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록]

“긴급히 현장토의에 들어가자!”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최근 국내정세는 정치와 경제 두 방면 모두에서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 첫째,

정치의 방면에서 김대중 정권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빠르게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점이다. 당선 직후로부터 취임 직후까지의 인기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

로 마감되고 김대중 정권은 지금 냉혹한 수구.보수 정치지형이라는 현실에 부닥

치고 있다. 4월 2일에 실시된 영남권 재.보궐선거에서 이 지점이 확연히 표면으

로 드러났다. 둘째로는 경제 대공황과 IMF 신탁통치가 반년 가까이 진행되어 오

면서 마침내 실물공황의 본격화와 대량실업을 가져오고 있는 점이다. 경제성장

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실업자 수는 2백만명 대를 향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일본에 금융위기가 조성되면서 일본경

제가 복합불황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경제에 부정

적 작용을 미쳐 공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 대공

황과 IMF 신탁통치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에 대하여 구조적 변혁, 민주변혁―

정치 및 경제를 총망라한―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러한

민주변혁이 아니고서는 경제 대공황과 IMF 신탁통치로부터의 탈출이 불가능하다

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져 가고 있다.

<1> 정치정세 동향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두달 가까이 되었다. 그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의 동시병행적 추진 즉 “민주적 시장경제”를 표방했다. 또 이것을 실시하는 정

부로서 ‘국민의 정부’임을 표방했다. 그러나 이것은 실은 미국이 권고(?)한 신

자유주의 정치.경제 질서를 뜻하는 것이다. 경제 대공황과 IMF 신탁통치라는 위

기적 과정을 매개로 하여 미국은 이것을 관철하고자 했다. 김대중 정부는 그 집

행을 약속하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 구상은 두달이 지나지 않아서 정치.사회의

영역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여기서 정치란 주로 제도정치권을, 사회란 주로

노동자.민중을 말한다. 아직 노동자 민중이 정치세력화되어 있지 못하므로 이러

하다) 두 영역에서 동시에 반작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어째서 정치권에서 제동이 걸리게 되었는가? 그것은 김대중 정권이 선거를 통

해서 집권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정치지형 또는 정치적 세력관계 위에서

집권에 성공한 것이며, 그러한 세력관계의 구성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

다. 그러한 가운데, 집권세력은 국회 안에서 다수파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단일 정당도 아니고 자민련(수구적 경향이 있는)과의 연합 정권이라는

취약점까지 지니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의회 밖에서의 정치세력관계도 그 못지

않게 열악하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났듯이 영남지역의 주민들은 여전히

수구.보수적인 한나라당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다. 수구.보수적 성향

을 지니는 자민련이 국민회의(신보수주의로 개종한)와 연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은 패배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지형이 쉽게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김

대중 정권은 노동자.민중으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어서 집권에 성공하였다. 그

러나 집권하기까지 그는 자신이 신자유주의로 개종했음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었

다. 그러나 당선 직후부터 IMF 신탁통치라는 상황을 빌미로 하여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노골화하였다. 그것이 노사정 위원회의 정리해고제 관철로 나타나지고,

실업.해고 등 민중생존권에 대한 무대책―실은 기만책―으로 나타나지면서 노동

자.민중이 급격히 김대중 정권으로부터 이반(離反)하고 있다. 요컨대 그의 당선

은 낡은 정치지형 위에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당선 이후의 행보가 지지기반을

축소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재.보선 완패로 표현된 것이다.(여권은 득표율

이 종래보다 높아진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자민련 연합으

로, 또 여당으로서 단 한군데서도 당선되지 못한 것은 아무리 자족적으로 평가

한다고 해도 “실패”이지 “성공”은 아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민(여전히 그에 대해 커다란 신뢰를 가지고 있는)과 신자유주의 개혁 지향의 중

간층에 국한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뀌지 않으면 다가오는 지방자치체 선거에

서 김대중 정권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여차하면 한나라당에 패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에서도 이런 위험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체제에서 “진정한 민주정치”가 부재함으로 인해서(절차적인

면에서조차!)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그리고 굴절된 형태로 제도권 야당을 통해 표현되어 왔음을 감안할 때,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의사가 엉뚱하게 수구.보수정당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

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자유를 속박하지 않고 풀어주

지 않는 한(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등 진보적 주장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한

들러리로 합법 “사민주의 정당”을 허용한다고 해서 이같은 사정이 크게 달라지

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렇게 김대중 정권은 집권 후 반년이 채 경과하지 않아서 정치위기를 맞이하

고 있다. 이 위기는 통치기술의 고도화―예컨대 국민과의 대화―만으로 해결되

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을 뛰어넘는 조치가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노동

자.민중의 비판에 대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 파고다 공원에서 열린 철거민들의 강제 폭력 철거 규탄집회에 대해서

친 김대중 성향의 노인들이 강제철거를 규탄하고 김대중 정권을 비판하는 빈민.

학생들에게 김대중 정권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런 식의 대응

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최기선 인천시장을 빼내오는 등의 수단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김종호, 박세직 의원을 빼내서 자

민련 의석을 늘이는 방식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방식은

득표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표를 잃는 측면도 있기 때문

이다. “여권의 야당 파괴 공작이 계속되면 6월 지방선거 참여를 보이콧할 수 있

다”고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 이것은 수구.보수층을 결속시키는 효과

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결국 김대중 정권이 정치적 위기를 맞느냐 아니냐는 노동자.민중의 표를 받아

낼 수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노동자.민중의 표를 야당에게 빼앗길 경우

김대중 정권은 여소야대의 압박을 받는 정치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번 지

자체 선거에서 과연 95년 한국통신 사태와 그 여파로(노동자대중의 지지를 대거

상실함으로써) 김영삼 정권이 지자체 선거에서 패배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

을 수 있을 것인가? 정리해고제 입법화 이후 대량실업, 임금삭감이 쇄도하는 상

황에서 그 답은 자명하다.

김대중 정권은 김영삼 정권이 정권 중반기에 직면했던 위기를 지금 이 시점

에, 정권 초반기에 맞이하고 있다.

<2> 경제정세 동향

김대중 정부가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들어선 지 두달 만에 경제는 지난

11월 이래 또한번 붕괴의 위험을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대선 직후에 터져나온

한라그룹 부도 이후 주춤하던 재벌부도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

소기업의 연쇄부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정리해고제의 법제화 이후 대량실업

사태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파국적 상황이 아니라 “파국” 그 자체가 될

지도 모르는 위태위태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한편 4월에 접어들면서 일본 금

융시장이 동요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경제의 동요는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의 회복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작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아가 세계적인 공황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제의 동

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① 일본 경제의 동요와 그 파장

일본경제의 취약성은 어제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다. 최소한 90년대 초반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90년대 들어 시작된 7년간의 장기침체를 겪고 있

다. 그리고 그러한 장기침체가 지금 체계(금융 및 경제) 자체의 순기능을 어렵

게 하는 지경으로까지 되고 있다.

92년 당시 일본 경제는 버블이 터지면서 주가와 땅값이 폭락했다. 그 결과 많

은 주식을 보유하고, 또 엄청난 토지를 대출담보로 잡고 있던 금융기관들의 자

산이 크게 줄었다. 이렇게 자산이 감소하자 은행들은 대출을 축소했고, 이에 기

업들은 자금난으로 연쇄도산으로 내몰렸다. 기업들의 도산은 다시 금융권의 부

실대출을 증가시켰고, 부실대출이 더욱 많아진 금융권은 또다시 대출을 더욱 줄

이면서 기존의 대출금까지 회수함으로써 기업도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

러한 악순환 과정이 지난 7년간 서서히 진행되어 왔다.

이렇게 악화되어 오던 상황은 지난 연말부터 한단계 더 심화되어 체계(시스

템) 붕괴의 조짐을 드러냈다. 금융기관들의 도산이 시작되었다. 작년 11월에는

야마이치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연쇄 파산하여 최근 1년간 17개의 대형금융기관

들이 도산한 것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일본 국내적인 요인도 있지만 동남 아시

아와 한국의 경제공황이 일본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았다. 일본은 이 지

역에서 최대의 대부자였는데 이 대부들의 상당 부분이 부실채권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의 공황으로 이 지역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일본 국내 소재 및 현지 소재 모두) 생산.판매를 축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들어서 일본 경제는 금융, 실물 양 부문에서 공히 무너져 내리

고 있다. 실물부문은 수요부족으로 성장세가 정지하면서 대기업의 적자로 나타

나고 있다. 특히 작년 4월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한 이후 더욱 침체하게 된

수요는 그 후 몇차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비지출의 감소 추세, 그리고 그에 따른 내수경기의 부진으로 인해 예

컨대 유수한 건설업체가 적자를 냈다. 아직 도산까지는 가지 않고 있으나 2차대

전 이후 장기 성장 추세를 만끽해 온 일본 경제로서는 이것은 충격적인 사실이

다. 이에 일본 자민당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감세조치를 할 예정이지만 이러

한 수요부족을 역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서 실업자가

꾸준히 증가하여 2백만 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취약한 지점(급소)은 우리나라처럼 재벌이기보다는 금융

부문이다. 일본의 초국적 기업은 차입금 의존도가 우리에 비해 낮고, 기술력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쉽게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초국적 기

업을 그 동안 일본의 금융부문이 정경유착 메커니즘으로 뒷받침해 왔는데, 이

금융부문이 이제 더 이상 그러한 뒷받침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금 금융부문이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작게는 40조엔에서 많게는 70조엔으로까지 추정되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일본경제를 짓눌러 왔다. 게다가 실물부문의 부진이 주식가격에 반영되어 은행

들은 막대한 규모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 빅뱅(외환거래 전

면 자유화로부터 시작되는)도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금융을 위축시키고 있다. 또

한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요구되고, 경영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강조되자 금융기관들은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차

별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의 극단적 침체와 경제체질 개편작

업이 중복되면서 일본의 금융부문은 지금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4월 3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사가 일본 정부가 발행

하는 국채 및 외화채권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

을 계기로 해서 금융부문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엔화, 주가가 동시에 하락

하고 금리가 앙등하고 있다(채권가력 하락). 만약 이러한 양상이 조금만 더 진

행된다면 엔화, 주가의 대폭락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것은 일본 경제 전체

의 복합불황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 나아가 공황으로까지, 시스템의 정

상적 기능이 곤란해지는 지점으로까지 나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세계경제 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의 경우 일본의 복합불황이나 공황이 곧

바로 세계공황으로 비화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만약 금융부문의 부실채권 문

제를 해결하고 경기부양을 위해서 일본 정부나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 재무부

채권(3200억 달러의)을 대량 매각한다면 미국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세계금융공황으로 직접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인

데, 그렇게 될 현실적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한편,

현재 세계적으로 과잉생산 상태이므로, 그리고 금융부문에서 거품이 많기 때문

에 세계경제의 붕괴 위험은 상존한다. 그러나 일본경제의 붕괴가 세계경제의 붕

괴로 되려면 심리적 요인이 가해져야 하는데 아직 그러한 조짐을 보이지는 않는

다. 다소간 거품이 빠지면 순항할 수 있다는 낙관적 심리가 자본가들 안에서 지

배적인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주요 구성부분인 일본의 주가폭락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쳐 세계적인 주가하락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동남 아시아와 한국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경제가 황으로 빠져들어가면 실물경제에서 이들 나라의 수출이 축소된다. 또 엔화가 평

가절하되면 그에 연동하여 연쇄적으로 이들 나라의 화폐가치는 절하되어야 한

다. 이러한 평가절하는 이들 나라의 달러 표시 외채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

다. 그래서 이 지역은 수출부진에다 외채부담 증가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동남 아시아 및 한국의 화폐가치가 평가절하되면 이

들과 가격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의 위안화도 평가절하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

이다. 그래서 동아시아 전체가 경쟁적인 평가절하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최악

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의 경우 엔화가치가 평가절하되면 가격경쟁력 상으로 유리한 요인이 제거

됨으로써 무역수지 흑자가 다시 적자로 될 것이다. 반면에 엔화의 평가절하에

따라 원화도 동반 평가절하되는 측면에서는 외채부담을 그만큼 증가시킬 것이

다. 뿐만 아니라 일본 금융부문의 붕괴와 자금경색이 한국의 은행 및 기업에 대

한 일본의 대출금을 회수하도록 작용할 경우 한국은 또다시 외환위기와 자금경

색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달러 표시 환율은 다시금 폭등할 것이고,

이것은 주가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금리를 상승시킬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

대중 정부가 도모하고 있는 IMF와의 금리인하 협상조차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일본의 복합불황은 여러 경로를 매개로 하여 한국경제에 커다란 위협요

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② 한국경제 위기 상황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기 전후로 해서 단기채를 중.장기채로 전환하는 교섭이

성공리(?)에 이루어지면서 최소한 외환위기, 국가부도 위기만은 모면되는 듯 했

다. 이렇게 급한 불을 끈 바탕 위에서 개방.개혁을 계속해 나가면 외국자본이

계속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대신 높은 환율 덕분에 수출이 늘어나서 무

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이렇게 가면 (무역수지도 흑자, 자본수지도 흑자가 되

어) 외환보유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낙관적” 전망 속에는 노동자.민중의 생존 문제는 포함되고 있지 않다! 노

동자 민중이 죽어나가더라도 기업이 잘 굴러가고 국가부도만 면하면 “낙관적”이

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예상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고갈되어 국가부도가 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초

긴축 기조가 강요되는 한 투자는 줄고 기업은 쓰러지게 되어 있고 그렇게 되면

낙관적 전망은 허구에 불과한 것으로 되고 만다. 실제로 수출이 늘어나고 무역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고 하는 속에서 경기는 상승이 아니라 하강을 계속하고

있고, 그러한 경기하강의 속도를 능가하는 실업폭증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하여

실업의 폭증이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의 사회.정치적 장애(부르조아 경제학에서

는 노동자 문제는 경제문제가 아니고 사회.정치 문제이다! 그들에게는 자본과

자본축적 문제만이 경제문제다!)로 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그래서 느닷없이

정치논리가 경제논리와 각축하기 시작했다. 가장 수구 보수적인 조선일보에서까

지 그런 정치논리를 인정하고 있다. 조선일보 4월 6일자 칼럼 ‘태평로’에서 이

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느 선까지 구조

조정을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인가. 사회보장제도가 안 되어 있고 혹심한 경기침

체로 한동안 일자리 창출도, 재정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우리 사회가 실

업을 참아줄 수 있는 한계점은 어디인지 정치사회적 차원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

이다”―기업부도 행진으로 상징되는 실물경제의 붕괴가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 연말에 버금가는 또한번의 위기를 향해 달려가

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는 사회.정치적 위기를 포함해서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그럼으로 인해 재정부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두곳에서 동시에

먹구름 드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우리 경제

는 구조개혁을 신속.충실하게 추진하더라도 올해와 내년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게 되며, 구조개혁에 실패하고 금융경색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올해 성장

률이 마이너스 2% 아래로 급락하는 등 남미형의 장기불황에 빠져들 것”이라고.

물론 한국개발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는 구조개혁을 신속.충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즉 “기업 및 금융기관이 원

활한 구조조정을 이뤄내면 내년에는 2∼3%의 저성장을 거쳐 2000년 이후 5% 안

팎의 안정적인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은 낙

관적으로 되려면 원활한 구조조정과 더불어 “대외적 충격이 내습하지 않는 것”

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엔화 가치의 하락을 비롯

하여 일본경제의 복합불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외적 충격의

내습이 예고되어 있는 만큼, KDI처럼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만을 유일한 대안이

라고 사고하는 한에 있어서는 비관적 전망밖에 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최근 ’98-99년 거시경제 전망’이라는 내부보고서를 작성했

는데, 이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경제가 점차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

기는 하지만 냉정히 말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 성장 : 금리와 외

환 환율이 기대만큼 안 떨어질 경우(그 가능성이 십중팔구이다!) 1.5% 마이너스

성장까지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 물가 :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율은 9.7%에 달할 전망이다.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에 따

라 10.6%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 실질임금 : 실업율 5.2%, 실업자 112만

명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명목임금은 3∼4% 하락하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은 10∼15% 떨어질 전망이

다. ◇ 설비투자 : 원자재 가격 상승, 제조업 가동율 하락 등으로 설비투자가

30∼40% 감소할 전망이다” 등이다.

이렇게 정부측에서조차―가능한 한 낙관적 전망치를 내놓고자 하는―비관적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경제가 굴러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망에

는 해외부문과 금융시스템 쪽에서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는 것이 가정되어 있다.

그러나 사정은 이러한 가정과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해외부문이 매우 불안

정하다는 것은 수차 언급했다. 그리고 금융체계(시스템) 쪽 역시 매우 불안정하

다.

해외부문이 불안정해지면 그 영향은 일차적으로 금융부문에 미치게 된다. 우

선 국내 금융기관들이 일본 은행들로부터 자금회수 압박을 받게 된다. 그러면

은행들은 자금을 경색되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 즉 대출 뿐 아니라 무역금융 결

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러한 양상이 진행되어 환율인상에

도 불구하고 수출이 기대한 만큼 늘어나지 못하고 자금경색으로 흑자부도가 이

어져 왔는데 이것이 더욱 악화되게 된다.(최근 들어 상장기업들 가운데서 자금

경색으로 인한 흑자부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지난달 3월말

까지 상태에서 자금사정으로 도산했다. 자금사정이 풀리지 않으면 부도기업이 늘어남

은 물론 흑자도산의 비중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본 엔화 가치

가 동요하면 원화의 환율도 불안정해진다. 이것은 투기를 조장하게 되고 주가하

락, 금리상승을 가져온다. 이렇게 되면 고금리가 악화되고 기업의 금융비용 부

담을 가중시켜 부도를 증가시키게 된다. 다음으로 일본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지면 일본 금융기관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기업들(대표적으로 한 자금난에 봉착하게 된다. 그리하여 실물부문이 직접 부도위협을 받게 된다.

누구의 말처럼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한국경제의 앞날에 놓인 가장 위험

한 지뢰밭”인 것이다.

다음으로 국내 금융시스템의 불안정 문제이다. 국내금융기관들은 국제결제은

행(BIS)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지금 자금을 매우 경색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무역 금융에 대한 결재를 기피하고 있어서 수출업체들이 자금난, 원

자재 난으로 높은 환율의 잇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IMF는 금

융부문의 구조조정을 핵심적 과제로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종금사에 이어 은

행 부문에 구조조정이 실시될 경우 금융시스템에 엄청난 파장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 민영화 중인 은행들에서 외국인 소유지분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데(대표

적으로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이들이 경영권 인수에 나서게 될 경우에는 금융

시스템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것이 예상되고 있다.

다른 한편 엔화 값이 하락할 경우 실물 부분에서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의 가

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수출부진→무역수지 적자→외환보유

고 감소를 낳게 된다. 조선,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수출업계가 이미 위기를

느끼고 있다.

이러한 제반 사정으로 인하여(이상의 고찰에서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채상환

부담이 높아지는 중 장기적이 문제는 고려하지 않았다) 경제는 5∼6월 경에 심

각한 위기상황이 조성될 것이 예고되어 있다. 지난번 위기가 금융부문에서 집중

적으로 나타났다면 이번에는 실물부문에서 집중적으로, 그리고 금융-실물 부문

이 동시적으로 붕괴되는 복합불황으로 나타날 것이다.

<3> 총자본의 대노동 전략과 총노동의 대응

지배세력과 김대중 정부는 위에서 간략히 살펴 본 바와 같이 경제적.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기에 대한 전략을 아직 보여주

지 못하고 있다. “민주적 시장경제”라는 추상적 구호만 가지고 이 사태를 감당

할 수 없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김대중 정부는 이데올로기와 노

선 수준에서는 준비가 되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전략 수준에서는 준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신자유주의 교과서대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교과서와 다른 전략을 택할

것인가?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KDI는 그러한 교과서적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

다.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

나라 기업의 채무가(개인사업자를 포함하여) 총 900조∼1천조 원에 달하는데 강

력한 구조조정 즉 신자유주의적 전면 개방, 전면 개혁을 하지 않으면 커다란 파

국이 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중반께 건설업을 필두

로 해서 기업 부도율을 최악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한다.(한겨레신문 4

월 4일자 참조)

그러나 이 경고에 대해 지배세력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특권관료 분파를

대변하는 조선일보나 천민재벌 분파를 대변하는 중앙일보나 현실을 잘 알지도

못하는 책상머리 주장이라고 이것을 폄하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정부 정책

의 진행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수치도 틀리는 등 책상물림의 관념성을 엿보이게

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IMF로부터 금리인하를 받아내어 기업에 숨통을 터주자는 노

력을 하고 있다. 재경원 장관이 캉드쉬와 만나서 그것을 요청했으며 긍정적 반

응을 얻었다고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캉드쉬는 환율이 안정되는 것(“외환시장

에 대한 충격이 없으면”이라면서)을 조건부로 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동아일보

4월 5일자 “IMF와 금리인하 이견” 제하의 기사를 참조하시오.) “한국이 IMF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그에 손발을 맞추어 미 행정부는 한

국 경제 구조조정 잘하고 있다고 신자유주의 개방.개혁을 부추기고 있다. 미 재

무부는 언론발표문을 통해 루빈 장관이 이 장관에게 “한국이 지난 3개월 동안

이룩한 금융시장 안정 및 김대중 대통령의 확고한 경제개혁 노력을 높이 평가한

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환율은 안정되지 못하고 더욱

등귀하게 되어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이미 1,700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벌 부도행진이 다시 예상되고 있다. 홍보컨설팅업체인 에델만

월드와이드 사가 지난 3월 30일에서 4월 2일 사이에 주한 외국기업 최고 경영진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4일 발표한 ‘한국경제 회복 전망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한국 재벌기업의 추가부도를 예상했다고 한다.

또 응답자 50명 중 32명은 “한국 재벌기업의 추가부도는 한국경제의 또다른 위

기상황을 가져올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초국적 자본들의 이런 “인식”이 아니더라도 이미 실물공황은 파국적으로 진행

되고 있다. 하루 1만명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업자 예측은 종래에

는 200만 명 이하이던 것이 이제는 3백만 명 대가 정설이 되고 있다. 3백만 명

실업자 시대! 1천3백만 노동자 가운데 3백만이 실업자인 상황이 오고 있다.

그러면 무슨 전략적 선택의 여지가 있는가? 정부는 이달 말 안에 “뉴 뉴딜 정

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국민과의 대화’ 시간에 전격적으로 발표하여 극

적 효과를 노리고자 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이러한 방향전환은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가 ‘구조조정’에서 ‘실업문제’로 급격히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

이라고 일부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물밑으로 민주노총 내의 일부 흐름

과 이런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수십조 원의 자금을 풀어서 한편으로

공공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또 고용보험 재원을 확충하여 급여 대상 및

기간을 늘이고, 그 중 일부를 직업훈련에 돌리고, 이 직업훈련을 노동조합이 맡

아서 하는 등의 국가와 노조간의 협력체제 구축이 그것이다.

이것을 정부는 노사정 협력관계, 협력구조를 정착시키는 미끼로 사용하고자

할 것이다. 정리해고제의 일방적 법제화로 틈이 벌어져 있는 민주노총을 이것을

미끼로 다시 노사정 위원회에 참여시키고자 할 것이다.

이런 방향은 이미 굳혀져 있는 것 같다. 4월 3일자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대

중 대통령이 귀국 후 풀어놓을 뉴 뉴딜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실업대책을 기본축

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즉 ① 공공사업 발주 등 대대적 사회간접자본(SOC) 투

자, ② 산업구조 조정에 따른 직업재훈련 및 생계비 보조, ③ 금리인하를 통한

기업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이 내용은 IMF 총재 캉드쉬와의 협의(실은 총독의

허락!)를 거쳐서 19일로 예정된 ‘국민과의 대화’ 시간에 발표될 것이다. 다만

신 노사정 협력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극적 효과를 노려서 사전 보도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것으로써 이반하고 있는 노동자.민중을 무마하고 지자체

선거를 승리로 이끌 전략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 전환에 대하여 노동자계급과 민주노조운동은 과연 어떻게 대응해

야 할 것인가?

우리가 보기에 이러한 전략은 집권세력의 정략일 망정 종래의 구조조정과 신

자유주의 개혁 일변도로 내달리던 것에 비하면 긍정적인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

나 금리인하는 잘 되지 않을 것이고(앞서 말한 제반 사정으로 볼 때) 또 대대적

사회간접자본 투자도 잘 되지 않을 것이다. IMF가 재정지출을 긴축하는 것을 대

원칙으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가피하게 공기업을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방법(외환은행의 매각이 이미 추진되고 있고 담배인삼공사, 한국전력,

포항제철, 한국통신 등의 정부보유 주식(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한) 매각

도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이를 위해 방산업체를 포함하여 공기업도 재경부장관

의 사전허가를 받으면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도 주식의 3분의 를 취득하여 적대적 인수합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정부는

‘외국인 투자 및 외자도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번주 중에 시행키로 했다)과 그와 곁들여 세계은행(IBRD)으로부

터 10∼20억 달러의 차관을 도입할 것이다.

또 지배세력 안에서의 조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실업문제 해결이냐 구조조정

뒷받침이냐를 놓고서 논의하면서 결국 절충적인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조

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벌써부터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재정을 어디에 우선적

으로 쓸 것이냐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외국인의 신뢰를

되찾는 게 급선무이므로 금융기관 부실채권과 부실기업 정리에 정부 돈을 먼저

써야 한다. 아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실업자들을 먹

여 살리는 데 우선적을 써야 한다는 두 가지 의견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것

이다” : 조선일보. 앞에서 인용한 기사를 참조)

요컨대 이번 발표는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노동자.민중의 생존

에 대한 달래기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 대가는 외채를 수십억 달러 더

증가시키는 것과 국가 기간 산업(은행 및 공기업)을 초국적 자본에 넘겨주는 것

이다. 빚을 끌어오고 기간 산업을 팔아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 문제를 다소간 누

그러뜨리는 전략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이것을 빌미로 원래 구상했던 대로(지

난주 주간정세동향의 최장집 교수 인용문 참조) “노사정의 기능적(실리주의적)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직업훈련을 산업 또는 부문별로

구분하고, 금속.공공 등의 산업 또는 부문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금속연

맹과 공공연맹이 이를 공동으로 집행하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양 노총의 통

합으로 나아가는 골격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총과 민주노조

운동은 여차하면 일시적인 것, 작은 것을 얻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주고 계

급성을 잃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지도 모른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지금 즉각

이 문제에 대한 토의에 들어가야 한다.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토의를!

우리의 입장은 간단하다. 김대중 정부의 “뉴 뉴딜” 전략에 긍정적 요소가 포

함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장기적.근본적으로 부정적가 독으

로 들어 있다. 따라서 기본원칙을 튼튼히 하면서 대응하는 것 이상의 묘책은 없

다. 매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원칙을 잃고 실리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제안이 노동자계급의 근본적 장기적 이해와 어떤 관계가 있

는지, 또 민족적 민중적 이해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중요시하면서 당면의 실

리적 이해관계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견지에서 우리는 이런 방향의 대응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노동

자.민중의 생존권은 정부의 시혜를 기대하기 보다 대중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정리해고제 무효화 없는 실업대책은 미봉책일 뿐이다. 둘째는 노사정 위원회 참

여 문제는 조합원 대중에게 그 가부 결정권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이후 잠정협

상안에 대한 결정권도 마찬가지로 조합원 대중의 것이어야 한다. 그것 없이는

노사정 위원회 참여는 참여민주주의로 되지 못하고 노사협력주의로 귀결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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