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의 세계를 민중의 관점으로 골라 매일 저녁 전합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서울고법은 명태균이 윤석열 부부에게 건넨 여론조사 14회를 돈이 아닌 ‘조언’으로 고쳐 읽었다. 석 달 전의 징역 2년이 무죄로 바뀐 과정을 첫 심층 분석이 따라간다.
  2. 1999년 걸어 나온 사회적 대화의 문 앞에 민주노총 대의원 1,061명이 모였지만, 세 시간 토론 뒤 남은 790명으로는 표결을 열 수 없었다. 두 번째 심층 분석이 세 가지 조건과 ‘공감’ 공문 한 장 사이의 거리를 잰다.
  3. 법원이 한화오션의 교섭 정지 신청을 기각한 지 일주일 만에 크레인 위의 하청노동자들이 8일 첫 원청교섭 날짜를 알렸다. 교섭은 시작일 뿐이라는 당사자의 말이 오늘의 현장에 있다.
  4. 참세상은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캠프의 고액후원자 명단에서 79건 중 22건의 생년월일이 1999년 12월 31일로 똑같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10월 6일 오후 2시 40분 보도). 하루 뒤 같은 정치자금법은 윤석열에게 무죄의 이름이 됐다.
  5.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가 없다”고 했고, 조선일보는 그를 지키는 사설로 아침을 열었다. 오늘의 말이 그 발언을, 사설 비평이 그 사설을 읽는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여론조사 14회는 ‘정치적 조언’이 됐다, 윤석열은 한 달 새 세 번째 무죄다

「‘명태균 여론조사’ 2심 전부 무죄… 윤석열, 선고 뒤 미소」 오마이뉴스 · 10/07 함께 볼 기사 「[속보]‘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윤석열 2심서 무죄···1심 뒤집혀」 경향신문 · 10/07 함께 볼 기사 「[속보]윤석열 ‘명태균 여론조사’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무죄」 서울신문 · 10/07 함께 볼 기사 「[단독] 오세훈, 고액후원자 명단 허위 기재?…선관위는 뭐했나」 참세상 · 10/06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7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1심을 깨고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 내용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김건희 씨와 공모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58회, 약 2억 7천만 원어치를 공짜로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3일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은 이 가운데 직접 전달된 14회, 2,792만 원을 유죄로 보고 윤 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 원을, 명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명 씨를 법정에서 구속했다(명 씨는 8월 24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석 달 뒤 항소심은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의뢰,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선고 뒤 윤 씨는 미소를 지었고 방청석에서는 “판사님 너무 감사합니다”가 나왔다.

판결문의 어떤 단어가 결론을 바꿨나

쟁점은 여론조사가 정치자금법이 말하는 ‘재산상 이익’인가였다. 1심은 명 씨가 조사 비용을 대신 낸 만큼 그 돈만큼의 이익이 윤 씨 부부에게 돌아갔다고 봤다. 2심은 명 씨가 준 것은 여론 동향에 대한 의견과 정치적 조언, 유력 정치인 소개 같은 ‘정치적 이익’이고, 여론조사는 그 조언을 뒷받침하는 수단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익은 법이 규제하는 정치자금이 아니라는 뜻이다. 재판부는 명 씨의 동기도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하기 위해”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으려던 개인 사정으로 읽었다. 1심이 인정했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지원과의 맞교환 판단도 이 논리 앞에서 사라졌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도대체 몇 번을 공짜로 받아야 ‘의사의 합치’가 인정되느냐”고 되물었다.

왜 이 무죄가 하나로 끝나지 않나

윤 씨의 최근 한 달은 무죄의 연속이다. 9월 11일 채 상병 사건의 이종섭 전 장관 도피 혐의 1심 무죄, 9월 16일 한덕수 위증 사건 2심 무죄, 그리고 7일 이 사건이다. 2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1심 무기징역과 7월 27일 공직선거법 1심의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은 별개로 남아 있다. 같은 여론조사로 기소된 김건희 씨는 1심(1월 28일)과 2심(4월 28일) 모두 이 부분 무죄를 받았고, 대법원은 7월 23일 선고 하루 전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겼다. 명 씨 측 변호인은 “상고하면 우리 사건과 김 여사 사건이 상고심 병합돼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지 않겠냐”고 했다. 여론조사를 ‘조언’으로 다시 분류한 이 판결이 대법원의 기준이 되면, 정치자금법은 현금 봉투까지만 닿고 여론조사와 공천이 오가는 거래는 그 바깥에 남는다.

앞으로의 전망

첫째, 특검 쪽의 상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상고가 이뤄지면 김건희 사건과 함께 전원합의체가 ‘재산상 이익’의 범위를 정하게 된다. 둘째, 명 씨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가 10월 23일이다. 같은 조사가 다른 법정에서 어떻게 읽히는지가 거기서 갈린다. 셋째, 8일 서울고법에서 내란 항소심이 이어진다. 무죄가 쌓인 공기가 그 법정에도 번지는지가 8일에 드러난다.

#윤석열 #명태균 #정치자금법 #김건희 #재산상이익 #전원합의체 #오세훈


27년 만의 복귀 표결, 토론 세 시간 뒤 대의원 790명만 남아 있었다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 표결 무산」 SBS Biz · 10/07 함께 볼 기사 「오늘 민주노총 임시대대, 사회적 대화 갈림길」 매일노동뉴스 · 10/07 함께 볼 기사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 “민주노총 요구, 협의 준비”」 매일노동뉴스 · 10/07 함께 볼 기사 「‘들어가서 막자’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6년 만의 결정에 내부 논란」 참세상 · 09/18

무슨 일이 있었나

민주노총이 7일 오후 1시 고양 킨텍스에서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을 심의했다. 안건 문구는 하나다. “합의제 운영, 산별 참여 보장, 명칭 변경 세 가지 원칙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위 내용이 합의되면 경사노위에 참여하여 법·제도적 절차를 완료한다.” 9월 17일 중앙집행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못하자 양경수 위원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자리다. 개회 때 참석 대의원은 1,061명이었다. 세 시간 가까운 찬반 토론 뒤 성원을 다시 세자 재적 1,766명 가운데 790명만 남아 있었고, 대회는 오후 4시 40분께 표결에 들어가지 못한 채 유회됐다. 토론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250여 명이 자리를 떴다는 것이 SBS Biz가 전한 경위다. 양 위원장은 “이 문제는 지금 시기에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며 온라인 대의원대회 소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27년 동안 닫혀 있던 문은 무엇이었나

민주노총은 1998년 노사정위원회가 정리해고와 파견법을 합의한 뒤인 1999년 2월 위원회를 탈퇴했고, 그 뒤로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정위원회의 후신)에 돌아가지 않았다. 2020년 7월 김명환 집행부의 코로나19 노사정 합의안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부결돼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올해는 들어가는 조건이 먼저 나왔다. 표결이 아닌 합의제, 산별노조의 직접 참여, 경사노위라는 이름의 변경이다. 조합원 4,863명이 응답한 설문에서는 87.8%가 추진에 찬성했고 반대는 5.3%였다. 노동부는 9월 14일 공문에서 “운영 전반 개선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기구 개선은 참가 주체들이 논의할 일이니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요청한다”고 답했다. 매일노동뉴스가 공개한 이 공문을 찬반 양쪽은 서로 다르게 읽는다.

조건은 누가 정하나

찬성 쪽은 공감을 협의의 출발점으로 읽는다. 한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를 거부해 온 이유가 “정부의 노동개혁 명분 쌓기에 이용되는 구조였기 때문”이고 “수평을 맞출 수 있다면” 들어가 보자고 했다. 반대 쪽은 “무엇을 의제로 할지, 어떻게 논의를 할지, 투쟁 계획은 무엇인지가 모두 빠져 있는 상태”라고 본다. 노동당은 이날 ‘후퇴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전진을 위한 준비를’이라는 논평을 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세 원칙 모두 “입법 사항”이라 법을 고쳐야 마무리된다고 했다. 경사노위 본위원회는 노동계 5명, 경영계 5명, 정부 2명, 공익 4명에 위원장단 2명으로 짜여 있어 표결 구조에서 민주노총 몫은 그 5명 가운데 일부다. 그 사이 정부는 반도체 특구의 노동법 예외를 다루는 ‘원포인트’ 대화를 먼저 열었고 10월 2일 두 번째 실무협의가 있었다. 정의당은 그 자리에 기간제 4년과 노동시간 특례가 올라 있다고 썼다.

앞으로의 전망

첫째, 온라인 대의원대회가 열리면 같은 안건이 다시 표결에 부쳐진다. 토론이 부족하다며 떠난 250여 명이 화면 앞에서는 남을지가 성원의 열쇠다. 둘째, 세 원칙이 합의되려면 경사노위법 개정이 따라야 한다. 정부가 공문에서 “연말까지”를 말한 만큼 그 안에 입법이 따라오는지가 첫 시험이다. 셋째, 원포인트 대화는 이미 돌아가고 있다. 노동법 예외가 그대로 통과되면 조건부 참여의 조건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안에서 나온다. 들어가서 막을지, 밖에서 막을지의 싸움은 성원 집계 한 번으로 조직 안에 그대로 남았다.

#민주노총 #경사노위 #사회적대화 #대의원대회 #유회 #메가특구 #합의제


03 한 장의 세계

종이 택시가 가리키는 것은 임금이 붙지 않는 다섯 시간 반이다

자료: 공공운수노조 제공 · 참세상 게재(10.7) · 원문 보기 →

종이 택시가 가리키는 것은 임금이 붙지 않는 다섯 시간 반이다

6일 청와대 앞,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지원대책위와 공공운수노조가 14일 전국에서 인천으로 모이는 ‘희망택시’를 알리며 종이 택시를 들었다. 폭 52㎝, 높이 20m 통신탑 위의 고영기 씨는 7일로 193일째다. 하루 기준금을 채우는 데 9시간이 걸리지만 임금이 붙는 시간은 3.5시간이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① 법원이 회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지 일주일, 크레인 위에서 첫 교섭 날짜가 나왔다

9월 30일 조합원 6명이 크레인과 지붕에 오른 지회가 소식지로 전한 첫 소식은 날짜다. 서울행정법원이 1일 한화오션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고 회사가 2일 교섭요구 노조를 확정 공고한 뒤, 지회는 “10월 8일 역사적인 첫 단체교섭”을 적었다. 그러면서도 “교섭은 시작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개정 노조법 시행 7개월 만에 열리는 원청교섭을 성명들은 어떻게 읽는지는 아래 ‘오늘의 주장’에서 이어진다.


②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어머니가 노동청 앞에 섰다

쿠팡 산재 은폐 의혹의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1인 시위에 2020년 야간 노동 중 숨진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가 함께했다. 지회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1시 40분부터 12시 40분까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선다고 알렸다.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쿠팡이 빠진 이튿날의 발신이다.


③ 지하철 행동을 멈춘 전장연, “이제 오세훈 시장이 할 차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7일 서울시청 앞 1인 시위에서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행동을 멈췄습니다. 이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중심해고노동자 400명 해고철회!… 할 차례입니다”라고 썼다. 서울시가 올해 끊은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400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같은 날 아침에는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전면개정을 요구하는 14차 ‘출근길 버스 탑니다’가 여의도에서 있었다. 인천 길병원 사거리에서는 저녁 6시 30분 택시 고공농성 25차 수요 투쟁문화제가 열린다.

오늘의 논쟁

① 국감 증인석에 부를 사람을 두고 두 명단이 싸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국정감사 일반증인 13명과 참고인 2명을 채택했는데, 매일노동뉴스가 확인한 빠진 이름은 대유위니아, 흥국생명, 모베이스전자, HL만도, 쿠팡, 리노공업 등이다. 화섬식품노조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기업의 책임자들이 대거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썼다. 같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영화 ‘암살자(들)’ 제작자들을 국감장에 부르자고 했다. 증인석에서 비워 둔 이름과 채우려는 이름이 각 당이 무엇을 먼저 보는지를 드러낸다. 의석이 없는 정의당은 “국회 밖에서 국회가 묻지 않는 것을 묻겠다”며 원외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② 세 해가 지난 10월 7일, 현수막 한 장이 집단학살의 첫날을 다시 쓴다

가자 집단학살 3년이 되는 날 서울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걸린 현수막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모든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려” 휴전을 요청했으나 이스라엘이 “이 아이디어를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는 문장이다. 하루 전 미들이스트아이는 소재를 알 수 없는 가자 주민이 1만 1천 명을 넘는다고 전했고, 몬도와이스는 올리브나무 160만 그루가 파괴돼 수확이 사라져 간다고 썼다. 유럽에서는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시오니즘은 인종주의’ 결의를 유럽녹색당이 “단호히 거리를 둔다”고 밀어낸 분열이 자코뱅에 실렸다. 누가 그날을 시작으로 삼는가를 두고 3년째 싸운다.


오늘의 단어

간주근로시간제 실제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정한 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 58조가 근거이고, 택시에서는 하루 소정근로시간이 3.5시간으로 적히는 사례가 있다. 전주의 한 택시회사에서는 기본급 105만 원에 하루 기준금 15만 6천 원을 채우려면 평균 9시간을 달려야 하니, 5.5시간은 임금 없는 운전이 된다. 2015년 고용노동부가 맡긴 연구는 운행기록장치로 실제 노동시간을 셀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요구는 법 개정까지 갈 것도 없이 시행령 한 줄이다. 택시업종을 이 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빼라는 것이고, 고영기 씨는 그 한 줄을 받으려고 193일째 통신탑에 있다. 참세상이 전한 14일 희망택시가 그 요구를 싣고 인천으로 간다.

오늘의 말

[비판]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가 없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적는다. 세 기관을 한 문장에 묶은 조문에서 대법원장은 6일 국정감사장에서 ‘관여할 수 없다’는 말을 읽어 냈다. 조문에 없는 말이다. 제청은 임명으로 가는 절차의 첫 칸이고, 대통령과 미리 협의해 온 관행은 본인 말대로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218일째 비어 있는 대법관 자리를 채우려고 유지돼 온 것이다. 관행을 먼저 거둔 쪽이 헌법을 들고 나왔다. 그 조문이 묻는 것은 제청권의 범위이기 전에 218일째 채워지지 않은 대법관 한 자리의 책임이다.


05 오늘의 주장

1. 한화오션 원청교섭은 법 시행 7개월 만에 공고문 한 장에 닿았고, 그 지연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서 성명들은 같은 곳을 가리킨다. 6일 청와대 사랑채 앞 80개 단체 기자회견문을 올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정부는 원청교섭이 실현되도록 책임있게 나서십시오!」에서 “이미 3월 10일에 게시되었어야 할 이 공고문은 7개월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라며 “고용노동부가 만든 시행령과 시행지침은 온통 기업을 걱정하는 말뿐”이라고 했다. 금속노조가 같은 회견의 공동 보도자료에서 짚은 것은 회사가 지노위와 중노위를 거쳐 행정법원까지 소송으로 교섭을 피해 온 경로다. 정의당은 “책임 있게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라고 했고, 녹색당은 “시행령과 시행지침으로 교섭에 걸림돌을 놓은 노동부를 규탄”하며 대통령의 답을 요구했다. 농성이 시작된 9월 30일 노동당이 「원청교섭은 노조법에만 있는 공문구인가」에서 적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개정된 노조법은 공문구에 가깝다”는 판정이 일주일 뒤 첫 교섭 예고로 시험대에 올랐다.

2. 한편 위험이 가장 약한 자리로 내려앉는 구조는 이날 올라온 성명들에서도 같았다. 금속노조는 「“외주화가 죽였다” 현대성우캐스팅 충주공장 중대재해 규탄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4일 충주 1공장의 가동 중인 설비 안에서 숨진 DS코리아 소속 하청노동자의 죽음을 2019년 도장 업무만 빼고 공장 전체를 외주화한 결과로 짚었고, 9월 30일 노동부의 불시점검 뒤 나흘 만의 사고였다고 썼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환자 4명이 죽고 나서야 드러난 원병원의 참혹한 인권침해」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6일 발표한 직권조사 결과, 즉 한 지적장애 환자가 325일 동안 잠긴 병실에서 혼자 지내다 숨진 사실을 들어 인천시와 미추홀구에 개설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가자 집단학살 3년째인 이날 무기박람회저항행동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전범 기업의 무기박람회 참가 금지하라!」며 12월 킨텍스 무기박람회에 록히드마틴과 엘빗시스템즈 등 ‘학살오적’의 참가를 막으라는 시민 3,000명의 서명을 국방부에 냈다. 녹색당은 기본급 삭감과 저성과자 해고를 담은 ‘나쁜 계약’에 노조 가입으로 맞서는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러 18일 울산행 연대버스를 띄운다고 알렸다.


06 사설·칼럼 비평

[주목] 4,700조 원을 부채와 전력의 숫자로 다시 읽는 글

「[멈춰라 3대 메가①] ‘메가프로젝트 정세’, 우리는 무엇에 맞서야 하는가」 정록(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 참세상 · 10/06

이 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700조 원 투자 계획을 환호의 숫자에서 꺼내 세 갈래로 쪼개는 데서 시작한다. 투자의 밑천은 AI 산업이 금융시장에서 끌어모은 부채이고, 용인 클러스터와 3대 메가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추가 전력 40GW는 지금 한국 전체 사용 전력의 40%이며, 2030년 세계 데이터센터는 연간 945TWh의 전기와 9조 3천억 리터의 물을 쓴다는 전망이다. AI를 기존 시장을 선점하려는 “무한경쟁”으로 보는 전제는 전미경제연구소 보고서 하나와 장기불황론에 기대고 있고, 글 스스로 생산성 효과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적는다. 그럼에도 거품이 터지면 2008년식 부채 위기로 번진다는 경고와, 정부가 메가프로젝트가 날린 기후 대응에 “해명조차 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노동법 예외를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지금 그대로 살아 있다.

[비판] 대법원장이 술을 안 마신다는 전언이 사설의 증거가 됐다

「2년째 대법원장 모욕·협박, 민주주의 흔드는 민주당 정권」 조선일보 · 10/07

“조 대법원장이 사적으로 업무 카드를 사용한 적은 없고 개인적으로 술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사설이 업무추진비 의혹에 내놓은 반박의 전부가 이 전언이다. 제목의 “모욕·협박”이 본문에서 입증되는 것은 ‘조희대씨’라는 호칭과 ‘제2의 윤석열’이라는 비유, 그리고 대법원장을 두 해 연속 일반 증인으로 부른 일인데, 사설은 대법원장이 인사말만 하고 국감장을 떠나던 관례를 곧바로 삼권분립 원칙으로 바꿔 쓴다. 관례가 깨졌다고 헌법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관 재제청 거부라는 실제 쟁점은 “탄핵 사유라고 윽박질렀다”는 한 줄로 지나가서, 이 사설이 지키려는 것이 사법부의 독립인지 한 사람의 직위인지가 끝까지 갈리지 않는다.

[논쟁] 표결을 여섯 시간 가까이 앞두고 나온 사설은 찬성의 근거만 두 문단을 썼다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으로 대의원대회 여는 민주노총」 민중의소리 · 10/07

대의원대회 개회를 여섯 시간 가까이 앞둔 아침 7시 20분에 나온 이 사설은 “대의원들이 냉정하게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로 닫는다. 판단은 대의원에게 맡겼지만 글의 배치는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참여의 근거는 산업전환 개입과 추가세수 배분, 이재명 정부 들어 늘어난 노정협의의 성과로 두 문단에 걸쳐 쌓이고, 반대론은 “근본주의적 입장도 일부”와 “역량과 준비가 부족”이라는 두 갈래로 한 문단에 정리된다. 정작 “원청교섭 시행지침이나 메가특구법 노동특례 추진은 명백히 개악이고 후퇴”라고 사설 스스로 적은 그 의제에서 합의가 깨지면 무엇이 남는지는 쓰지 않았다. 조합원 설문의 87.8%도 인용하지 않아, 찬성 쪽이 쓸 수 있는 가장 센 숫자가 빠진 채 찬성 쪽에 기운 글이 됐다. 그 대의원들은 이날 표결까지 가지 못했다.

[비판] “원칙적인 주문”이라고 인정한 발언을 재고 사유로 삼았다

「중수청·공소청 중립 해칠 국무회의 참석 재고해야」 중앙일보 · 10/07

사설은 검찰청을 대신해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직무대행들에게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네 편 내 편, 여야 가릴 것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한 말을 “원칙적인 주문이다”라고 먼저 인정한다. 그리고 곧바로 “사안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참석 재고를 요구한다. 어떤 사안에서 어떻게 달리 읽히는지는 끝내 나오지 않고, 근거는 검찰총장이 국무회의에 안 나가던 관례와 지난 6월 공소취소 논란 한 건이다. 부처 외청장 전체에 내린 1월 참석 지시에서 이 두 기관만 빼야 할 이유, 곧 다른 수사 외청과의 형평과 지금이 직무대행 체제라는 사정은 다루지 않는다. 중립을 말하는 사설이 정작 중립의 침해 사례 하나를 내놓지 못했다.

[주목] 이 글이 겨냥하는 것은 조례안의 ‘등’ 한 글자다

「공공기관 통합에서 노동이사는 어디에 있는가」 박경은(전국공공기관노동이사협의회 상임의장) 매일노동뉴스 · 10/07

광주도시공사와 전남개발공사를 청산해 새 법인으로 합치는 조례안에 광주도시공사 노동이사가 ‘노동이사’를 명시해 달라고 의견을 냈더니, 이사회 구성에 관한 포괄 규정으로 다루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글은 거기서 멈춰 선다. “노동이사는 ‘등’ 속에 있는 이사여야 하는가.” 노조와 협의했다는 사실이 경영참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구분, 곧 “협의와 참여는 같은 말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공공기관 통합 국면에서 가장 자주 지워지는 자리를 짚는다. 사례가 당사자의 전언이라 조문과 답변 주체가 확인되지 않는 한계는 있지만, 통합 기본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사회와 노동이사제를 함께 설계하라는 요구는 정부가 예고한 공공기관 109개 감축이 만들 다른 통합에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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