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화도에 사는 한 노인은 “말도 못해. 바람이 많이 불면 날리는 모래 바람 때문에 눈도 못 떠. 방안까지 들어와 바닥 청소도 자주 해야 해. 작년 여름철 무더위 때도 방문도 열지 못 했어”라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계화산을 모두 뒤덮을 정도로 희뿌연 모래바람이 날려서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바람은 봄에만 생기지만 이곳 계화도는 바람이 불기만 하면 일 년 내내 생기고 있다”며 “방조제를 막아서 주민 생계가 말이 아닌데, 이제는 모래와 소금가루 바람 때문에 살기도 힘들 정도다”고 말했다.
▲ 불등마을 앞 메말라 버린 갯벌에 하얀 소금가루가 깔려있는 모습. |
어떤 주민은 “주민들이 모래와 소금가루로 인한 피해에 대해 여기 저기 민원을 냈었다. 그러자 지푸라기도 깔고, 보리도 심고 했으나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비가 오고 나면 며칠간 괜찮다가 햇볕이 쨍쨍 내리 쬐면 다시 모래와 소금가루가 날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계화도에서도 메말라 버린 갯벌이 가까이 있고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위치한 살금마을과 하리마을의 피해가 특히 크다고 주민들이 하소연 했다.
계화도 살금마을 앞 갯벌로 나가 보니, 바닷가 일부 지역에 보리와 염생식물이 심어져 있고, 지푸라기도 깔아 놓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황량한 사막처럼 보였다. 차들이 들어갈 정도다. 조금 더 들어가니 올해 트랙터로 줄을 지어 골을 파 놓았으나 염생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고 있었다. 이 같은 피해는 방조제 물막이 이전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바닷물이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에 의해서 갯벌이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화도만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계화면 의복리 돈지마을과 하서면 불등마을도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고 있었다. 돈지마을의 한 주민은 “빨래를 밖에 널어놓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 계화도 살금마을 앞 메말라 버린 갯벌에 가는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 바람이 불 때면 이 모래가루가 날려 계화도를 뒤덮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올봄 염생식물인 퉁퉁마디를 뿌렸다는 깃발이 꽂혀 있으나 거의 나지 않고 있다. |
불등마을로 가서 보니, 드러난 갯벌 바닥에 소금가루가 하얗게 깔려 있었다. 하얀 소금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일부 드물게 염생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닷가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군청에 연락을 하는 등 민원을 냈지만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며 군 행정의 무대책을 질타했다.
이처럼 바람에 의해 날리는 모래와 소금가루로 인해 새만금 연안 주민들의 생활상의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아직까지는 확실치 않지만 농작물에도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피해는 시화방조제가 막힌 이후 간척지 주변지역에서 1996년부터 몇 년간 발생했던 상황과 비슷한 현상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행정당국은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주민들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결국 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해수유통을 확대하는 것이 최선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