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모스크바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이중창이 펼쳐졌다. 주룽지(주용기)중국 총리와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40억달러 규모의 시베리아 가스관 건설 타당성 조사와 중국내 원전 건설, 수호이30MK 전투기 20대의 거래 등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이라크와 코소보 사태의 군사적 해결에 반대하는 등 미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파트너]의 면모도 과시했다.
이날 회담의 핵심은 양국간 경협 강화. 백미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지역의 코비틴 가스전과 중국 동북지역을 연결하는 3,000㎞의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연간100억㎥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까지 파이프라인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두 사람은 또 러시아가 중국 장쑤성(강소성)의 연구용 원전 건설을지원하고, 중국이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인 수호이30MK 20대를 구입한다는 데 합의했다. 2,000년까지 양국간 교역량을 2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무역 의정서를 비롯, 10여개의 경협 관련 협정에도 서명했다. 양국교역량은 지난해 러시아 경제 위기 등으로 55억달러까지 추락했었다.
두 총리는 이날 경협 문제의 일괄 타결로 상당히 부담을 덜게됐다.우선, 러시아는 최대의 달러 박스인 군비 수출 확대가 경제 위기 해소에기여할 것으로 기대중이다. 특히 중국이 항공기와 비료 수입 제한을 완화하고 모스크바에 무역센터를 개설하면, 무역 역조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보고 있다. 러시아는 중공업과 군수산업, 중국은 경공업이 상대적으로우월하므로 서로 도울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도 러시아와의 경협 확대가 실업자 증가와 국유기업 개혁으로 고전중인 국내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월에 총리취임후 처음으로 전인대에서 정부 공작보고를 해야하는 주총리로선[전리품] 하나를 건진 셈이다.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는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과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의 협상에서는 얻을 것보다 잃을게 많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외교 부문에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코소보와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해 11월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과 옐친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공습은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비판한 데 이은 후속 제스처다.
지난 89년 이념 대결과 영토 분쟁을 청산한 두 나라의 최근 제휴는필요성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두나라 모두 땅덩어리는 크고 인구는 많지만, 미국 견제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악수는 수교 50주년인올해 베이징(북경)에서 있을 7번째 정상회담에서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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