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 이의제기해 도마에…폐지하자니 자민련 눈치
국가보안법 문제를 어떻게 다룰까. 국민회의가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현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킬지, 아니면 보완할지 등 근본 문제에 대해 뜯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주제가 워낙 민감하기 때문이다. 유엔 인권위가 국가보안법 7조(반국가단체에 대한 고무-찬양 등)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박태훈씨 사건에 대해 {유엔 규약상 의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내온 것도 한 계기이다.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서는 실무차원의 방침은 세워진 상태다.
정책기획단을 통해 광범위하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소리]를 반영해 이로 인한 정치적 시비나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회의가 이에 대해 극도의 신중함을 꾀하는 것은 사안 자체가 워낙 [시한폭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민련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없다. 자민련과는 지난해 대선 직전 DJP연대 때 이 문제가 정책공조 제1 현안으로 올랐던 사안이다. 결국 김대중후보 진영의 대선공약까지 바꾸게 했을 정도였다.
DJP연대 전까지의 국민회의의 입장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질서보호법]으로 대체입법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13대 국회 때는 현법무장관인 박상천 의원 등이 주도해 민주질서보호법을 제출했으나 임기만료때까지 처리하지 못해 폐기처분된 바 있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자민련의 입장 때문에 [현 보안법의 틀은 유지하되 필요한 부분은 수정-보완한다]는 쪽으로 수정된 대선공약을 내
놓아야 했다.
국민회의는 내심 보안법 문제를 한번 점검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판단이다. 그러나 내각제 문제로 여여관계가 복잡한 때에 자칫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획단 발족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회의의 한 정책관계자는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즉각 정책기획단을 띄워 각계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그 시점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또한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와 대미 관계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일단 보안법 개정문제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되,우선 보안법 적용을 엄격하게 해 [시비거리]를 줄이는 쪽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법 대체입법화의 주창자격인 박 법무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 축사를 통해 {현행 국가보안법의 일부 조항이 문제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개정해야겠지만, 법 개정에 앞서 법적용을 엄격히 해 오-남용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회의가 언제 보안법 의견수렴의 뚜껑을 열지도 [공동여당의 동거정부]를 들여다보는 한 거울이 될 것 같다.
김민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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