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증시 불안정성과 관세 충격 속에서도 대형 기업들은 회복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에 투자한 저소득층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에 직면하고 있다. 금융시장 진입은 생존 전략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집단적 불평등 해소가 아닌 개인의 위험 부담을 전제로 한다. 좌파는 투자 참여의 모순을 비난하기보다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공공 신용평가기관 도입과 금융 민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2025년 미국이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관세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 전체 실질임금이 2028년까지 1.4%, GDP는 약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은 일시적 고용 증가를 경험하지만 서비스업과 농업 부문은 고용이 줄고, 보호 종료 시 제조업 실업률이 급증할 위험도 크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미국 주와 국가일수록 손실이 크며, 일부 국가는 이득을 볼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달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플라자 합의 2.0’과 같은 통화 개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달러의 신뢰도 하락과 세계 금융 질서의 불안정을 드러낸다. 재정적자 확대와 정치적 불안,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각국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대안을 모색 중이다. 달러의 몰락은 단번에 오진 않겠지만, 미국의 오만과 구조적 한계가 기축통화 체제의 서서히 진행되는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 세계 억만장자에게 2%의 순자산을 부과하는 ‘글로벌 부유세’ 도입이 제안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약 2,500억 달러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된다. 고소득층은 대부분 자산을 법인이나 신탁 구조에 숨기고 있어 전통적인 소득세로 과세하기 어려운 만큼, 부동산처럼 회피가 어려운 자산에 대한 과세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제도 설계상의 도전과 정치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기존 불공정한 세제를 보완할 구체적 논의는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급진적 관세 정책은 미 국채 시장을 뒤흔들며 심각한 금융 불안을 초래했고,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준은 실질적으로 ‘24시간 금융시장 보험’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위기를 키웠으며, 금융 시스템은 점점 더 공공 안전망에 기대는 ‘부자들을 위한 사회주의’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실물 경제와 동떨어진 금융중심 질서는 소수 상위 1%의 부 축적을 뒷받침하며, 대중은 위험을 떠안는 구조 속에서 점점 더 배제되고 있다.
달러의 글로벌 지위가 점차 흔들리는 가운데, 유럽연합은 유로화를 통해 보다 균형 잡힌 다극적 통화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맞이했다. 유로는 이미 세계 외환보유액의 20%를 차지하는 제2의 기축통화로 자리잡았으며, 유럽중앙은행 체제를 중심으로 안정성과 신뢰를 구축해 왔다. 유럽이 국제 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유로화를 거래·준비통화로 확대해 나간다면, 탈달러화 흐름 속에서 유로는 독자적 영향력을 가진 통화로 부상할 수 있다.
중국이 국내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을 대규모로 수출하면서 세계 금속 시장에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등 소비국의 금속 가격을 낮추고 조달 비용을 절감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무역장벽과 정책 불확실성, 공급망 집중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떠안게 했다. 특히 철강 수출 급증에 대한 각국의 반덤핑 제재와 중국 정부의 감산 지시 등은 향후 시장 환경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블랙록과 지중해해운회사가 홍콩의 허치슨이 보유한 전 세계 43개 항만 인프라를 인수하려는 23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단순한 민간 매각이 아닌 미중 패권 다툼의 핵심 사례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 거래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통제권을 확보하려 하고, 중국은 이를 자국 해운과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규제 카드와 홍콩의 금융 위상 손상 가능성까지 고려 중이다. 이 사건은 미국이 산업전략 없는 군사·금융 주도의 무원칙적 헤게모니 확장을 추구하는 ‘지오이코노믹스 시대’의 전형을 보여준다.
2025년 5월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면서, 시장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한 재정정책과 정치적 혼란, 자본 유출 및 달러화 약세는 미국이 더 이상 예외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럽 국가들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확대하며 대안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미국의 정치·경제 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글로벌 금융 지위에 중대한 전환점을 예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관세 후퇴’로 포장된 외교적 승리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영국과 체결한 첫 무역 협정에 투자 제한 조항을 포함시켜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영국의 철강과 제약 산업에 대한 ‘안보 요건’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독소 조항으로 평가되며, 이는 미국이 동맹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을 점진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동남아 국가들 역시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자국 내 중국산 제품 재수출을 단속하고, 중국 투자에 제약을 두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강압적 협상 전략은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을 더 날카롭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