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15대 국회 원내 활동을 하면서 비리연루 또는 개혁에 반대했던 후보들을 선정해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이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그동안의 정치개혁운동이 주로 제도개혁에 머물러왔지만, 내년 총선을 계기로 정치인 개개인에 대한 `인적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낙선운동을 계획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 계획은 크게 △특정인물에 대한 공천반대운동 △선거운동 기간의 낙선운동으로 나누어진다. 이들은 내년 1월 초·중순께 총선연대기구를 발족한 뒤 각 당 공천에 따른 가이드라인를 제시하고, 공천발표 뒤에는 공천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자료와 함께 구체적인 낙선대상 후보를 선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낙선운동 대상자는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마련한 선정기준에 의해 발표할 방침인데, 각종 부정부패 사건 연루 정치인, 개혁입법에 반대한 정치인, 의정활동에 문제가 있는 정치인 등이 주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민단체의 움직임과 관련해 관심을 끄는 대목은 시민단체들이 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기간중 낙선운동을 실제로 벌이느냐다. 현행 선거법 87조는 시민단체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반대를 금지하고 있어 선거운동 기간중 이들이 구체적인 낙선운동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경우 곧바로 불법행위가 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더라도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적 투쟁을 벌인다는 방안까지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최근 국회 재경위에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개악됐다며 관련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여야 의원들은 9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단체가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견해를 달리한다고 해서 권한있는 기관의 정당한 행위에 대해 적으로 매도하고 낙선운동을 하겠다는 불법적인 협박을 하는 것은 국가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며 “시민단체는 자기 생각만 옳다는 아집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주무 부서인 선관위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공명선거감시운동을 함께 벌여야 할 시민단체들이 불법 낙선운동에 돌입할 경우 선거관리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시민단체들이 불법을 저지를 경우 현행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일대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백기철 김규원 기자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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