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합의가 8개월째 이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직접고용이 이미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직접고용 정규직화에 합의하고도 주무 부처 장관이 이행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노동계는 장관의 사과와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지연 문제를 지적하자 “직접고용이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계획을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직접고용된 한전KPS 하청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직접고용 대상과 기준, 노동조건 등을 논의할 노사전문가협의체조차 제대로 구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월 10일 있었던 발전산업 고용안전협의체 합의 기자회견. 출처: 공공운수노조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은 지난해 6월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충현 노동자의 사망사고 이후 정부와 노동계가 합의한 사안이다. 사고 이후 김충현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정부 부처가 참여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는 올해 2월 10일 한전KPS 발전설비 경상정비 하청노동자 전원을 직접고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직접고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환 절차를 논의할 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참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공공운수노조는 15일 성명을 내고 김 장관의 국정감사 답변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가 합의하고 발표한 사안이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정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되묻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합의 내용을 몰랐다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직접고용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한전KPS의 일방적인 협의체 구성 절차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도 같은 날 별도 성명에서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지회는 “법원의 불법파견 확정판결과 정부·노사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 한전KPS 하청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문제는 발전정비 현장의 안전 확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엄중한 국정 과제”라고 강조했다.

지회는 김 장관의 답변이 주무 부처의 현장 상황 파악 부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하며, 한전KPS의 불법파견 관련 조치 이행 상황을 전면 재점검하고 직접고용을 완료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상황 인식 문제와 함께 한전KPS가 추진 중인 노사전문가협의체 구성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전KPS는 지난 7월 16일과 22일, 8월 18일 세 차례에 걸쳐 노조가 보낸 협의체 구성 관련 공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8일 홈페이지에 ‘협력회사 근로자의 직접고용 추진을 위한 노·사 및 전문가 협의체(화력분야)’ 구성계획을 공고하고 하청노동자 대표 후보 등록 절차를 진행했다.

노조는 한전KPS 원청노조가 하청노동자 대표 선출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이어, 회사가 당사자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대표 후보를 일방적으로 접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협의기구 참여를 희망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 등이 충분한 의견 청취와 논의·조율을 거쳐 자율적으로 대표단을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한전KPS의 대표 선출 방식이 이러한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구성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KPS의 협의체 구성계획 철회와 정부의 지도·감독을 촉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고 김용균 노동자와 고 김충현 노동자의 사망사고 이후에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가운데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며,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약속한 직접고용 합의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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