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평화인권연대 상임 활동가 손상열
현재 통일 논의는 ‘분단의 평화적 관리’ 위한 것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한반도 군축 주장을 비롯,NMD, TMD 등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등 전쟁을 대비하는 행위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평화인권연대는 한반도의 통일을 보는 시각도 남다르다. 상임활동가인 손상열씨는 “군축을 통일의 방편이나 통일운동의 일환으로 사고하지 말아달라”면서 말을 시작했다.
“최근의 군축 논의는 통일한국을 염두에 두고 냉전체제 해소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즉, 통일한국의 안보, 민족안보의 차원에서 얘기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통일한국의 적정한 군사력은 얼마냐 하는 점이 문제가 된다. 보통 인구비율로 따지는 데, 한반도의 병력은 현재 170만이다, 인구수에 비례해 너무 많다, 군축하자는 식으로 논의가 된다. 사실 이런 논의는 정부의 논의와 다를 게 없
다.”
정부에서 군축을 할 것이란 말인가?
“분명 조치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획기적인 것으로… 얼마전 남·북장관들이 서로의 군사훈련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실제로는 굉장히 획기적인 조치다. 이러한 획기적인 조치들, 즉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장관급, 정상급에서 논의가 될 것이고 실행될 것이다.”
남·북한의 군축은 좋은 일이 아닌가?
“남북군사협상을 비롯해 주한미군문제,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방어미사일체제 등 핵심적인 논의는 비껴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를 간과하고서 이뤄지는 모든 논의는 절름발이다. 분명 남·북한 정부는 상상할수도 없었던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다. 이때 군사문제에 있어서 그 동안 진보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진영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거나, 지배계급의 손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정부의 논의에 대해 어느 때보다 확실한 비판이 필요하다.”
손상열씨는 남북군사문제에 있어서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조치’는 남북한의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말뿐이란 말인가?
“평화는 군사문제만이 아니다. 현재의 통일논의는 경협과 평화체제 구축인데, 실상이야 경협중심이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도 실상은 경협의 연장선상에서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데 있다. 올 3월 베를린선언에서도 중심내용은 북한의 산업인프라 구축, 투자자본의 안정, 이산가족 문제였다. 중요한 것은 ‘경제’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경을 분리하겠다’는 현정부의 햇볕정책이나 ‘개입과 확장’이라는 2중정책을 쓰는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결국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안보 속에 대북정책이 가능하다’는 DJ의 발언이나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면서도 NMD, TMD 등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고 심지어 우주까지 활용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같은 것이다. 생각해 보라.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협정으로의 전환은 진정 평화를 위한 것이겠는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은 물론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북의 투자, 즉 자본주의화를 위한 것이다. 정전협정 하에서 투자유치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통일 논의를 어떻게 보는가?
“북한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그러나 어쨌든 ‘하나된 조국’으로서의 통일을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남북한 통일논의는 분단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것, 그 정도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현재의 통일논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북의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심각하게 침해될 북한 노동자의 노동권과 남한이 모두 분담하지 못할 북의 산업인트라 구축비용, 즉 통일비용에 같이 참여하게 될 초국적 자본의 북한 침투, 초국적 자본이 휩쓸고 다닌 후의 결과는 우리가 이미 경험한 듯 뻔히 알고 있는 것이고… 심각한 한반도의평화와 동북아 안정, 나아가 세계 평화까지 위협하는 미국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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