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유령이 세계 금융 시장을 떠돌고 있다.
화요일 저녁, “재무부 채권 시장에서 무언가가 해체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논평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시나리오를 알고 있다. 2020년 3월의 사건들과 이후의 조사들이 그 시나리오를 정의했다. 지난 글에서는 그 시나리오를 복기했다.
*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외부 충격(팬데믹, 트럼프의 혼란)이 금융 시장을 강타한다. 주식과 유가가 급락한다.
* 처음에는 정상적인 안전자산 피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듯 보인다. 투자자들은 위기에 휩싸인 주식에서 채권으로, 무엇보다도 재무부 채권으로 달려간다.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수익률은 하락한다.
* 하지만 이어서,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 안정장치 역할을 하리라 기대되었던 28조 달러 규모의 재무부 시장을 패닉 매도가 강타한다. 재무부 시장으로 쏟아지는 광란의 매도 물량은 미국 국채 가격을 다른 자산과 함께 폭락시키고, 이에 따라 수익률, 즉 이자율이 급등한다.
*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비정상적이다. 평소라면 패닉성 청산에 가담하지 않을 주체들(헤지펀드나 외환보유고 관리기관 등)이 움직이고, 시장의 안정자 역할을 해왔던 주체들(JP모건을 포함한 대형 은행들)의 시장조성 능력을 압도한다.
* 채권 시장은 무질서해진다. 가격이 예측 불가능하게 요동치고, 매물로 나온 국채 꾸러미를 사려는 이가 아예 없는 ‘멈춤’의 순간이 나타난다. 이제 문제는 단지 국채 가격과 그로 인한 손실이 아니라, 시장의 유동성이다. 즉, 안전자산을 팔아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능력 자체가 문제다.
* 이제 재무부 채권은 더 이상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는다. 유일한 도피처는 현금뿐이다. 전체 금융 시스템이 자신들의 돼지저금통의 안전성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이는 전면적인 청산으로 이어진다.
* 미국 정부를 재무부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하던 정상적인 메커니즘이 멈춘다.
* 이때 연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고조된다.
이것이 진정한 존재론적 위기의 시나리오다. 이는 단순히 고통과 손실을 유발하는 시장 조정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해체다.
이 시나리오는 2008년보다 더 심각하다. 재무부 시장은 주택 위기 당시 붕괴했던 민간 발행 자산유동화증권보다 더 깊숙이 금융 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다.
위에 제시한 시나리오는 너무나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 끝까지 전개되도록 둘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위기를 다룬 모든 서술은 완전한 사후보고서가 될 것이다. 시스템은 붕괴했을 것이다. 삶이 평상시처럼 계속되기 위해서는 이 서사는 어느 정도 공포로만 남아야 한다.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20년, 위협이 너무 커졌고, 연준은 거대한 매입으로 개입했다. 제롬 파월은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 2008-2009년에 벤 버냉키가 사용한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자산을 매입했다. 패닉성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재무부 시장에 하한선을 설정하기 위해 연준은 한 달 동안 1조 6천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자세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해, 나는 이 2020년 위기를 ⟪셧다운⟫(Shutdown)이라는 코로나 위기 관련 저서에서 서술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가 일정 부분 가상으로 남아야 함에도 금융 시스템의 핵심에 있는 이들 모두는 이 시나리오를 알고 있다. 이 공유된 지식은 금융 시스템 내부자와 외부자를 가르는 중요한 경계선을 이룬다. 채권 시장은 본래 고도의 기술적 영역이며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배관 같은 존재다. 그런데 배관이 곧 이야기가 되어버릴 때, 전혀 다른 팀이 등장한다. 우리는 테슬라 주식을 부추기는 화려한 미디어 친화적 전문가가 아니라, 수조 달러가 걸린 초고난도 트레이딩 데스크를 감독하는 전직 천체물리학자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의 위계와 주요 행위자 및 논평자들 사이에서 공유된 시나리오 자체가 상황에 대한 중요한 사실이다. 화요일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점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그날 밤 나는 이런 메시지들을 받기 시작했다.
10년물 수익률이 4.5%에 도달했다.
그룹 채팅에 따르면, 이 수익률이 3일(종가 기준) 동안 이렇게 많이 오른 마지막 시점은 1982년 1월 7일이었고, 당시 수익률은 14%였다.
무언가가 해체되고 있다.
‘재무부 채권 시장 해체’는 지금 시점에서 거의 만화적인 유령처럼 보인다. 어린 시절 악몽처럼 우리를 따라다닌다. 이것은 진지한 종류의 금융-공포다.
글을 쓰는 현재 시점, 즉 수요일 이른 아침 기준으로 나는 여전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있다”는 문장을 큰따옴표로 묶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난 주말 내내 스튜어트 홀 등과 함께 ⟪위기를 관리하는 경찰화⟫(Policing the Crisis)에 몰두했다. 이 책은 1970년대 도덕적 공황과, 스튜어트 홀이 훗날 대처주의라 부르게 될 정치 흐름, 그리고 영국 내 ‘강도 공황’의 부상을 다룬 문화연구의 고전적 저작이다. 지금 이 순간과의 공명은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다. 다음은 ⟪위기를 관리하는 경찰화⟫ 223쪽에 실린 “의미의 나선적 확대”라는 논리의 설명이다.
의미화 나선(signification spiral)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항상 포함하는 듯하다.
(1)특정한 관심 사안의 식별
(2)전복적 소수집단의 식별
(3)이 특정 사안을 다른 문제들과 연결시키는, 즉 명명(naming)을 통한 ‘수렴(convergence)’
(4)한 번 넘으면 위협이 증대될 수 있는 ‘임계점(thresholds)’ 개념
(5)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언(우리의 경우엔 미국이라는 전형적 사례를 참조하는 방식으로 종종 등장함)
(6)‘단호한 조치(firm steps)’를 요구하는 목소리
이 나선의 고조 메커니즘을 이루는 핵심 개념은 ‘수렴(convergence)’과 ‘임계점(thresholds)’ 두 가지다.
우리는 트럼프가 집권한 첫 몇 달 동안 풀어놓은 수많은 ‘의미의 나선적 확대’ 가운데 하나에 갇힌 것일까? 월요일에는 재무부 시장의 해체가 악몽 같은 ‘금융-공포’로 다가왔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범인을 지목하고, 여러 이슈들이 수렴하고, 우리는 임계점을 넘는다. 화요일과 수요일이 되자, 우리는 이 지점에 와 있다. 부기맨(boogeyman)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메커니즘은 트럼프화된 현실의 다른 영역에서도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블룸버그 단말기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시장과 초 단위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앞으로 벌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일들을 간접적으로만 경험하게 된다. 수요일이 완전한 붕괴로 끝난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완전히 알지 못할 것이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전문가들은 2020년 3월 위기의 원인을 여전히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일 오전 7시 현재, 징후는 좋지 않다. 우리는 본격적인 채권 시장 붕괴에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블룸버그, 파이낸셜 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의 헤드라인이 모두 이를 지적하고 있다. 채권 시장이 곧 이야기다. 이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들 매체에서도 재무부 시장은 보통 1면을 장식하지 않는다. 블룸버그에서는 [Markets → Fixed Income] 항목 아래에 숨어 있다. 그리고 Fixed Income 안에서도 일반적으로 찾게 되는 것은 하이일드(high-yield) 채권이지, 재무부 채권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채권 시장이 뉴스를 지배하고 있다.
관세 공포 속 ‘현금 확보’ 급류… 채권 시장 붕괴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 무엇이 해체되려 하고 있는가?
월요일 아침, 주식 시장의 혼란과 유가 폭락 이후, 진지한 시선들은 채권 시장으로 향했다. 어느 정도의 안전자산 매수 흐름은 있었다. 하지만 월요일 하루 동안 재무부 채권 거래는 정말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재무부 채권이 주식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이 오르다가(위험 회피로 인한 전형적인 안전자산 매수), 곧이어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었다(이는 매우 큰 규모의 포트폴리오가 어쩔 수 없이 매도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인용문 중에 뛰어난 문장이 있었다.
TD 시큐리티의 겐나디 골드버그(Gennadiy Goldberg)는 이러한 움직임이 “‘모든 것이, 어디서든, 한꺼번에’ 벌어지는 거래”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멀티섹터 펀드들이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을 시도하고 있고, 이는 ‘전부 매도’ 거래로 이어진다.” … “헤지펀드들은 미국 재무부 수익률 차이 거래를 맹렬하게 청산하고 있다”고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헤지펀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광범위한 투자자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부 채권을 매도했고, 한 채권 트레이더는 특히 전통적인 자산운용사들을 지목했다. “나는 투자자들이 현금 및 현금과 유사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시장의 변동성을 견디기 위해서다”라고 콜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츠의 선임 금리 분석가 에드 알-후세이니(Ed Al-Hussainy)는 말했다.
<추천 기사> 인스턴트 인사이트, 케이티 마틴 – 시장은 훨씬 더 빠르게, 훨씬 더 악화할 수 있다 . “수익률의 움직임에 대한 가장 단순한 설명은, 투자자들이 팔 수 있는 것을 팔고 숨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주식을 팔면 손실을 확정하게 되므로, 가장 손쉬운 선택지는 재무부 채권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알-후세이니는 말했다. 수익률 변동을 수익률 차이 거래(basis trade)로 설명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더 광범위한 헤지펀드 매도가 재무부 채권, 고신용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 전반에 걸쳐 유동성—즉 자산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월요일이었다. 시장 레이더망 아래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상황은 더 나빠졌다.
화요일은 비교적 조용하게 시작되었지만, 하루가 지나면서 재무부 채권 매도가 매수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거래일이 끝나갈 무렵 매도 압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도에 나섰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정 무렵, 그래프는 이런 형태를 보였다.
출처: 조 와이젠탈 Joe Weisenthal
시장은 항상 양면적이다. 누군가가 매도하면, 다른 누군가는 매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이 양면적 시장의 매수 측면에 관한 극적인 이야기를 보지 못했다. 시장 안정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좋은 소식이다. 만약 주요 시장조성자들(특히 JP모건)이 자기 자본 한도를 넘어서까지 버거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는 위기가 매수 측면으로 번졌다는 뜻이다. 그 경우 우리는 ‘시장 붕괴’ 혹은 재무부 채권의 유동성 위기라는 영역에 진입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야기의 중심이 주로 매도자들에 관한 것이었다.
누가 매도하고 있으며, 왜 매도하고 있는가?
2020년 3월에는 달러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외국 보유자들이 주요 매도자였다. 당시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충격이었다. 모두가 유동성을 필요로 했고, 궁극적인 유동성은 달러 유동성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뉴욕의 돼지저금통을 깨뜨렸고, 재무부 채권을 팔아 현금을 회수했다. 이는 외국 투자자들이 보통은 가격에 둔감한 장기 보유자로서 갑작스러운 매도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무부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
다른 동기도 존재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이 외국 투자자들—처음에는 일본과 산유국들, 이후에는 중국—에게 재무부 채권을 대규모로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위기 상황에서 외국 자산 보유자들의 공격적인 매도가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2008년으로 돌아가 보면, 푸틴이 중국과 함께 ‘공매도 공격(bear raid)’를 시도하려 했다는 끈질긴 소문이 존재한다. 하지만 베이징은 이를 거절했고, 2008년 위기 내내 미국과 협조적으로 행동했다. 그 위기는 민간 부문, 부동산 주도의 위기로 남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정학적 세력이 작동하고 있을까?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채권 시장에 대한 데이터는 느리고 불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단정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는 권력을 전이 가능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는 펜타닐, 국방 지출, 액화천연가스(LNG)를 관세와 엮는다. 누군가가 그에게 같은 방식으로 되갚고자 한다면,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주요 소문이 아니다. 주요한 소문은, 헤지펀드들이 “기초 수익률 차이 거래”를 해체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거래는 재무부 현물 시장과, 재무부 채권을 담보로 대출할 수 있는 환매조건부채권 매매(repo) 시장, 그리고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거나 미래 가격 변동에 대한 투기적 베팅이 가능한 재무부 선물 시장 간의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다.
대체로 이런 거래는 무해하다. 이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베팅이며, 아주 미세한 수익률 차이를 노린다. 하지만 문제는 이 거래들이 동원되는 규모와,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사용되는 막대한 레버리지에 있다.
논평자들이 재무부 시장의 해체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은 헤지펀드들이 설정한 거래들을 언급한다. 이 거래는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차입하는 것을 수반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들은 자기 자본의 50배에서 100배에 이르는 돈을 빌려서, 아주 작은 마진의 수익을 내는 거래를 실행한다. 거래량이 거대할 경우, 작은 마진도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움직이거나, 변동성이 증가할 경우, 헤지펀드에 노출되어 있는 대출자들은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한다. 헤지펀드는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급히 거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이들은 보통의 매도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로, 하루 중 매수자들의 수요나 수용 능력을 압도하는 속도와 시점에 맞춰 재무부 채권을 매도한다. 그 결과, 재무부 채권의 가격은 급락하고, 수익률은 급등한다. 이는 다시 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변동성 지표가 급등하고, 추가적인 마진콜이 발생하며, 더 많은 매도 물결이 유발된다.
헤지펀드 거래의 해체—기초 수익률 차이 거래는 우리가 앞으로 알게 될 여러 전략 중 하나일 뿐이다—는 현재 시장 혼란에 대한 주요한 설명으로 제시되고 있다. 아폴로의 매우 영향력 있는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은 헤지펀드의 기초 수익률 차이 거래에 대해 설명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의 추정에 따르면, 우리는 약 8천억 달러 규모의 노출을 이야기하고 있을 수 있다.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키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한 눈사태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매우 해박한 내부자의 전형적인 스레드(thread)였다.
짐 비앙코 (@biancoresearch):
오늘 밤 채권 시장에서 무언가가 무너졌다. 우리는 무질서한 청산을 목격하고 있다.
내가 추측해야 한다면, 기초 수익률 차이 거래가 완전히 해체되고 있다고 본다.
금요일 종가 이후 현재까지…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3거래일 동안 56bp(0.56%) 상승했다.
이 수익률이 3일(종가 기준) 동안 이렇게 많이 오른 마지막 시점은 1982년 1월 7일이었고, 당시 수익률은 14%였다.
이런 종류의 역사적 움직임은 강제 청산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인간 펀드매니저들이 동부시간 자정에 금리 전망을 두고 결정한 결과가 아니다.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 즉 전체 금융 시스템이 토대로 삼고 있는 시장에서 심각한 균열이 나타나고 있을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불안은 더욱 나선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배관 문제'에 불과한가? 단지 헤지펀드의 거래에 관한 문제인가, 아니면 실제로는 재무부 채권의 초과 공급에 대한 문제인가? 재정적 절제가 없는 미국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이번 주 초 재무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는 재무부에 불리하게 끝난 채권 입찰이었다. 이번 주 채권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재무부는 정기적인 채권 발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장기적 불안과 민주주의의 기능 불능에 대한 우려는 시장의 즉각적인 작동에 대한 불안과 결합된다.
지금이든 미래든, 재정 지속 가능성이 실제로 중대한 문제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것에 대한 우려, 그리고 타인들이 그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많은 성실한 논평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재정적 기초를 설명 또는 “교훈”으로 동원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리즈 트러스(Liz Truss) 사태가 영국 국채(gilt) 시장—즉 영국의 재무부 채권에 해당하는 시장—에서 끝없이 반복적으로 인용되어온 방식이다. 마침 적절하게, 방금 20분 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 다음과 같은 보도가 실렸다.
미국 국채 투매, 리즈 트러스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불길한 반향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수요일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보통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국채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흐름이 2022년에 지속되면서 한 총리가 실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이것이 전면적인 위기로 번질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제 <알파빌>의 훌륭한 동료들이 지적했듯이,
금요일 늦은 시각과 월요일에 벌어진 일은, 2020년 3월에 벌어진 일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었다. 당시 미국 재무부 시장—전 세계 금융 시스템 전체의 기반—은 일주일 넘게 붕괴 직전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우리 동료들이 지적했듯이, 이번에도 변동성은 컸고, 어제 채권 가격이 그렇게 거칠게 매도된 것은, 적어도 일부 레버리지를 활용한 재무부 거래가 강제 청산을 당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아마도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막 전송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블룸버그의 조 와이젠탈이 확인해주었다. 자정 무렵 급등했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되돌림 되었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이 사태는 끔찍한 금융-공포 악몽, 즉 하나의 의미 작용의 나선이 제 갈 길을 가다가 증발해버리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사실은, 이것이 29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라는 점이며, “우리”는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목요일에는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입찰이 예정되어 있다. 아마 그 입찰이 어느 정도는 “현실”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어 사용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파월을 거친 얼굴의 TV용 소방관처럼 묘사한 이미지를 돌려보고 있다면, 우리는 지금 분명히 혼란스러운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연준(FED)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아 보인다.
반면, 강제 청산과 **재무부 기초 수익률 차이 거래(Treasury basis trade)**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리스크를 고려할 때, 연준이 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채권을 매입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이미지: 소방관 복장을 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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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