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보석금지 규정을 실시하는 칠레 정부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3/10 마우리시오 사베드라
이번 달에 발효될 예정인 보석법상의 새로운 독소 조항들은 칠레의 집권 콘세르타시온 연정과 사회당 대통령 당선자인 리카르도 라고스의 우익적 지향을 드러내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동안 라고스는 ‘법질서 확립’이라는 미사여구에서 보수파 상대자인 호아킨 라빈에 필적하거나 그를 앞서려고 점점 노력하였다. 특히 12월의 1차 선거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면서부터는 더욱 그러했다.
보석의 권리를 엄격히 제한하는 입법상의 변화는 모든 정당과 사법부의 지지를 받았으며 칠레 언론에서 커다란 팡파레로 환영받았다. 이러한 변화는 퇴임하는 대통령인 에두아르도 프레이가 지난 1월 28일 공표한 것이지만 이번 달에 라고스가 권좌에 오른 후에야 발효된다.
형사절차법 변경안은 잠정적 자유라고 규정된 것, 즉 소송 과정 동안 조건적이고 일시적인 석방을 받을 수 있는 “모든 피구금인과 죄수의 권리”를 침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 법의 경우 미약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은 보석 없이도 자유를 보장받았고 중죄로 기소된 이들은 보석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상급법원의 개입이 요구되는 예외적인 소송을 제외한다면, 형사법정의 해당 판사가 피고의 방면 여부를 결정하였다.
보석이 기각되는 소송의 경우-“성공적인 수사를 위해 판사가 구금이나 투옥이 필수적이라고 결정하는 경우…또는 피고의 방면이 사회 전체나 피해자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 해당 판사의 기각 결정 이유가 근거가 충분하고 기록되어야 했다. 이러한
경우에도 피고는 판사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다.
개정된 법률은 판사로 하여금 모든 피고의 범죄기록을 검토하도록 의무화하는 동시에 보석 허용 사유를 즉각 항소법원에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서류는 보관되어 피고가 다시 형사법정에 출석하는 경우 사용될 것이다.
판사들은 죄의 경중 여부에 관계없이 범죄 전과가 있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보석을 허가할 수 없으며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되는 자, 경찰 수사를 방해한 자, 피해자에게 위협이 되는 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집단이나 갱”범죄로 기소된 피고들 또
한 보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지난 12월 기예르모 피케링 내무차관은 가벼운 형법과 판사의 느슨한 관행으로 인해 범죄율이 급증하여 이번 개정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정부간행물인 「엘 디아리오 푸블리코(El Diario Publico)」를 통해 “정부와 경찰이 개시한 범죄와의 전쟁에 비협조적인” 사법부를 비난하였다.
언론은 그의 공세를 열광적으로 보도하였고 법안은 긴급지위를 갖게 되어 아무런 수정 없이 의회를 통과하였다. 상원이나 하원에서 어느 누구도 정부안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이러한 특별 지위는 불필요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사실 유일한
반대는 몇몇 하원의원들부터 나왔는데 이들은 법안이 너무 미약하고 또 너무 늦게 나왔다고 말하면서 보다 강력한 처벌과 형량 강화, 경찰 순찰 확대 등을 요구하였다.
의회의 표결 결과는 콘세르타시온 연정 양당과 우익 야당 사이에 정부 정책과 거대기업으로 인한 빈곤과 실업의 증가가 낳은 사회악에 대해 젊은이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자는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한 추산에 따르면, 칠레의 청소년과 아동의 최소 30%가 경제적 이유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이수하지 못한다고 한다. 칠레 통계연구소가 작성한 한 보고서를 보면 15세에서 19세 사이의 28%, 20∼24세의 19%가 아무런 일자리도 없는 상태이다.
범죄 가운데 가장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은 절도죄이다. 소규모 절도로 구금되는 사람의 수는 39.4% 증가하였고 이에 반해 강도는 26.4%, 중절도는 24.7% 증가하였다. 지난해의 경우 이들 범죄의 1/4가 빈민거주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되었고 2/3에 약간 못미치는 수치가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연령층에서 저지른 것이었다.
판사들이 “느슨”하기는커녕 칠레의 과밀한 감옥에효과투옥되어 있는 죄수의 수는 인구당 비율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현재 2만 9천 명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두 배이다. 이들 가운데 60% 가량이 18∼26세이며 1/5만이 초등교육을 끝마친 사람들이다.
빈곤, 실업, 기본복지 부족 등이 낳은 사회적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은 희생자들을 비난하고 경찰의 위협을 강화하며 형량을 늘리는 것에 다름아니다. 이는 가난한 노동계급이 거주하는 지역들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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