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와 보쉬전장, 유성기업 등에서는 회사와 제2노조가 임금과 성과급 인상, 특별 격려금, 무쟁의 기금 등에 발 빠르게 합의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개별적 노사관계의 상향 조정 뒤에는, 집단적 노사관계 후퇴와 고용유연화, 노조 무력화의 단초가 생성되면서 ‘신 노사문화’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

기업노조는 87년 이후 노조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제고해 온 ‘민주노조’의 역사성을 후퇴시켜, 과거의 노사관계로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기업노조들은 임원임기를 늘리고, 체결권 조항을 삭제시키는 등 그간 노조의 ‘민주성’을 담보해 왔던 규약을 모두 후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발레오만도)와 상신브레이크는 유성기업과 KEC에 앞서 공격적으로 직장폐쇄를 했다. 사측은 직장폐쇄 후 기존 노조와 대화를 단절했고, 금속노조 집단 탈퇴를 종용했다. 노조의 핵심 간부도 해고했다. 이후 법원이 금속노조 집단 탈퇴는 무효라고 판결했으나, 항소로 시간을 벌며 노조 무력화를 진행 중이다.

두 사업장은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직장폐쇄 후 용역 투입과 친기업노조 설립으로 이어지는 속칭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거치며 교섭권을 빼앗겼다. 친기업 성향 노조가 들어선 후 맺은 임금단체협약은 노조활동 축소, 임금 삭감안 등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