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원격교육 특허에 대한 진보네트워크센터의 무효심판청구에 대해 특허심판원이 기각결정을 해 비즈니스 모델(인터넷을 이용한 사업방식)의 특허적격성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터넷상에서의 원격교육방법 및 장치’를 특허출원한 것은 지난 1996년. 특허의 내용은 복잡해 보이지만 이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고 학습데이터와 시험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으로 온라인 교육뿐 아니라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인터넷의 이용 과정에 불과하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지난해 3월 이같은 삼성전자의 원격교육 특허에 대해 “사람들 사이의 인위적인 약속과 인간의 정신적 활동을 이용하는 교육의 방법에 대한 특허는 적격성이 결여됐다”며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1년여 심사 끝에 소송을 기각하고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 원격교육 특허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사이버 교육이 특허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부의 정식인가를 받아 올해 3월부터 강의를 실시하는 9개 사이버대학을 비롯해 초중고교 원격 과외, 기업체의 사이버 직원연수, 온라인 어학교육 등이 모두 삼성전자가 특허출원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만약 삼성전자가 이들 온라인 교육기관에 대해 특허권을 행사하면 대부분의 온라인 교육기관들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들 교육기관들이 일반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교육방식, 즉 학생에게 학습데이터와 시험데이터를 전송해주고 학생이 전송해온 시험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데이터를 다시 전송해주는 것이 삼성전자의 원격교육특허를 자기도 모른 사이에 ‘도용’한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특허출원 이후 아직까지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거나 로열티를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언제 공격적 특허분쟁을 일으킬지 모르는 일이다.

정보통신운동진영은 삼성전자의 원격교육 특허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특허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남희섭 변리사는 “아이디어 자체에 특허를 부여하게 되면 후발주자는 경쟁에 참여하지도 못하게 된다”며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사회의 일반적 특허와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법 제2조는 “발명이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 방법 대부분은 자연 법칙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인위적인 약속을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특허는 선점한 자에게 광범위한 독점권을 보장하며 인터넷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만약 온라인 교육기관에 대해 공격적 특허분쟁을 시작한다면 그 피해는 이용자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한편 진보네트워크센터는 특허심판원의 기각결정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곧 특허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특허 반대 사이트(networker.jinbo.net/patent)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특허반대 서명운동을 펼치며 네티즌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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