납치가 기승을 부려왔다.

탈레반의 발호와 압박,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난이라는 사면초가에 있는 아프간 정부를 한국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 정부가 올해 말 철군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접촉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입장이 교감을 이루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현재의 상황을 진단했다. 알 자지라는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하고 그 내용을 부족장들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한국 정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탈레반 측에서도 한국과 석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어, 그 의미가 무엇인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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