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삼성' 불똥도 튈라.. 진화 나서

李 측 황영기·지승림, '비자금 연루 의혹' 전면 부인.. 법적 대응 천명

'BBK 주가조작 사건'에 이어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의 불똥마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측으로 번지려는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이 신속하게 진화에 나섰다.

황영기(전 우리은행장, 전 삼성증권 사장), 지승림(전 삼성 부사장) 씨 등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측 인사들 명의의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가 있다는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의 폭로에 대해 한나라당이 법적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것.

황영기 전 행장과 지승림 전 부사장은 현재 이 후보 선대위에서 각각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과 미디어특보를 맡고 있다.

김용철, "황영기·지승림 명의 삼성 비자금 계좌 존재"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황영기·지승림 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건희 회장 일가의 차명자산 보유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변호사는 지승림 미디어특보를 지목해 "지승림 미디어특보(전 부사장)의 경우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으로 갖고 있음을 시인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12월 4일자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황영기 부위원장을 이명박 후보 캠프에 보냈고, 삼성의 비자금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 "이명박 측 삼성 출신 인사들, 삼성 특검 대상"

김 변호사의 폭로내용에 황영기·지승림 씨 등 이 후보 측 인사들이 거론 되자, 대통합민주신당은 즉각 '삼성 특검'의 칼날을 이 후보에게로 향했다.

김현미 신당 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김 변호사가 폭로한 내용을 인용해 "삼성이 전직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해 비자금을 숨기는 통로로 활용해 오고 있다"며 "삼성은 지난 2002년 선거에는 차떼기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했고, 이번에는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한나라당 후보 캠프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삼성에 있다가 이명박 캠프로 간 주요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삼성 비자금 계좌의 내역을 밝혀야한다"며 "이것이 이번 삼성 비자금 특검의 주요한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황영기·지승림 직접 나서 "사실 무근, 법적 대응" 천명

이 같은 신당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은 '사실 무근' 이라며 법적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28일 황영기 부위원장의 삼성 비자금 조성 연루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용철 변호사와 김현미 대변인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 뒤 "합당한 조치가 없을 시 두 사람에 대해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승림 미디어특보는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김용철 변호사와 신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 미디어특보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삼성을 떠난 지 7년이 넘었다"며 "내가 아직도 삼성과 연계되어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 미디어특보는 이어 "내가 삼성과 관련되어 이명박 후보를 돕고 있다는 주장과, 내가 삼성생명 주식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와 같은 거짓 주장을 펴는 사람과 기관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