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약을 탈선시킨 로비그룹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1/2월호 아그네스 시나이

백 년도 채 안 되어 베니스가 바닷물로 소실되고 방글라데시는 물 속에 가라앉고

몰디브는 지도상에서 사라진다면? 이것은 묵시록적 공포영화가 아니라 기후변화의 결

과에 관한 과학적 가정이다. 지난 해 11월 헤이그에서 열린 유엔회의의 실패는 대기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것임을 의미한다. 적어도 올 봄 본에서 열릴 속개 회의에서 다시

합의 노력이 있을 때까지는 그러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우려한 것처럼, 작년 11월의 헤이그 기후변화 회의는 결국 실패로 끝

났다. 이 대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우산그룹이라 적절히 이름붙여진 미국과 그 동맹

국들(일본,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비타협적 태도였다. 1997년 회의에서 조인된

교토의정서에서 이 나라들은 의정서의 유연화 메카니즘만을 인정했었다. 프랑스 환경

장관 도미니크 부와네가 이끄는 유럽연합 협상단(프랑스가 유럽연합 의장국이었다)은

영국측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의적인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은 미국

측의 태도가 의정서 자체를 무의미하게 할 만큼 수많은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구멍들에는 온실가스1) 방출을 실질적으로 감축하는 국가적 정책 대신 이루

어지는 방출권(유명한 ‘오염시킬 권리’)의 무제적인 행사가 포함되었다. 이들 구멍은

또한 북반구의 온실가스 방출량을 궁극적으로 21.5%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으면서 각

국의 ‘책임’에서 가장 주된 부분을 삼림으로 하고 있었다.2) 그리고 남반구 국가들에

대한 ‘청정개발 메카니즘(CDM)’-원자력을 포함할 수도 있는 메카니즘이다-의 이전에

대해 극도로 모호한 용어가 제시되었다. 또한 다국적 석유기업을 비롯한 대규모 에너

지 생산기업들이 환경과 관련해서 빈약한 투자에 대해 공적 재정지원을 얻기 위해 생

태친화적 옷을 차려입게 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했다.

로비 그룹들은 이제 헤이그와 같은 국제회의가 열리는 모든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

고 있다. 국제상공회의소(ICC) 깃발 아래 단결한 이들은 북미 그룹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전략을 바꾸었다. 기후변화 회담을 탈선시키려 조직적으로 노

력해온 초국적기업들은 이제 보다 ‘건설적인’ 접근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

에 이들은 교토의정서의 유연화 메카니즘에 대한 무제한적인 행사를 보장하려 노력하

고 있다. 우산그룹이 옹호하는 유연화와 제외 조항에 관한 이 모든 이야기는 북미 협

상단을 그들이 완전히 장악한 결과임에 틀림없다.

우선 방출 허가권 거래를 다뤄보자. 교토의정서에 의하면 이 메카니즘은 2008년까

지 효력을 발휘할 수 없지만, 이러한 허가권의 중개는 이미 번창하는 투기 사업이 되

었다. 이 수익성 좋은 선물시장은 1999년에 이미 50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3) 몇 십년

안에 수조 달러의 천문학적인 규모에 다다를 수도 있다. 교토의정서가 이행되기도 전

에 시장 투기가 시작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세계은행은 남반구의 산업 프로젝트

들을 지원하기 위해 원형탄소기금(PCF)을 설립하였다. 셸과 미쯔비시, 네덜란드 정부

가 최초의 투자자들이다. 기금은 투자에 대한 대가로 투자자들-각국 정부와 기업들-

에게 저리의 방출 신용을 제공한다. 이는 이산화탄소 가스에 투기함으로써 ‘청정개

발’ 메카니즘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같은 방식으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국제방출거래협회(IETA; 오스트레일리

아 증권거래소, 국제석유거래소(IPE), 셸, 브리티쉬석유, 아모코, 스타토일, 도쿄전

력 등 우산그룹의 주요 기업들이 회원으로 있다)를 설립하는 수단이 되었다. 이들의

목적은 교토의정서가 있건 없건 전지구적 방출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SGS그룹, 트

렉슬러&어소시에이츠, 윈락 인터내셔널, 에볼루션 마켓츠 LLS 등 또한 이 난투극에

뛰어들었다. 환경금융생산사(EFPC)의 리차드 샌더는 “우리는 지금 자본과 환경시장의

수렴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4) 결국 방출시장은 파생상품 시장들과

연결될 것이고 투기적인 헤지펀드들이 이 새로운 카지노 자본주의에 뛰어들 것이다.

우산그룹 협상단이 압력을 가하는 또 다른 부분은 ‘청정개발’ 메카니즘에 탄소 싱

크(carbon sinks;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것으로 숲과 농토를 의미한다-옮긴이), 조

림, 농업 토지 등을 대규모로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이는 ‘토지사용·토지사용 변

화·임업(LULUCF; 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이라는 전문어로 알려져

있다. 미국농장사무국연맹(AFBF)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농업 로비 그룹 가운데 하

나이며 그 정치적 요구는 농업을 훨씬 뛰어넘는다. 연맹 회원들 대부분은 사실 농민

이 아니라 투기자들이며, 40억 달러에 상당하는 연맹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필립모리스, 스웨이어하우저, 유니언 카바이드, 포드자동차 등의 기

업도 들어있다.

인간활동이 지구온난화의 한 원인이라는 점에 대해 논박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

들의 관심사는 “국제 기후변화 협약이 미국 농업의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집중된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이 농업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탄소를 즉각 전면적으로 밝힐 수

있도록 현재의 협상이 엄청난 가능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5)

미국농장사무국연맹은 기후협약에 반대하는 농민연합(FACT)을 설립했는데 이는 명

칭과는 달리 기후에 관한 모든 논의에 반대하는 그룹이다. 이유가 뭘까? 미국 의회에

서 기후협약에 반대하는 농민연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수많은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인 공화당의 척 헤이젤의 말을 빌자면, “농장과 목장업이 연료와 에너지를 집약적

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교토의정서를 적용할 경우 이들 부문의 이윤이 급락할 것이

기 때문이다.6) 제지회사 스머핏-스톤의 환경 담당 부사장인 앨런 M. 콜레프가 미국

삼림제지협회(AF&PA) 회장 W. 헨슨 무어에게 작년 9월 11일자로 보낸 편지에서는 국

내 소비와 관련하여 이와 동일한 메시지가 마찬가지로 분명하게 담겨있다.

180도 선회

이 편지에서 콜레프는 기후변화 회담에 탄소 싱크를 삽입시키는 문제에 관한 국무

부의 “180도 선회”에 대해 헨슨 무어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다. 그는 “국무부측의 이

러한 ‘통찰’이 미국삼림제지협회의 기후변화 담당 직원들의 계속된 노력에 기인하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하였다.7) 때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과학환경정책프로젝트

(SEPP)-이들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비영리 정책연구 그룹”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같

은 ‘두뇌집단’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이들 가운데는 [워싱턴타임즈]-문선명 목사

의 ‘통일교도(moonies)’들이 소유한 일간지이다- 칼럼에 지구온난화를 논박하는 글을

쓴, 기후 수정주의(climate revisionism)의 주요 변호론자 중 한 명인 프레드 싱어도

포함된다.

몬산토는 ‘토지사용·토지사용 변화·임업(LULUCF)’의 모호한 이산화탄소 흡수 메

카니즘에 농토를 대규모로 포함시킴으로써 이득을 얻는 또 다른 회사이다. 몬산토로

서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고안된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재배로부터 벌

어들이는 이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사의 라운드업(Roundup) 제초제와 유전자조작된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 종자가 “기후친화적”이라고 선전할 수 있을 것이다.

몬산토는 이미 초기 기후변화 회담들의 주변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한 바 있다.

심지어 유엔이 승인한 전문가 집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연구단(IPCC)에 참여하

기도 했으며 1999년 5월에는 ‘토지사용·토지사용 변화·임업(LULUCF)’에 관한 특별

보고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유럽 로비 그룹들도 뒤질 게 없다. 유럽 45대 기업의 우두머리들로 이루어진 유럽

산업경영자연합(UNICE)과 유럽기업가원탁회의(ERT)8)는 온실가스 효과를 다루기 위한

‘자발적인’ 합의를 추구하고 있다. 방출권 허가 시장이라는 양식(manna)과 남반구 국

가들에서의 ‘청정’ 산업 프로젝트에 대한 세계환경기금(WEF)의 지원을 향유하는 동시

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강제와 통제 없이 더 많은 것을 생

산하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이들 기업가 집단들이 창작해낸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

한 설득력 없는 해석이다.

*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소(EHESS) 연구원

1) 이산화탄소(산업 폐기물, 도로 및 항공 운수의 급성장), (냉매, 추진제, 포말제,

용해제 등에 쓰이는) 염화불화탄소, (농업에서 발생하는, 인구성장과 관련된) 메탄,

일산화질소(식물 연소, 일산화질소 비료 사용)

2) 서부해안 환경법 연구재단(WCELRF), “기후 망치기: 탄소 추방에 대한 캐나다의 접

근법은 교토의정서를 망쳐버릴 것인가?”, 밴쿠버, 2000년 9월. www.wcel.org에서 볼

수 있다.

3)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 2000년 10월 17일자.

4) [파이낸셜 타임즈], 런던, 1999년 11월 4일자.

5) 미국농장사무국연맹과 미국대두협회(ASA), 전국목장주육류협회(NCBA), 전국옥수수

재배농민협회(NCGA), 미국농민연합(NFU)등이 연서하여 미국 농업장관 댄 글릭만에게

보낸 2000년 11월 13일(헤이그 회담 첫날)자 편지.

6) 네브라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팻 로버츠는 기후협약에 반대하는 농민연합이 모

든 협약에 반대하는 것을 축하하면서 미국 농민들에게 엄숙한 어조로 “모닝콜”을 보

냈다. http://www.fb.org

7) 이 편지는 친필 서명은 없지만 회사명이 인쇄된 편지지에 타이핑한 것이다.

8) 유럽 로비 그룹들에 대한 참고서를 보라. 벨렝 발라냐, 앤 도허티, 올리비어 회데

만, 아담 마아니트, 에릭 베셀리우스, {유럽 주식회사}, 아곤, 마르세이유,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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