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하려면 법적 효력을 갖춘유언장을 작성하거나,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호적이 있어야 한다는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개성이 고향인 김모씨는 북한에 부인과 5자매를 남긴 채 6·25때 월남했다. 김씨는 61년 신고한 호적에 북한의 가족들을 올리지 않았고, 64년 재혼한 부인 백모씨가 데려온 딸인 유모씨를 입양했다. 석유배급사업으로 10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김씨는 96년 식도암 진단을 받고 유언을 글로 남겼다. 당시 부인 백씨는 이미 사망했고, 입양한딸은 독일에서 유학중이었다. 유언장 내용은 {재산 전부를 북한의 가족에게 상속한다}는 것. 김씨는 북한의 처자식 사진도 첨부했고, 집안살림을 돕던 이모씨 등에게 유산 관리를 부탁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듣고 귀국한 수양딸 유씨가 관리인 이씨를 상대로 {유산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냈다. 유씨는 {유언장은 주소나작성일자 등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우의형)는 11일 {이 유언장은 법적효력이 없고,북한의 가족이 호적에 올라있지 않기 때문에 상속권이 없다}면서 수양딸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관계자는 {우리 민법상 자필 유언장의 경우 작성날짜와 주소를반드시 기재하고, 서명날인 해야 한다}며 {사망한 김씨가 만일 유언장을법적 요건에 맞게 만들었거나 북한 가족을 호적에 올려놓았더라면 재산을 물려줄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북한 가족 몫의 상속 재산 관리는 법원이 지정한 재산관리인이 맡게 된다. 이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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