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위기와 산산이 부서진 환상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4/17 편집부 논설
미국 금융시장이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월요일 개장되고 있다. 오늘 주식 거래 재개를
앞두고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광란에 가까운 노력이 지난 주말 무대 뒤편에서 진행되었음
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장이 다시 한번 회복할 지 아니면 급락을 계속할 것인지 예측하기
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기적 운동이 어떻든간에, 지난 10년간의 투기 열풍이 자연히 소진
해버렸고 지난 주의 증시 붕괴는 경제환경의 근본적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까지 발생한 손실(2조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미국 국민 1인당 평균 7천 달
러에 이른다) 규모는 인위적 부양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이다. 주가가 떨어짐에 따라 마진
콜(margin call, 증거금 추가납부 통지. 선물거래시 중개회사에 납부하는 일정 비율의 개시증
거금이 최종가격을 일일정산한 장부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고객에게 부족한 증거금을
보전하라고 통보하는 것을 지칭-옮긴이)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소유 주식 전부나 상당 비율
을 현금화할 수밖에 없었던 투자자들(대규모건 소규모건)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수도 없이
많다.
일요일자「뉴욕타임즈」는 모건 스탠리 딘 위터나 골드만 삭스 같은 대규모 주식거래 회
사들이, 기업공개(IPO)와 기타 주식 판매의 인수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주식 거품에
너무나도 긴밀히 얽혀있어 하이테크 주식의 붕괴가 그들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
도하였다. 헤지펀드와 다른 민간 투기 벤처들의 손실도 대단히 클 테지만 실제 붕괴나 파산
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나스닥 자체는 사상 최대로 일주일만에 25.3% 하락하였고 다우존스 평균지수 또한 1989년
이래 최악의 기록인 7.3% 떨어졌다. 금요일에는 모든 부문이 하락하여 다우 지수의 30개 주
식 전체, 나스닥 100개 기업 가운데 95개, 스탠다드&푸어의 500개 가운데 484개 종목이 하락
하였다.
3월 10일 하이테크 주식이 정점에 달한 이래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명목가치만도 2조 2
천억 달러 이상이 사라져버렸다. 최고의 하락폭은 고공비행하던 인터넷 관련 주식들에서 보
여졌다. 아마존닷컴(Amazon.com)은 주당 46.875달러로 하락했는데 이는 역사상 최고치인
56% 떨어진 것이었다.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은 64%, 이트레이드(E-trade)는 69%,
웹메소즈(WebMethods)는 79%,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는 89% 급락하였다. 덜 투
기적인 다른 컴퓨터 관련 주식들 또한 대규모 하락을 겪었다. AOL은 41%, 마이크로소프트
는 38%,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는 29%, IBM은 24% 하락하였다.
금융 체제의 불안 심화를 가리키는 수많은 경고 신호가 있다. 폐장을 앞두고 광적인 매도
로 변질된 금요일의 거래 대부분은 소규모 거래자들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이
었다. 이는 최악의 상황이 아직 끝난 게 결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해준다. 지난 몇 년간 증권
거래소로 떼지어 달려든 수백만의 소액 투자자와 일일거래자들이 소스라쳐 놀라 시장에서
빠져나가려 아우성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 전체를 볼 때 미국 역사상 최초로 (그리고 1987년의 증시 붕괴와는 달리) 국민 대다
수가 증시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1991년 이래 4백만 명이 증시에 진입하였다. 노
동대중 대다수에게 있어 적절한 은퇴후 소득의 보증인으로 401(k) 계획(「인터내셔널뉴스」
71호 “월스트리트는 노동자들의 연금을 어떻게 탈취하는가” 참조-옮긴이)이 기업 연금을 대
체하였다. 이들 기금의 대부분은 뮤추얼펀드를 통해 주식과 채권에 투자된다. 지난주의 금융
손실(이는 또한 앞으로 점점 확대될 조짐이다)은 따라서 거대한 사회적, 정치적 여파를 낳는
다.
투기와 기생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 압박을 둘러싸고 월스트리트의 전례
없는 투기 거품과 이의 붕괴 가능성에 관한 논의가 충만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이 미국 금융시장의 “분별없는 풍요”에 관해 경고한 것은 3년도 더된, 나스닥 지수
가 1300일 때였다. 이에 비교하여 지난 금요일의 폐장 지수는 3300이었고 3월 10일의 기록은
5000을 상회하였다. 현재 닷컴 주식들의 주가는 수익의 200배를 상회하는데 이는 스탠다드&
푸어스 500개사의 30배(이 또한 역사상 평균치인 13배에 비하면 투기 수준이다)와 비교된다.
이처럼 엄청난 주식 과대평가의 근본적 의미는 무엇인가?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오랜 기
간 동안 (노동대중의 생산활동을 통해 노동과정에서 벌어지는) 실질 가치의 창출 과정이 부
의 축적 과정으로부터 점차 분리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대한 명목상의 부는 기업공개
(IPO), 기업인수(buyout), 합병, 그외 더욱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미심쩍은 금융 조작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사회 전체의 부의 실질 증가를 나타내는 게 아니라 노동에 의해 생산
된 가치에 추가적인 주장을 하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가공의 자본은 전체 사회에 악성 종양처럼 자라난다. 이와 같은 명목상 부의 폭발
에 근거하여 미국내 부유한 자들과 나머지 국민 사이의 사회적 분할이 전례없는 수치에 도
달하였다. 지난 수십년(로날드 레이건의 80년대와 빌 클린턴의 90년대) 간의 부의 증대 가운
데 97%가 최상위 20%에 돌아간 반면 나머지 80%에게는 단 3%만이 주어졌다.
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컴퓨터 및 인터넷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의 개인적 부는
1100억 달러를 상회하는데 이는 교육 및 빈곤퇴치 프로그램에 할당된 연방예산 전체를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미국 주식회사(corporate America) 전체에 있어 최고경영자들은 평균적으
로 노동자가 1년에 버는 만큼을 하루만에 벌어들인다. 또한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는 연
봉, 보너스, 스톡옵션 등 전체를 통해 일인당 천 백만 달러를 상회하는 소득을 누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지속된 소비자 호황의 원동력은 대부분 최대 특권층의 지출에 의해
지탱된 것이었다. 이들은 고가의 사치품과 가내 피고용인 등에 전례없는 규모로 지출하였다.
다시 말해, 인적 자원을 비롯한 이 사회의 모든 자원이 소수 고소득층의 손아귀에 놓여져 있
는데 반해 전체 노동대중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정체해있는 것이다.
세계적 모순
거대한 규모의 가공의 자본은 무한정 유지될 수 없다. 어마어마한 파산이 불가피하며 이를
촉발시킬 수 있는 많은 요소가 존재한다.
오늘날 시장의 궤멸을 다루는 언론 주석가들이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1987년 증시
붕괴와의 유사성 가운데 하나는 주요 자본주의 블록(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87년의 붕괴는 통화 정책 및 환율을 둘러싼 레이건 행
정부와 서독 사이의 충돌을 배경으로 벌어졌다. 오늘날의 시장 소요는 클린턴 행정부와 독일
의 슈뢰더 정부 사이의 격렬한 논쟁(이는 미국이 슈뢰더가 추천한 IMF 총재 후보를 미국이
거부함으로써 촉발되었다)과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슈뢰더가 처음 뽑은 인물을 무력
화시켜버렸고 유럽의 추천인사가 IMF 총재가 되기 마련이라는 50년된 상식을 깨뜨렸다(세계
은행 총재는 보통 미국측 추천인이 맡는다).
유럽의 은행, 금융 관료들은 월스트리트의 투기 거품에 대한 우려나 미국의 금융 붕괴가
세계 경제 전반을 불황으로 급락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거리낌없이 표하고 있다. 이들은 또
한 미국의 무역수지 및 국제수지 적자가 증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이러한
적자는 엄청난 규모로 팽창하고 있는데, 이는 수출에 대한 지출을 위해 달러화가 유출되면서
월스트리트의 노다지에서 이윤을 좇는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다시 미국 경제로 되돌아오고
있는 정도만큼만 유지가능한 수준이다.
이러한 기금 유입(지난해만 해도 7천 2백억 달러에 이르렀다)에서 조그마한 붕괴라도 일어
날 경우 증시와 미국 경제 전반에 재앙적인 디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미 달러화
의 가치 붕괴를 촉발시킬 것이다.
현재의 위기는 주가 하락과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라는 악순환에 요구되는 모든 요소를 갖
고 있다. 주식가격의 붕괴로 해외 자본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를 시작할 경우, 엔화, 마르크
화, 프랑화 등으로 자본이 국적을 바꾸면서 달러화에 대한 거대한 하락 압력이 일어날 것이
다. 조금이라도 의미있는 달러화 가치의 하락은 자본의 도피를 가속화할 것이며, 이는 달러
가 지배하는 미국 주식투자의 실질 가치를 한층 감퇴시킬 것이다.
정치사회적 여파
아울러 증시 위기는 지배 엘리트 내의 격렬한 갈등(이는 좌절된 클린턴 탄핵 드라이브에서
부터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에 반영되어 있다)이라는
조건 아래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할과 내적 갈등으로 인해 지배 엘리트들은 대규모 경제/
금융 위기로 촉발될 충격에 무방비 상태이다. 실제로 이러한 내적 갈등과 특히 닷컴 억만장
자들에 대한 여타 자본 부문측의 분노가 현재의 주가 급락을 촉발시키는 데 한 역할을 하였
다는 증거는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다.
노동대중 또한 이러한 위기에 무방비 상태이다. 이들은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규율하기 위
해 지배구조의 일부가 되어버린 낡은 노동자조직들의 부패와 붕괴로 정치적으로 무장해제되
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정치적 의식의 견지에서 보자면 증시 동란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파급력을 갖는다.
다른 거대한 위기와 마찬가지로 현 위기는 허구와 오류를,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이윤 체
제가 낳은 사회적 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가로막는 데 이용된 시장의 신화를 발가벗길
것이다. 시장에 대한 환상의 붕괴는 민중들로 하여금 거짓말과 배신에 놀아났다는 자각과 새
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깨우침으로 인도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거대한 위기는 필연코 이윤 체제에 대한 대안을 대중의 관심사로 새롭게 부활
시킬 것이다. 가장 선진적이고 의식있는 노동대중과 젊은층에게 있어 이는 19세기와 20세기
전반부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재검토를 의미하며,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혁명적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운동의 기반으로 맑스주의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상들은 다시 한번 거대
한 적실성과 뜨거운 긴급성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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