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남북문제에 관한 한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보다 더 급한 일은 없다.

이 절박한 문제가 지난 85년 한차례 고향방문단의 왕래가 있은 뒤 끊겼다. 지금도 70만~80만명에 달하는 이산 1세대들은 생사를 알지 못하는 북녘의 혈육을 기다리다 지쳐 숨져가고 있다.

상봉은 커녕 생사확인.편지왕래도 안되는 반인륜적이고 반민족적인 적대관계를 풀지 않고선 남북화해와 교류의 새 장을 열 수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산가족문제를 풀기 위해선 먼저 세가지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가 통일부 강인덕 (康仁德) 장관이 어느 세미나에서 언급한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에 달러를 주고 상봉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제3국을 통해 은밀히 음성적으로 추진되는 가족상봉을 양성화 활성화하자는 방안이다.

이미 국내에만 상봉주선단체가 30여곳에 이르고 중국 옌볜 (延邊) 일대의 상봉 브로커는 집계되지 않을 만큼 난립중이다. 정부는 생사확인에 3백~5백달러, 상봉엔 1천달러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액은 건당 1만달러에 이르고 그 이상의 큰 액수가 거래되기도 한다.

여기에 은밀한 거래인 만큼 속이고 속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들린다. 이럴 바에는 양성화.현실화해 적극 추진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일 수 있다. 합리적 수준의 상봉 액수가 정해진다면 브로커를 통한 위험부담을 줄이고 경비도 절감된다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남북간 이산가족문제를 돈으로 해결한다는 비난을 생각한다면 한시적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방안은 민간단체가 적극 주선에 나서는 방식이다.

최근 북한 평양방송은 20여명의 북한 이산가족이 남의 고향 부모에게 안부편지를 보내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내보냈고 여기에 통일부가 나서 3~4명의 남한가족에게 이 사실을 통보해준 적이 있었다.

남북 언론이 적극 나서 이산가족의 소식과 사연을 싣고 양쪽 언론이 이를 확인.보도해주는 방식을 채택할 만하다. 이미 중앙일보는 북의 노동신문과 이 문제에 관해 긴밀한 협의를 한 바있다. 방송과 신문이 나서 생사확인 작업을 벌이고 그 다음 제3의 장소에서 상봉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남북 당국자가 나서 이 문제를 일괄적으로 타결하는 방식이다.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추진한다는 것은 북으로서도 떳떳지 못하고 그 액수 또한 보잘 것 없을 것이다. 차라리 식량.비료의 적극 지원을 남쪽에 요구하고 이산가족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남북화해와 교류의 새 장을 여는 개방적 입장임을 북한이 인식해야 한다.

북한 무역회사를 통한 상봉의 양성화, 언론사의 적극 주선, 그리고 남북당국자간의 원칙적 합의를 통한 다양한 이산가족 상봉추진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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