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대우 채무조정, 32조여 원을 출자전환하기로

정부는 4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우 워크아웃 관련 금융시장안정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한국투신·대한투신에 3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 △성업공사를 통해 대우 무보증채 8조 원을 인수 △채권시장안정기금과 시

중은행이 투신보유채권을 무제한 매입 △한국은행이 국공채를 직접 매입하여 유

동성을 충분히 공급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을

단계적으로 투입 등이다.

이번 금융시장안정대책으로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권은 대체로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

로는 통화 및 물가관리 정부 채무 등 향후 경제운용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채권단의 거부로 대우 주력 4개 계열사의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고, 투신사 구조조정 문제는 내년 2월까지 문제를 또

한번 미룬 임시 방편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우부채 규모 90조여 원으로 드러나

대우 12개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실사결과 자산은 61조 2,309억 원이고 부채

는 86조 8,180억 원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우의 주력 4개 계열사((주)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중공업)는 11월 말에 가야 정확한 실사보고서가 나

오기 때문에 아직은 잠정적인 것이다.

또한 실사결과 금융기관들이 12개 대우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으로 입

게 될 손실은 최대 31조 2,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의 손실은 △출

자전환이나 전환사채(CB) 교환을 통한 대출자산의 출자자산 전환으로 인한 잠재

적인 손실 △원금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에 따른 단기 손실 △채무조정후 남는

대출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 등이다.

워크아웃 대상 12개 계열사 가운데 현재까지 나온 10개 사의 방안에 따르면,

출자전환이 5조 9,445억 원, 전환사채 인수가 26조 3,058억 원 등 총 규모가 32

조 2,503억 원에 달한다. 특히 전환사채는 20년간 0.1%의 이자만을 지급하고 20

년 후에는 출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사실상 부채탕감이나 다름없는 특혜적인 것

이다. 또 나머지 28조 원의 대출자산 가운데 상당부분에 대해 이자 감면이 이뤄

진다. 기업별로 감면 대상과 규모가 다르지만 현재의 이자 수준에 비해 통상 5%

이상 깎아주는 수준이다. 전체 여신 가운데 무담보 채권은 18조 원으로, 이에

대한 이자감면으로 인한 금융권의 손실만도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여

기에 대출자산 28조 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도 10∼20% 정도로 예상되기 때

문에 5조 원 정도의 충당금 부담은 불가피하다.

채권단의 이해대립으로 워크아웃 확정 난항 예상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대우문제로 인한 금융권의 부실을 책임져 준

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국내 채권기관들 간에는 여전히 이해가 대립하고 있다.

현재 중간보고서 성격의 워크아웃 방안에 따른 채무조정은 11월 말에 나올 예정

인 최종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채무조정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래서 국내채권단은 각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이해관계로 인해 대우통신, 쌍용

자동차 등의 워크아웃 방안이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부결되었다.

또 해외채권단은 대우 해외채권단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방안 거부권 부

여 등 요구사항을 11월 말까지 받아들여 주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법적 소송에

들어가겠다는 최후 통첩을 정부에 보내는 등 정부와 해외채권단의 협상이 난항

을 겪고 있다. 특히 해외채권단은 11월 10일 이후에도 언제든지 한국 금융시장

에 대해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협상이 쉽게 타결되지 않고 장기화할 가능성

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2차 구조조정 불가피

대우 손실분담에 따라 은행권의 경우 대우채무조정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옴

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그만큼 커져 BIS비율도 전체적으로 1%정도 떨어

지게 됐고, 투신사도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대주주 참여를 전제로 한 증자

실시 등 대대적인 자구노력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른 2차 금융구조조정이 불

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대우에 대한 22조 원의 여신 중 12조 5,000억 원이 채무조정 대상으

로 잡혀서 그만큼은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었다. 또 채무조정 대상이 아닌 여신

의 경우도 상당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은행들은 최악의 경

우 BIS비율이 8%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까지 상정하고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관

변 연구소에서는 제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연구

원은 이미 국내 금융산업이 자산 200조 원대의 2-3개 선도은행을 포함, 4-6개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종합금융기관이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

다.

대우자동차 매각, P&A 방식 추진되면서 대량 정리해고 예상

채무조정 계획과 함께 대우계열사 매각방식과 노동자에 대한 처리방식도 드러

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실사를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은 채권단이 새로운 회사

를 세운 뒤 자산부채인수방식(P&A)방식으로 대우자동차의 핵심사업을 인수하고

외자를 유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이 제시한 P&A방식

은 그 동안 GM이 대우자동차 인수방식으로 요구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채권단

이 대우자동차를 P&A방식으로 인수해 노동자에 대한 대량 정리해고를 한 후에

GM에 매각하는 식의 매각방안으로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와 관련, 전담은행인 산업은행은 직접 GM과 외자유치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

다. 또 GM의 고위관계자는 3일 내부적으로 ‘대우, 쌍용자동차 일괄 인수’를 최

우선 방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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