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논란이 되어오던 대우 해외채권 협상이 타결되어 대우자동차의 회외매각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와 대우 해외채권단은 22일 협상에서 논란이 되어왔던 할인율을 현금매각시 적용 가격 기준으로 전체평균 할인비율 39∼40%로 타결했다. 대우자동차는 35%의 할인율이 적용되었다. 이로써 대우자동차의 매각협상은 급류를 탈 전망이다. 특히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오호근 위원장이 대우자동차의 회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매각협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또 해외매각을 진두지휘할 ‘대우 구조조정위원회’도 조만간 신설될 예정이다.

또 대우자동차 매각·입찰을 주관할 사무국이 지난 10일 대우빌딩 안에 설치돼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입찰 사무국은 미국의 GM, 포드 등 대우자동차 인수의사를 밝힌 국내외 자동차 업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달라는 제안서를 2월 초에 발송할 예정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초국적 자본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금 초국적 자본들이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하여 격전을 벌이고 있다.

GM이나 포드 등은 내수시장 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대우자동차를 독자인수하면 곧바로 국내시장에 강자로 부각되는 것은 물론, 국내 업계 1위인 현대의 아성까지도 뒤흔들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GM은 이미 오랜 전부터 대우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으며 뒤늦게 뛰어든 포드도 새해 벽두부터 대우자동차 협상단을 방한시키는 등 발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GM의 잭 스미스 회장은 “대우차에 대한 GM의 관심은 매우 높다. 대우는 가격에 비해 쓸모가 많은 차를 만들고 있다. 개발도상국 진출에 좋은 차량이다. 이미 유럽 중·동부에 큰 사업을 벌여놨다. GM의 시장 확대를 위해 매력적이다”고 하면서 국내사업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해외사업장 중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은 합작상대와 문제를 풀어가며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대우의 부채에 대하여 부채 전체를 떠안을 수는 없으나 채권단의 부채 구조조정을 상당부분 떠안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예컨대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여 제3세계에 대한 수출기지로 하겠지만 부채를 많은 부분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포드는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 국내외 사업장을 일괄인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한국 자동차업체와 컨소시엄에 대하여 결정된 것은 없지만 구성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포드는 특히 대우 인수와 관련해서 부채문제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한국의 회계장부를 믿을 수 없으며 또 대우의 부채를 떠안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있다.

한편 세계4위인 다임러크라이슬러 사는 대우자동차의 입찰에 참여할 것을 검토 중에 있으며, 특히 쌍용자동차의 인수에 적극적이다. 지난 25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대우차와 쌍용차에 대해 관망자세를 보이던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기술 및 판매제휴를 맺고 있는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GM이나 포드에 비해 훨씬 나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쌍용차를 떼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쌍용자동차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쌍용자동차가 그동안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엔진과 핵심부품을 수입해 써온 데다 체어맨, 이스타나(승합차) 등의 생산과 해외판매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만큼 조건만 맞다면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세계 3위인 폴크스바겐은 지난 28일 채권단에게 투자자문사를 통하여 대우자동차 인수의사를 제의해 왔다. 이외에 이탈리아의 피아트사도 작년 말 고위 인사를 한국에 파견해 정부 관계자와 만나면서 대우자동차 인수문제를 논의하였다. 피아트사는 특히 폴란드 현지법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하고 있으며 대우자동차를 일괄인수하기보다는 폴란드 현지법인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자동차의 거대 초국적 자본들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하여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해있는 상태이다.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재벌들의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대우자동차가 해외 초국적 자본에 매각되었을 때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현대그룹이 움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대우자동차 경영권을 해외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현대가 포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대우자동차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되 경영권은 현대가 갖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드가 한국자동차 업체와 컨소시엄을 통한 대우차 인수 가능여부를 정부에 타진한 바 있고 정부도 이를 수용할 방침이어서 포드와 현대간 컨소시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한축으로 중소기협중앙회 박상희 회장은 27일 기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 부품업체, 일반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으로 중소기업 컨소시엄을 구성, 대우자동차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GM 등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반마저 허물어뜨릴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계가 대우차인수에 적극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인수자금 조달방안을 위해 “중앙회, 대우자동차 협력업체, 일반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공동출자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만으로 소요자금 조달이 어려울 경우 국내 6대그룹 이하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나아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주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의 해외매각은 이제 세계 5위권의 초국적 자본, 초국적 자본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재벌, 중소기업 컨소시엄 등이 입찰을 위하여 총력으로 경쟁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리고 초국적 자본이 요구해 온 부채처리 문제도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걸림돌도 사라진 셈이다. 해외채권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국내 은행이 사들이게 되었고, 그 손실은 1차적으로 국내은행이 떠 앉겠지만 이것은 후에 국민들의 혈세인 막대한 양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수순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결국 초국적 자본은 대우의 부채를 국민들이 떠안은 상태에서 헐값에 대우와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수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해외매각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변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21일 “대우자동차 매각은 국내, 해외매각 중 어느 쪽이 21세기에도 한국이 자동차 공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은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혀 국내업체의 대우자동차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국에서 자동차를 조립해도 GM이나 포드가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다 쓸 정도라면 국내기업이 대우차를 인수해서 국내부품을 사용할 경우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가 된다”고 설명해 사실상 초국적 자본에 대우를 넘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술 더떠 “최근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과 관련해 GM이나 포드가 대우차를 인수하면 현대차를 망하게 해 국내에서 독점을 추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들 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이미 경쟁관계에 있으며 홈그라운드에서 진다면 어차피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김대중 정부는 국부의 유출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혈세를 쏟아부어 초국적 자본의 배를 불리는 대우처리에 대하여 이미 해외매각이라는 결론은 정해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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