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이 30일 지난 11월18일 금강산관광 개시 이래 첫 반응으로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며 “중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언급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평양방송>의 이날 보도와 관련해 최대 관심사는 현정부 대북정책의 최대 성과로 꼽히고 있는 금강산관광이 과연 중단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이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통일부 당국자의 지적처럼,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의 불만은, 현대의 금강산사업변경신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수와 승인 지연으로 현대가 앞으로 6년3개월 동안 북쪽에 지불하기로 한 9억4200만달러중 첫 인도금 2500만달러의 연내 송금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주장은 다르다. 정부 당국자는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의 10월29일 합의서는 남북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아, 상대에게 통보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현대의 사업변경신청이 접수되지도 않은만큼 돈을 지급할 의무도 권리도 없다는 것이다. 사실 입산료 등의 명목으로 북쪽에 주기로 한 관광객 1인당 300달러(12월4일부터 200달러)는 9월7일 정부의 승인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불되고 있다. 9794명이 금강산관광을 한 대가로 현대는 모두 217만 8800달러를 북쪽에 송금했다.

겉보기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핵심은 ‘독점권(기간)’명기 여부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독점권 구체화는 궁리하다보면 여러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풀릴수 없는 난제는 아니라는 분위기를 풍겼다. 현대 관계자도 “북쪽과 앞으로 벌일 사업별로 사업기간을 구두 합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진짜 원인은 정부 일각에서 삐져나오고 있는 ‘속도조절론’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금강산관광 대가로 달러를 북쪽에 지불하는 방식에 대해 미국쪽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핵의혹이 내년 5월말까지 해명되지 않으면 3500만달러의 대북 중유공급 지원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금강산관광 대가로 매달 2500만달러씩 북한에 지불하는 한다면 미국의 대북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99년 1월이 지나면 결정(승인)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1월1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릴 4차 4자회담을 전후해 있을 북미간의 금창리 지하의혹시설 현장접근 3차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이 잘이뤄지면 이 문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이밖에 국내 보수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속도조절’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금강산관광을 남북간 신뢰 축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신뢰 구축의 계기가 될 지 아니면 오히려 불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는 당국의 대처방식에 달려있을 것같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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