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이수호의 잠행詩간](52)

며칠 몸살을 앓았다
내 죄를 내가 알았으므로 깨갱깨갱 하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았다
솔직히 쪽팔렸다
내가 용산에 가 있었으면 며칠이나 있었고
쌍차 앞에서 싸움을 했으면 또 얼마를 했다고
스트레스는 뭔 잠꼬대며
피로가 쌓인들 얼마이겠는가?
7개월이 낼모레인 용산유족들에게
이제는 감옥을 점거하고 싸우고 있는 쌍용전사들에게
부끄러울 뿐이었다
그래도 몸은 힘들어서
갖은 꼴값으로 빌빌거리고 있는데
후두두둑 창밖에 소나기 지나간다
바람도 함께 가고 있다

* 때로 몸은 참 솔직하다. 내 허위와 위선을 잘 드러낸다. 깊이 성찰하고 반성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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