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에서 대화로! 전화점 맞는 한반도 정세

[세상 톺아보기]


△ 9월 5일, 외교통상부 앞 기자회견에서 평통사 미군문제팀 유영재 팀장이 발언하고 있습니다.

1. 북미, 남북 간 간접 정상회담 성사된 2009년 8월

1)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면담 - 북미 대결에서 대화로의 전환점을 마련하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4일과 5일,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시간 반에 걸쳐 면담했다.
북의 보도에 따르면 면담에서는 “조미 사이의 현안 문제들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고 깊이있게 론의되였으며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데 대한 견해일치가 이룩되였다.”고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바라크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하였다.”고 한다. 외교 관례로 볼 때, 이에 상응하여 김정일 위원장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 돌아간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70분에 걸쳐 특별 보고를 했다고 한다. 2000년 조미 공동코뮤니케를 만들어 냈던 북미양국의 전·현직 최고당국자가 면담하고, 이를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전달받음으로써 북미 양국 사이에 간접적인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이다.
클린턴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면담은 북의 인공위성 발사(4/5)와 이를 비난하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4/13), 이에 반발한 북의 2차 핵실험(5/25)과 유엔안보리 1874호 제재 결의(6/12) 등 북미 간 첨예한 대결의 뒤끝에 진행된 것이다. 이는 북미 당국자 사이에 상당한 사전 접촉과 준비를 거쳐 성사된 것으로서 북미 쌍방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북이 플루토늄 무기화와 우라늄 농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집요한 대북 압박 동참 요구를 거부하면서 제재와 압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태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인식을 했을 것이다.
북의 보도대로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조미 사이의 현안들을 논의하고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견해가 일치했다’는 것은 한반도 핵문제를 비롯한 핵심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되고 쌍방 간에 충분한 의견 교환이 이뤄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이제 북미관계가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되는 국면을 맞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클린턴 방북 이후 대화의 조건과 형식, 북핵 포기에 상응한 이른바 ‘포괄적 패키지’ 준비를 위한 한미 당국의 회담 등을 비롯하여 빈번히 전개되는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의 협의는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면담 - 남북대화의 물꼬가 터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8월 10~17일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하고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5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합의사항은 ▲ 금강산(비로봉 새로 포함)관광, ▲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 지역체류 원상 회복, ▲ 개성관광 재개 및 개성공업지구사업 활성화, ▲ 백두산관광 시작, ▲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다.
이들 합의사항은 민간 차원의 합의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안들이다. 특히,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 지역 체류, 이산가족 상봉 등은 남북의 정부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다. 이 같은 문제를 민간인인 기업 총수가 합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현정은 회장의 방북과 5개항 합의에는 이명박 정부가 개입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일 것이다. 일각에서 현정은 회장이 사실상 대북 특사 노릇을 했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합의에 따라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려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되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북과 물밑 접촉을 했다면 그것은 그동안 대북 강경책을 구사했던 정권의 행태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를 북미관계가 클린턴 방북을 계기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는 것과 연관 지어 보면 이해 못할 부분도 아니다. 클린턴이 방북해서 북에 대해 남북관계와 북일관계 개선을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은 그 연관성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클린턴 방북 이후 북이 그토록 비난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연습이 열리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남측에 대해 전방위적인 평화공세를 펴는 것도 이와 연관된 문제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북미관계의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에 발맞추어 남북관계도 파탄의 국면을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계기를 맞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 끊어진 남북관계를 잇는 다리가 되다!
평생을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해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이를 계기로 북에서 역대 최고위급 ‘특사 조의방문단’이 남측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이명박 정부의 치졸하고 소극적인 대응이 있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남북의 최고 지도자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북미간의 간접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간에도 간접적인 정상 간의 접촉이 이뤄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이 자리에서 김기남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측이 남북 정상회담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도 북측에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다고 한다.  
이로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살아서 뿐만 아니라 서거해서도 파괴된 남북관계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우리 겨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빚을 지게 된 것이다.

2. 대화 전환 국면에서 각국의 입장

1) 미국에 전면적인 양자 대화 압박하는 북한
북한이 클린턴 방북을 계기로 억류된 기자와 개성공단 유 씨를 풀어주는 등 미국과 남한에 대한 전방위적인 평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가 효과를 거두어 북한이 굽히고 들어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제 논에 물대기식 주장 같다.
북한은 이미 인공위성 시험발사와 2차 핵실험 성공으로 현 단계에서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즉, 정치군사적 자위력과 과학기술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미국이 북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인민의 자긍심과 결속력을 높이는 효과도 얻은 것이다.  
북은 이런 여유와 자신감에 기초하여 본격적인 북미 대화에 걸림돌이 될 만한 요인들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대화를 촉진하는 한편, 대북 제재로 인한 직접적 피해와 북미관계의 장기 교착으로 인한 소모를 회피하고자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과 대화하겠다고 하면서도 제재를 계속하면서 북에 대해 비가역적 비핵화와 6자회담 복귀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북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유엔 안보리 일부 상임이사국들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 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과 경고로 폐연료봉 재처리, 플루토늄 무기화, 우라늄 농축 시험,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조치들”을 언급했다. 북의 요구는 요컨대 제재를 중단하고 조건 없이 북미 대화를 곧 바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2) ‘제재와 대화 병행’ 전술 집착하는 오바마 정부
오바마 정부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 전술’을 지속하고 있다. 외교안보전략에서 핵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북의 추가 핵무기 개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우라늄 농축이 가져올 심각한 후과를 막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이 절박하다. 의료보험 문제, 이라크·아프간 문제 등의 난관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는 북미관계 진전의 성과가 필요하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오바마 정부는 과거 미국이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해왔고 대화가 시작되면 제재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문제라면서 제재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조차 제재가 북의 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가 제재에 집착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과 이를 타개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취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체면과 위신을 세우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3) 대북 정책의 전환 신중히 모색하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는 본격적인 북미 대화가 예견되는 속에서 기존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수정 필요성과 이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 사이에서 신중한 방향 전환 모색·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태평화위의 합의에 따라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는 처음으로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 것이 하나의 근거다. 오바마 정부와 대북 포괄적 패키지를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선 북핵 폐기 입장을 완화한 것(‘북한이 핵 포기 결심을 보여준다면<강조 필자>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추진할 것이다’) 변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은 남북관계에 있어 중대한 전환기이자 격동기"라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낀 북한이 다소간의 유화책을 쓰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이나 징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6자회담 회원국들이 합심해 북한 핵을 포기시키려는 노력을 가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정세의 변화는 감지하면서도 북에 대한 불신과 대결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정세 변화의 근본 동인은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다. 북미 대화 국면 전환이라는 정세변화의 큰 흐름에 떠밀려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남북관계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4) 북일 관계 개선 기대되는 일본 민주당의 집권
일본의 54년만의 정권교체는 미국의 오바마 정권의 등장과 함께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의 몰락을 상징한다. 거시적 측면에서는 90년 이후 냉전질서의 해체와 저성장으로 인한 민생 수준의 저하가 정권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민주당의 외교안보정책은 ▶ 긴밀 대등한 미일 동맹관계 구축, ▶ 미일 지위협정 개정을 제기, ▶ 미국과 FTA 교섭 촉진, ▶ 동아시아공동체 구축 목표로 아·태지역 협력을 강화, ▶ 동북아 비핵화 등이다. 이를 볼 때, 미일동맹 편중이 완화되고 아시아와 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그 성향에서나 정권을 담당해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민당에 비해 대북 관계에서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북일 대화에 대해 자민당에 비해 적극적이다. 그는 선거기간 중 아소 다로 총리의 대북 강경 발언에 비해 대화와 협조를 강조했다. 북미관계의 진전의 폭 여하에 따라, 또 북이 일본 민주당 정권에도 적극적 평화공세 펼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북일관계의 중대한 진전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북일 막후 채널도 가동 중이라고 한다.
한편, 일본의 정권교체로 오바마 정부는 대북관계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고, 자민당 정부와 대북 강경 공조를 취했던 이명박 정부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다.

5)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안정 동시에 추구하는 중국
중국은 북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경우에 벌어질 수 있는 동북아의 핵도미노 현상을 우려한다. 그래서 북의 핵무기를 반대하며, 이런 맥락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했다.
반면, 북의 핵포기를 위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경우 북의 고립과 반발로 인한 파국이 일어나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 깨지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은 이런 사태를 원치 않기 때문에 미국의 집요한 대북 압박 공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주도권 확보를 위해 6자회담 재개를 포함한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3. 대화 전망

1) 대화의 조건과 형식
10월 중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북미 양자의 공식적 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하여 9월 15일, 러시아 정부 기관지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일련의 로켓 발사, 핵실험, 우라늄 농축 실험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응하고 한국도 미국의 결정에 따르게 된 것은 어찌 됐건 북한이 외교적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의 기회를 얻은 것뿐 아니라 (협상에서도)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해온 한국 정부는 억울하지만, 북한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한미당국이 꺼려왔던 북미 양자 대화가 시작됨에 따라 6자회담 개최 여부는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양국 대화를 중심으로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의 각종의 양자 및 다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북에 대한 5대 1 압박 구도가 되지 않는 공정한 회담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이 선다면 북도 적절한 시기에 6자회담에 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미당국은 대화중에도 대북 제재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럴 경우 북 역시 자신이 천명한대로 핵억지력을 강화하면서 대화에 임할 것이다. 이런 상태를 미국이 방치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한미당국의 공식적인 발언과는 관계없이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 대북 제재는 유명무실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 대화의 내용
대화의 조건과 형식에 대한 가닥이 잡혀 북미양국이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게 되면 핵심적인 문제인 대화의 내용이 문제가 될 것이다. 대화의 내용이란 북의 핵 포기와 그에 상응하여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나라들이 제공할 이른바 ‘포괄적 패키지’ 즉,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북일관계 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등을 말한다. 이는 사실은 9·19공동성명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내용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9월 15일, “북미대화가 열릴 경우, ‘상응하는 대가’와 ‘인센티브’를 북쪽에 분명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북미 쌍방이 서로의 정치군사적 요구를 어느 수준에서 주고받는가 하는 문제다.
여기서 지난 1월, 북을 방문했던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이 “북이 핵 폐기에 합의하고 30kg의 플루토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하는 대신, 미국은 평화협정 체결, 식량과 에너지 지원 등 북미 외교·경제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북이 거절했다.”고 말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북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은 북핵 포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정치군사적 양보의 수준이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즉, 북은 미국의 제안이 ‘정치군사적 부등가 교환’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북은 올해 2월에 방북한 보즈워스 일행에게 핵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적대정책 철회, 핵우산 제거, 한미동맹 파기를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 벌어질 대화의 핵심적 내용은 북미 쌍방이 어떻게 ‘정치군사적 등가 교환’을 이룰 수 있는가의 문제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의 핵 포기를 요구하는데 상응하여 자신이 양보할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 핵우산 제거 등의 수준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반도 핵문제의 근원이자 해결의 관건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라고 보는 북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북 적대정책의 완전한 포기와 북핵 포기를 교환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북한은 미국의 양보 수준에 따라 자신의 핵 포기 수준을 결정하려 할 것이다.

4. 우리의 과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이제 곧 북미 양자 대화를 비롯한 각종 회담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의 핵심쟁점은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한 대북 적대정책 포기와 북의 핵 포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어야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지금은 내외 여건으로 볼 때, 한반도 비핵화, 주한미군 철수 등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일찍이 없었던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에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자주적 평화통일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2008년부터 평화협정 실현 운동을 전개해 온 우리는 대화 국면 전환에 발맞추어 한반도 비핵화와 그에 상응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폐기, 핵우산 제거를 포괄적으로 담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야 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기구를 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