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권고 깡그리 무시, 폭력연행. 강제지문날인...

$회원들의 이야기 마당$ '이명박 정권하에서 부시 방한 동안 내가 겪은 일들'

 

부시가 방한하여 근사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8월 5일부터 나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 밤을 보내는 등 온갖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부시가 방한한다는 8월 5일, 전날부터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고 있었지만 미친 소 수입을 강요하고 침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부시 방한에 맞서 우리국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데 이 한 몸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기운을 내어 집을 나섰다. 혹시라도 이동 중에 배탈 때문에 실례를 할까 싶어 집을 나서기 한 시간 전부터는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은 채...

8월 5일 오후 5시 30분, 성남공항 정문 건너편에서 예정된 ‘부시 방한 규탄집회’.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성남공항으로 드나들 적마다 아무런 제지없이 기자회견, 집회 등을 했었던 장소이기도 했고, ‘집회금지통고 취소’ 국가인권위 권고도 있었기에 당당하게 집회 장소로 향하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성남공항 정문 구경은 커녕 가는 길목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평통사 차량을 비롯하여 집회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이던 많은 분들이 고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오후 5시 50분 경 성남공항에 도착한 부시일행이 우리가 고착되어 있는 도로를 지나갈 즈음 경찰들이 갑자기 분주해지더니 70세가 넘으신 이관복 선생님을 비롯하여 6명을 연행하고 평통사 차량을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지나가는 부시가 혹시나 볼까 싶어... (나중에 경찰서로 연행되어 가보니 진보신당 당원 6명도 붙잡혀 와 있었다. 그들은 집회장소였던 성남공항 정문 맞은편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연행되었다고 한다.)
부시가 도착한 그 시간, 나는 미란다 원칙도 고지도 받지 못한 채, 웃통과 바지가 벗겨져 맨살과 팬티가 다 드러나는 수모를 겪으며 경찰차에 내동댕이쳐지고만 것이다. 경찰서에 도착해서야 들은 연행사유는 집시법 위반이었다. 집회 장소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구호 한번 외쳐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집시법이란 말인가?



△경찰은 멀쩡히 주행하던 승팝차를 강제로 세우더니 '집회해산명령'을 했다.
그런 후에 강제 견인을 하였다. 집회는커녕, 집회장소에도 도착하기 전이다.

공권력 앞에 여성으로서의 인권조차 무참히 짓밟힌 나는 최소한의 항의표시로 묵비권을 행사하였으나 결국 이틀 밤을 경찰서 유치장에서 보내고 (신원확인을 명분으로 한) 강제지문날인을 당한 채 부시가 한국을 떠나고서야 석방되었다.

이것이 부시가 방한한 동안 내가 겪은 일들이다.
온갖 고초를 겪기는 했지만 우리들의 이번 투쟁으로 한미동맹을 위해 최소한의 집회의 자유마저 가로막는 이명박 정권의 실체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한 우리의 투쟁은 어떤 탄압에도 결코 멈추지 않음을 보여주었으며 우리의 의지는 더욱 높아졌다.
함께 연행되었던 평통사 회원들과 진보신당 당원들은 불법, 폭력적인 연행에 몸은 자유롭지 못하였지만 고착되었던 장소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는 소식과 청계광장에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석방 후에도 투쟁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하였던 것이다.


△경찰차에 거꾸로 곤두박질 쳐지며 연행되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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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 , 인권 , 지문날인 , 부시방한 , 이명박 , 강제견인 , 성남공항 , 묵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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